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986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본래 우리네 삶이 절대주의, 상대주의, 회의주의 중 어느 쪽으로 기울어져 흘러가는 것인가 보다.


그리고 대화란 본디 서로 생각이 다르고 원하는 결론이 불일치하기 때문에,

그것을 확인하고 들어보고 이해해보는 과정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우린 때때로 맹목적으로 결과만을 원할 때가 있다.


결과는... 어디까지나 결과일 뿐, 결과를 위한 수단의 정당화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과정 자체가 유의미할 때도 있는 것이고 때론, 결과보다 과정 자체에 그 목적이 있을 수도 있다.

삶의 목적이 어떤 성공이나 행복, 혹은 결과적인 죽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사는 것... 살아가는 것. 살 수 있는 만큼 사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있듯이...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나 니체의 허무주의 등을 떠올려보면,

본디 정형화된 무엇가를 확정짓는 것 자체가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은 곧 미쳐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 의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


여행가고 싶다.


---------------------------------------------------


서울에 눈이 온다. 2015년 보는 첫눈이다.


그리고 나는 묵직한 고민을 한다. 나의 연구는 어디를 향해 가야하는 건가.

어느정도 수준을 목표로 진행해야 하는 것인가. 궁극적인 목적과 목표는 무엇인가.

맹목적인 성과를 쫓는 길을 택하지 않기 위해서 나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가.


그리고 지난 ICMR에서 무엇을 배웠고, 올해 내가 진정 갖추고자 했던 덕목은 무엇이었는가.


조금 더 솔직하게 조금 더 차분하게 나를 돌아본다. 그리고 나의 내일을 조명한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은 어딜 향하고 있는지, 내가 살고자 하는 하루는 어떤 하루인지...

나는 다시금 나 자신을 추스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낀다.


더불어, 실로 나는 풀 한 포기 마냥 흔들리며 청춘이란 비바람을 마주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여전히 많은 것을 모르고, 여전히 많은 것이 어렵다. 여전히 흔들린다. 그러나 흔들림이 이젠 자연스럽다.

왜 흔들리는지, 흔들린다는 것이 나의 어떤 모습인지를 이해한다.

그래서 흔들림을 두려움 없이 작은 긴장감을 안고서 타고 있는 거 같다.


IMG_20151126_104219.554.jpg


워터 스키 - 피천득

워터 스키는 설령을 타는 스노우 스키보다 나은 점이 있다. 스노우 스키는 산 밑으로 내려가면 서게 된다. 워터 스키는 보트가 끄는 로프에 달려가기는 하지마는 그런 제한은 받지 않는다. 앞에서 달리는 모터 보우트는 전차를 끌고 달리는 그리스의 준마와도 같다.

내가 젊은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장고를 메고 '놀량'을 한번 불러보겠다. 왈츠를 밤새워 추어보겠다. 그러나 어떤 호강보다도 우선 여름 바다에서 워터 스키를 타보겠다.

젊었을 땐 여름이면 산으로 갔었다. 그때 나의 다만 하나의 사치는 금강산에 가는 것이었다. 외금강이 생리에 벅차서 늘 내금강 품안을 찾아갔다.

그리고 편한 대로 장안사 근방에 숙소를 정하였다. 매일 전나무 그늘에서 책을 읽다가 지루하면 표훈사를 지나 만폭동까지 올라갔다.

목이 마르면 엎드려 시내에 입을 대고 차디찬 물을 젖 빨듯이 빨아 마셨다. 구름들이 놀다가 가는 진주담 맑은 물을 들여다보며 마냥 앉아 있기도 했다.

근년에는 여름이면 바다로 가고 싶다. 내 자신 파도를 타기에는 이미 늦었으나, 바다에는 파도를 타는 젊은이가 있을 것 같다. 모터 보트가 속력을 내기 시작하면 로프 잡은 팔을 내뻗고 무릎을 약간 굽힌 채 가슴과 허리를 펴고 앞이 들린 스키로 파도를 달리는 스키어가 보고 싶다. 물보라, 물보라가 보고 싶다. 워터 스키를 못 보더라도 바다에 가고 싶다.

양복바지를 걷어올리고 젖은 조가비를 밟는 맛은, 정녕 갓나온 푸성귀를 씹는 감각일 것이다. 

TAG •
?

  1. 언제부턴가 학문은 과정이 아니라 결과가 되었다

    언제부턴가 인류에게 있어서 학문은 과정이 아니라 결과가 되었다 강의 하는 교수의 눈빛도, 강의 듣는 학도의 눈빛도, 모두 빛을 잃었다. 지식정보화 사회라는 거창한 시대적 패러다임이... 지식을 탐구하는 것을 재화화하게 되었고, 인간의 노동력을 넘어 인간의 지적 ...
    Date2015.12.01 Views3215
    Read More
  2. 말 뿐이 아닌 삶

