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아홉... 이제 한달 반 정도 남았다.
오늘 하루가 마지막이라면, 나는 무엇을 하겠는가? 진정 나는 하루를 살고 있는가?
아니 강박적인 이런 질문은 의미가 없다.
나는 지금 세상을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가?
어디를 향해 가야할지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어디에 있으며 무엇을 지니고 있는 지이다.
나를 살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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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라는 30대의 서호건의 모습은 어떠한가...
병산서원 앞을 흐르는 강물 같은 사람이고 싶다.
멈춤 없이 늘 흐르지만, 반드시 오름이 아니라 세상에 난 물길 따라 부드럽게 굽이쳐 흐르고 싶다.
성난 파도처럼 바위에 부딪혀 흩어졌다 다시 뭉치는 그런 거친 물결이 아니라,
잔잔하게 구부러지며 졸졸졸 듣기 좋은 소리와 함께 찬란하게 햇살을 반짝이는 물결이고 싶다.
오색 빛깔 단풍과 어울어져, 세상의 아름다움 속에 나 역시 하나의 배경이 되고 싶다.
맑고 청아하고 싶다. 청자보다 백자처럼 소박하지만 강직하고 싶다.
깨져도 아쉽지 않지만, 존재할 때 만큼은 멋스러움을 지니고 싶다.
깊게 호흡하자. 깊게 깊게... 차분히...
Two basic view
Dualism
- ppl have body and mind
- soul || mind(immaterial) controls body, body affect mind: very tight connection
- body generates inputs => soul senses or feels it
@ If there is a kind of soul, we should be able to define components that make up the soul.
When it comes to our body, we can say that our body consists of fresh, bone, water and so on.
These are located and mixed to be various kinds of organs which enable our body to work as it can live.
가든 파티 - 피천득
걸어가려니까, "여보 어디 가오?" 하고 순경이 검문을 한다. 그는 내 대답에 나를
한번 다시 훑어보고는 통과시켜 주었다. 나는 그날을 위하여 오래간만에 양복 바지를
다려 입었고 이발까지 하였었다. 그날 영국 대사관에서는 엘리자베스 여왕 생일 축하
가든 파티가 있었다. 윈저 왕실 문장이 금박으로 박혀 있는 청장을 일주일 전에 받고
나는 퍽 기뻐하였다. 집사람을 데리고 갈까도 하여보았다. 청장에는 '미스터 피 앤드
미세스 피'라고 쓰여 있었다. 나는 모파상의 소설 "목걸이"의 남편을 연상하였다.
"목걸이"의 남편인 문교부 하급 공무원은, 은행에 맡겨두었던 예금이 있었다. 나는
그런 예금은 없지만, 좀 무리를 하면 갑사 옷 한 벌쯤 못해 줄 바도 아니었다. 그러나
사교성이 없는 여자가 사교적인 여자들 사이에 놓여지면, 공연히 쭈뼛쭈뼛해질 것을
동정하여 나만 가기로 했다. 사실은 나도 그리 사교적은 아니다.
잘 가꾼 잔디가 영국풍 정원을 자랑하는 화창한 초여름 오후였다. 손님들을
영접하는 에밴스 대사와 그 부인에게 축하 인사를 하였다. 그리고 나니 나는 사교에
대하여 약간의 자신이 생기는 것 같았다. 브라스 밴드가 있는 성대한 파티였다. 내외
귀빈들이 많이 왔었다. 특히 부인들의 성장은 화려하고 황홀하였다. '저 여자는 누구
부인일까?' 하고 바라다볼 만큼 눈을 끄는 이도 있었다. 그의 남편이 내 옆에 있었다
하더라도, 바라보는 나를 보고 나무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엘리자베스 여왕 사진이 뜰에 모셔져 있었다. 그 앞에는 왕관형으로 된 큰 버스데이
케이크와 영국 기사가 갖는 긴 칼이 놓여 있었다.
연미복을 입고 왼손에 실크햇을 든 에밴스 대사가 칵테일을 들어 손님들과 같이
여왕께 축배를 드리고, 이어서 영국 국가가 연주되었다. 술잔을 손에 들고 서 있는
대사의 얼굴은 엄숙하였다.
영국 국가가 끝나자 곧 이어서 대사 부인은 긴 칼을 들었는데, 케이크를 베는 것은
앞에 사람들이 가리워서 보지 못하였으나, 나중에 그 케이크 한 조각을 먹는 영광을
가졌다.
손님들 중에는 아는 분들도 있었는데, 무엇이 겸연쩍은지 나는 한편 구석에 가서
섰었다. 처음에 대사와 인사할 때 가졌던 자신은 점점 없어지는 것이었다. 가슴을
펴고 배에다 힘을 주고 '나는 이 파티에 올 만한 사람이다'라는 자부심을 가져보려
하였다.
나는 영국과 같이 왕위에 계시되 친히 정치는 아니하는 임금은 국민이 모셔도
좋다고 생각한다. 영국에 왕이 계심으로써 여러 자치령들은 본국과 한 나라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위에 모실 분이 있어 국민들은 안정감을 갖게 되며, 또 영국의
유구한 전통이 계승된다는 행복감을 느끼리라고 믿는다. 지금과 같이 여왕인 경우에는
한편 더 화려한 감을 준다. 여왕은 우아와 자혜의 상징으로 아름다운 동화를 실현한
느낌을 준다. 영국 역사에 있어 문화가 가장 찬란하던 시대는 16세기 엘리자베스 여와
때와 19세기 빅토리아 여왕 때이다. 우리 역사를 보더라도 신라의 선덕여왕 때와
진덕여왕 때에 그러하였다. 이는 오로지 여왕들의 총명과 자혜스러운 은덕의 결과라고
믿는다.
이렇게 나는 영국의 전통을 숭상하고 여왕을 예찬할 뿐만 아니라 영국의 문학을
읽고 가르치느라고 반생을 보낸 사람이다. 이런 생각을 하며 나는 다시 어느 정도
자신을 회복하였다. 어제 만난 친구 앞으로 가서 악수도 하여 보고, 지금은 나를
대수롭게 여지기 않는 시집 잘 간 예전 제자에게 웃는 낯도 해보았다. 손님들 틈으로
돌아다니는 영국 아이의 노란 머리칼을 만져보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