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516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한 때, 이런 짤이 웃프게 돌던 적이 있었다.

1340717619019_1.jpg

그리고 보니, 내 주변의 공대생들도 "힘들다."는 표현을 잘 쓰지 않는 거 같다.

이미 학부 1학년을 넘어서면서, 힘들다고 투정부려도 바뀌는 것도 더 쉬워지는 것도 없다는 걸 깨달은 탓인지...
주어진 상황에 적응하고,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데... 몰두한다.

공대생들이 어휘구사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그 보다는 결국 그런 징징대는 게 어디서도 위로 받지 못한다는 것이 더 진실에 가깝다.

같은 공대생끼리는... 별 위안이 못 되었던 거 같다.
걔도 힘들고 나도 힘들고...
밤새 함께 쓰디쓴 술 잔을 기울이며 전우애를 키워갈 뿐...
잘 풀리는 동료를 보곤 배아픔과 존경심이
안 풀리는 동료를 보곤 안도와 안타까움이
느껴지는 양가적 감정에 파묻힐 뿐...

간혹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근황과 감정을 표출해도,
상황에 대한 공감도 어렵고 그 감정이 인내라는 뚜껑 아래 얼마나 억눌려 있다가
더 이상 못 버틸만큼 커져서 삐질삐질 새어나오고 있는 것인 줄 알기 어렵다.

표현이 딸려서 힘들다는 얘길 잘 못하는 것이든
인내심이 강해서 힘들다는 얘길 잘 못하는 것이든
여튼 힘들다 감정의 호소가 공감 받지 못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참으로 고독하고 슬픈 일이다.

결국, 그런 일을 자주 겪을수록 감정 표현을 아끼게 된다.

말을 해도 들어주고 공감하는 사람이 있어야 말을 하는 거다.
들을 생각이 없는 이에겐 이해하려는 의지가 없는 이에겐
말하는 사람만 문제가 있는 사람이 된다.

지난 며칠 간...
여러 사람들과 얘길 나누며,
말이란 게, 한 마디 말이란 게...
큰 힘이 되기도 하고, 남아있던 힘마저 빼기고 한다는 걸 느꼈다.

단어 하나 하나에 담긴 마음이
그 힘을 넣기도 하고 빼기도 한다는 게
참으로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론 무섭기도 했다.

그러나 말을 예쁘게 하고, 아무리 공감을 잘 해도...
그 기저에 어떤 마음이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새삼 느낀다.

많이 지쳤나보다... 나약한 소리나 끄적거리고 있는 걸 보니...

나도 힘들다. 그래서 무언가에게 의지하고 벗어나고 싶은가보다...

그저께 운동관련 책을 읽으며, 열심히 PT 받던 시절을 떠올렸다.
힘들다고 느끼기 직전까지가 노동이고
힘들다고 느끼고 난 후부터 운동이라고

편안하면, 그 안에는 소비만 있을 뿐 생산은 없고
머무르면, 그 안에는 부패만 있을 뿐 창조는 없다.

몸도 마음도...
넘기 싫은 고통은 결국 나의 변화를 요구하고,
그 변화는 새로운 나를 향해 있다.

아프다. 힘들다. 그래서 안다.
지금 내가 커가고 있단 걸...

문득, 엊그제 정환이 형님의 뜬금포 같던 한 마디가 뒤늦게 이제와 이렇게 심금을 울리는구나...
형님께 한참 속상함을 털어놓았더니... 대뜸, 내가 커가고 있는 거라서 좋다는 얘기를 하셔서...
무슨 말씀이시지... 처음 들었을 땐, 무슨 말이지 싶었는데... 나보다 더 내 마음 깊은 속을 먼저 살펴보셨나 보다.
나라면, 결국 이렇게 느낄 거라 생각하셨나 보다... 공감... 그래, 마음의 울림. 이런 게 바로 진짜 공감인 거 같다.


♬ 내일이 찾아오면 - 오석준, 장필순, 박정운

푸른 바다 저 멀리서 나를 부르는 
파도처럼 밀려오는 너의 모습이 
메마른 나의 마음속에 살며시 다가오면 

잃어버린 시간속의 나의 꿈들이 
하나둘씩 기억 속에 되살아나고 
새로운 부푼 희망 속에 가슴은 설레이네

행복이란 멀게만 느껴지지만 
우리 마음속에 있는 걸 
언젠가는 너에게 말해줄 거야 
내일이 찾아오면

너의 고운 두 손 가득히 
나의 꿈을 담아 주고서
이대로의 너의 모습을 
사랑하고 있다고

저기 멀리 보일 것 같은 
우리만의 희망 찾아서
사랑스런 너의 꿈속에 
언제나 달려가리

내 가슴에 불어오는 모래바람에
이름 모를 물새들의 날개짓 소리
눈분신 여름 바닷가에 아침이 밝아오네

그림자만 남아 있는 모습들 위로
먼 하늘에 달빛 하나 걸려갈 때면
노을 진 바다 가운데 선 마음은 꿈을 꾸네

사랑이란 낯설게 느껴지지만 
마주보는 눈 속에 있어 
언젠가는 너에게 말해줄 거야 
내일이 찾아오면 

너의 고운 두 손 가득히 
나의 꿈을 담아 주고서
이대로의 너의 모습을 
사랑하고 있다고

저기 멀리 보일 것 같은 
우리만의 희망 찾아서
사랑스런 너의 꿈속에 
언제나 달려가리

?

