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클럽에서 개인 트레이닝을 받아온 지 한 달이 넘어간다.
혼자서 3~4년 운동을 해왔지만, 그동안의 운동과는 차원이 다른 강도와 고립된 자세로
매 시간당 8만원짜리 교육을 받고 있다.
여기에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첫번째, 나는 양말 만원 어치를 제외하곤 몇 달째 새 옷을 사지 않았지만...
심신을 가꿔감에 있어서는 나의 시간과 자원을 과감히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외적인 깔끔함보다 더 중요한 것이 내면적 건강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지난 수 개월간 나의 내면적 상태는 그닥 좋지 않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이를 잘 가다듬지 않고 30대를 맞이하면, 상처를 꿰맬 겨를 없이 전장에 다시 뛰어드는 꼴이 될 것 같았다.
두번째, 아무리 비싼 돈을 주고 무엇을 배우든 보든 입든 먹든...
내가 그 자체에 얼마나 몰입하고 집중하고, 더 본질적으로 '얼마나 내가 자의적으로 능동적으로 그것을 원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트레이너가 내게 뜀뛰기 30회를 시켜도... 아무 생각 없이 뜀뛰기 30회를 하는 것과 30회 하는 내내 한 회 한 회 거울 속에 비치는 나의 자세의 흐트러짐을 살피고, 무너지는 리듬을 가다듬기 위해 호흡과 박자를 조절하고, 그냥 뛰어도 될 것을 더 강하게 더 높이 더 넓게 뛰려는 나의 의지가 있냐 없냐가... 동일한 뜀뛰기 30회의 효과를 전혀 다르게 만든다.
즉, 트레이너는 그냥 조언자다. 주인공은 '나'고, 운동하는 사람도 '나'여야 한다. 힘든 사람이 '나'여야지 나를 가르치는 트레이너가 힘들어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트레이너가 힘들어한다는 것은 내가 내 몫을 충분히 성실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트레이너가 없다는 마음으로 나는 오롯이 나의 두 다리와 두 팔로 들어올리고 버텨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그 땀방울이 내 것이 된다.
비단 운동 뿐만이 아니다, 다양한 활동... 연구... 등에 있어서도 내가 주도적으로 목적과 목표를 확고히 다잡고 주인의식으로써 임해야만 뜻깊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결과가 성공적이든 성공적이지 않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삶의 진정성이 낳을 것은 뼛 속 깊이 새겨질 참 경험이고 이는 곧 삶의 자양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