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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식과 의식이 싫다.
나도 모르게 내가 누군가에게 꼭 많이 주목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왔나보다.
항상 내가 글을 쓰기 위해서 들어오면 조회수에 눈이 고정되었다.

홈페이지를 보아도, 카운터에 가장 먼저 주목했고...
이런 의식적인 내 모습이 싫다. 왜 이런것에 신경쓰고, 내 기분에 영향을 받아야 하는거야?

그럴필요가 없다. 전혀 생각하지 않아도 될 일이다.
어디까지나 최우선적으로 나를 위한 나만의 공간이고...
그 다음으로 나를 알고 싶어하는 소중한 분들에게 나를 보여주기 위한 진실된 공간이기 때문에...
그 역할만 충실히 하는 공간이면 된다.
굳이 카운터와 조회수에 연연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것을 홈페이지 만들고 3년 만에 알게되었구나...

무언가 깊은 깨우침이라서... 쉽게 말로 표현이 안된다.
여하튼 정말 값진 깨우침이다.

오늘은 아빠와 '황우석 박사'에 대한 논쟁을 벌였다.
주제는 대충 '난자 문제를 폭로한 PD수첩의 보도가 정당한가?', '황우석의 태도와 국민의 반응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가?', '국익이냐, 진실이냐' 등...

대화는 이리저리 튀어나갔다.

별의 별 추상적 수식이 떠돌았고, 고사성어와 관용어가 오갔다.

물론, 시작은 아빠의 단독 발언으로 시작했다.
엄마는 나를 또 말렸다. 괜히 서로 감정만 상할 수도 있다고...
나는 진지하게 대화를 열어갔다.

끝까지 대화 내용을 듣고, 그에 대한 반론과... 복선을 깔아서 스스로 논리적 모순을 지니게 하는 언변을 구사하려 애썼다. 왜냐면, 아빠같은 스타일의 대화방식은 스스로의 의견이 100% 정답이라는 스타일이기에, 남이 뭐라고 하는것은 의미가 없다고 단정짓는다. 따라서 스스로가 자신의 언변에 모순점이 있음을 알도록 유도하는 것이 내 논리성을 드러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어느정도 아구가 맞는 논리로 순차적으로 접근해야 상대가 이해하고 스스로의 반응방향에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나름대로 어렵다고 생각되는 방식의 대화다. 나도 상당히 생각을 많이 해야 긴 발언 사이 사이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아빠 말씀대로 ~~ 때문에, ~~이죠. 그렇다면 .... 은 ~~ 으로 본다면 어떻게 되는건가요? 모두가 그런건가요?"
"아빠가 말씀하셨다시피 ~~해요. 그러나 만약 ~~ 아니라, ....일 경우였다면 === 의 경우가 생길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데요."

등등...

여하튼 스스로의 발언에 초점을 맞추게 함으로서 내가 직접적으로 의견을 내는 것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아빠 의견에 모순을 인정하게끔 논리를 펼쳤다.

옛날 같으면, 중간에 아빠가 짜증나서 됐다고 했을 법한 대화내용들이 오갔는데...

의외로 오늘은 잘 풀려갔다.

후반에 가서는 나도 어느정도 내 의견을 충분히 말했다고 생각되어서 동조의 스타일로 나갔다.
어디까지나 나보다 어른이시니까 함부로 자존심을 건들일 수는 없는 일이었다. 물론, 다른 분들과의 대화라면... 보다 소신있는 대화를 준비했겠지만... 워낙 아빠는 단독 말씀이 길어서 내가 말하는 것은 대화의 10%도 안된다. 90% 듣는 것이 내 일인것이다.

그런데 최초로 아빠의 인용어가 들렸다.

아빠가 나에게 "그래 니 말대로..." 라는 말을 쓴것이다.

놀랐다. 이런 말은 생전 첨 들었다. 거의 남의 의견을 수용하지 않는 타입인데...
의외였다...

하여튼 이런식으로 마무리 지어지면서...

결론은... 황우석 교수의 엄청난 고도의 언론 플레이일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국제적으로 윤리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예방접종'을 국내에서 맞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PD수첩은 국익을 위한 총알받이일 수도 있다는 추측이었다.

물론 좀 어처구니가 없지만, 본질은 누구도 모르기에...

나도 이런 사고를 해보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최초 아빠와의 대화가 의미있었던 일이다. 거의 1시간정도 열띤 언쟁이었는데...

마지막엔 울집 개 이야기로 분위기를 밝게 전환시켜서 좋았다.

좀더 아빠가 듣는 역할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며....^^;

빨리 이틀이 지났으면 좋겠다. 기말 끝나고 하고 싶은 일이 넘 많다.
^^;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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