  1. 낭만적인 삶

    많은 것들이 스쳐 가고 또 많은 것들이 다가오는 지금, 이 순간. 나는 설렘을 품고 내일을 향하고 있다. '희망'이라는 상투적인 표현이 새삼스럽게 가슴을 뛰게 한다. 대단한 무언가를 꿈꾸는 것이 아닐지라도, 작은 희망 사항 하나하나를 품고 하루를 맞이함이 ...
    Date2019.11.12 CategoryGrateful Views1149
    Read More
  2. 항상 이 공간을 그리워했다.

    오랜만에 홈페이지에 글을 써 내려 간다. 중고등학교 그리고 대학 시절에는 글도 자주 쓰고 가꾸기도 많이 했었던 홈페이지인데, 대학원을 진학한 이후로는 정말 뜨문뜨문 글을 쓰고 있다. 하지만 늘 마음속엔 와야지 써야지 하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매번 그때그때 생...
    Date2019.06.19 CategoryDecisive Views1363
    Read More
  3. 나는 행복하기를 택했다.

    한동안 마음이 마치 거친 파도 위에 놓인 통통배 마냥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지 몰라 이성도 감성도 혼비백산한 것만 같았다. 몸은 모든 움직임을 거부하는 거 같았고, 마음도 모든 감정을 거부하는 것만 같았다. 말 그대로 움직이기도 싫고,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다. ...
    Date2018.08.21 Views21584
    Read More
  4. 전성기

    불현듯 고3 때가 떠오른다. 그 시기엔 마치 수능이 세상의 가장 큰 산으로 느끼고, 그 고갤 성공적으로 넘고자 맹목적으로 달렸었다. 10년이란 시간이 흐르고 오늘의 나는 박사학위를 앞두고 또 한 고갤 넘고자 뛰고 있다. 2005년에 한참 들었던 김경호의 노래들을 다시 ...
    Date2017.10.22 Views4133
    Read More
  5. 힘들다. 그래, 힘들다.

    한 때, 이런 짤이 웃프게 돌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보니, 내 주변의 공대생들도 "힘들다."는 표현을 잘 쓰지 않는 거 같다. 이미 학부 1학년을 넘어서면서, 힘들다고 투정부려도 바뀌는 것도 더 쉬워지는 것도 없다는 걸 깨달은 탓인지... 주어진 상황에 적응하고, 문제...
    Date2017.09.08 Views5160
    Read More
  6. 잡생각이 많단 건, 욕심을 부리고 있다는 방증

    싱숭생숭... 그래, 긴장되겠지... 마음이 조급하겠지... 덩그러니 중압감에 쌓여있겠지... 호건아, 호건아, 호건아, 걱정보단 고민을! 미루기보단 선택을! 불안보다는 재미를! 향해 마음을 조금 더 내밀자! 요즘 맘이 영 평안하지 않지? 그럴 수 밖에... 당연한 거잖아. ...
    Date2017.09.02 Views6929
    Read More
  7. 지금에 충실하자

    호건아, 집중하자. 놓지 말고,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향해 조금 더 집중하렴. 뜨거웠던 과거도 설레는 미래도 지금의 내 감정을 지배하게 내버려둬선 안돼. 지금의 감정은 오롯이 현실과 그에 대한 인식으로부터 빚어내야해. Music is your life. 음악처럼 삶에 리듬을 ...
    Date2017.08.27 Views3291
    Read More
  8. 소화불량

    별 거 아닌 것들에 연연해하지 말자... 조금 더 자유로워지자... 떠오르는 마음은 느끼고, 왜 그렇게 느끼는지 살피고, 그것이 어리석은 것인지 판단하고, 바보같은 생각이라면 흘려 보내자. 가벼워지자.
    Date2017.06.21 Views3117
    Read More
  9. 호건아, 지금이 최적의 타이밍이야

    왜... 왜... 왜... 라는 물음을 하루에도 수없이 던지고... 그렇지... 그렇지... 그렇지... 이해하고 이해하고 이해하고... 사소한 것들에 흔들리는 마음을 알아차리고 그 흔들림을 관조하고 스스로의 어리석음을 돌아보고 집착을 내려놓고 변화하고자 애쓰는 나 자신을 ...
    Date2017.06.19 Views3557
    Read More
  10.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나는 제대로 본 적이 없지만, 요즘 <세바시: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다고 한다. 15분. 그렇다. 오늘의 화두는 "15분"이다. 아침에 선배로부터 생일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오늘은 6월 9일, 실제 내 생일은 6월 29일. 아직 20여 일 남았다. "...
    Date2017.06.09 Views3347
    Read More
  11. 다시 새롭게 달려가 보자

    호건아, 요즘... 정신이 없지? 머리가 조금 아프지만... 몇자 적어보려 해... 어떻게... 그 동안 숨 좀 돌렸니? 조용히 좀 지켜보았어... 급하게 바뀌어 버린 현실과 긴급하게 마주한 중압감과 책임감. 음... 벌써 5월... 올해도 참으로 많은 것들이 지나갔구나... 그 정...
    Date2017.05.14 Views5447
    Read More
  12.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는다

    책을 읽고 싶어진다. 차분한 다독임과 위안을 주는 따뜻한 한 구절 한 구절을 천천히 읽고 음미하며, 시간을 타고 싶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다만 책을 읽고 싶은 충동만 있고, 실행하지 않는 약하디 약한 의지가 있을 뿐이다. 호건아, 다시금 마...
    Date2017.05.02 Views1683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3 Next
/ 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