    말 뿐이 아닌 삶 실천하자. 선물 - 피천득 꽃은 좋은 선물이다. 장미, 백합, 히아신스, 카네이션, 나는 많은 꽃 중에서 카네이션을 골랐다. 그가 좋아하는 분홍 카네이션 다섯 송이와 아스파라거스 두 가지를 사 가지고 거리로 나왔다. 그는 향기가 너무 짙은 꽃을 좋아...
    Date2015.11.30 Views3037
    Read More
  3. 연필과 샤프와 볼펜의 차이

    오늘 아침, 왜 사람을 대할 때 신중해야하는지에 대한 고찰을 하다가... 문든 든 생각, 우리가 연필과 샤프와 볼펜을 쓸 때 각각을 대하는 태도에 차이가 있음이 떠올랐다. 연필은 한 번 부러지면, 다시 깎아서 쓰기까지 시간과 노력이 따로 들어간다. 그래서 연필을 다...
    Date2015.11.27 Views3276
    Read More
  4. 지나치지 않게 그러면서 또 모자라진 않게

    본래 우리네 삶이 절대주의, 상대주의, 회의주의 중 어느 쪽으로 기울어져 흘러가는 것인가 보다. 그리고 대화란 본디 서로 생각이 다르고 원하는 결론이 불일치하기 때문에, 그것을 확인하고 들어보고 이해해보는 과정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우린 때때로 맹목적으로 ...
    Date2015.11.26 Views1986
    Read More
  5. 때론 말보단 행동이 더 솔직할 때가 있다

    좋은 데 좋을 수 없는 것. 싫은 데 싫을 수 없는 것. 그 사이에 사실 진솔함이 존재한다. 그건 어떤 화려한 수식어들로 포장해서 말로써 명확히 꼬집을 수 없고, 뭔가... 알듯 모를듯 어디서 오는지 모를 봄내음처럼 바람을 타고 전해지는 거다. 그게 어디서 어떻게 온 ...
    Date2015.11.21 Views1530
    Read More
  6. 작은 변화도 어렵다 그러나 작은 변화라서 해볼 만 하다

    작은 변화들을 여러차례 실패하고 또 실패하고, 끊임없이 시도하고 또 시도하고, 결국 차차 그 전보다는 더욱 오래도록 지속된다. 이렇게 나의 오래묵은 습관들이 새 것들로 탈바꿈한다. 이것은 새옷을 입는 것과는 사뭇 차원이 다른 얘기다. 추운 겨울날 아무리 더 따뜻...
    Date2015.11.20 Views2821
    Read More
  7. 고맙고 또 고맙다

    역시 말의 힘은 너무나 크고 강렬했다. 대화에 굳었던 모든 마음들이 녹아내렸다. 좋다. 감사하다. 오랜만에 마음이 가볍다. ------------------------------------------------------------------------------------------------------------------------ 아 갑자기 떡...
    Date2015.11.19 Views8069
    Read More
  8. 각자의 자리에서

    또 다시 바보처럼 혼자 착각하고 싶지 않아서... '혹시나' 대신 '아니겠지'로 마음을 돌려세우고 또 세운다. 너는 모른다. 내가 얼마나 조심하기 위해서 애쓰는지... 아니다. 이 모든 건 비겁한 변명이다. 구질구질한 핑계다. 분명 나의 직관은 내게 말했다. 당장 돌아서...
    Date2015.11.18 Views4115
    Read More
  9. 서호건이란?

    스물 아홉... 이제 한달 반 정도 남았다. 오늘 하루가 마지막이라면, 나는 무엇을 하겠는가? 진정 나는 하루를 살고 있는가? 아니 강박적인 이런 질문은 의미가 없다. 나는 지금 세상을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가? 어디를 향해 가야할지 보다 더 중요한 것은...
    Date2015.11.17 Views2733
    Read More
  10. 물 흐르듯 진심을 담아

    오늘 하루도 물 흐르듯 진심을 담아,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뜻한 바대로 나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여전히 너무 많은 목표를 세우고 있다. 단순화하고 집중하자. - 기상시간 5시 30분 - 하루 도시락 준비 - 오전 9시까지 TOEFL 공부 - 논문 리뷰 한 편 - 보...
    Date2015.11.16 Views1694
    Read More
  11. 이러면서 또 한 걸음 나아간다

    비가 온다. 마치 내 마음 위에 쌓인 먼지들을 씻어내리려는 듯... 어제 조용히 가만히 숨 죽여 쉬었다. 덕분에... 한결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다. 굳어버린 내 모습을 다들 주변에서 어색해 하고 다소 걱정 어린 시선으로 보기도 하고, 때때로 몇몇 이들에겐 불필요한 실...
    Date2015.11.13 Views4867
    Read More
  12. 오늘따라 글씨가 예쁘게 써지네

    오늘은 빼빼로데이... 어제 트레이너의 따뜻한 위로와 공감에 힘입어, 살짝 기운을 내어... 연구실 식구들에게 빼빼로를 돌렸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떠올리며, 빼빼로 포장지 뒷면에 몇 마디 손글씨로 편지를 적어서 각자의 책상에 놓았다. 그러고 나서 피천득 수필집 필...
    Date2015.11.11 Views25395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3 Next
/ 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