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은우 교수님 "글로벌 과학 기술인을 위한 통계 및 데이터 분석 입문" 강의가 시작되었다.
학부 때, "공업경제학"이라는 과목으로 김계완 교수님께 들었던 통계학적 모델들도 유익했었지만,
이번 남은우 교수님께서 강조하는 포인트들은 관점이었다. 데이터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따라,
결과가 나타내는 의미가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음을 직관적으로 보여주셨다.
통계학과 삶의 연결 고리를 놓고 얘기를 풀어가면, 이것 또한 재미있을 것 같았다.
특히, 평균값을 가지고 현상을 대표하는 것들이 자본주의 사회를 호도하는데 일조했을 수 있다는 생각은...
참으로 놀랍고도 신선했다.
실제로 GDP, GNP 성장이 얼마가 되든, 서민들의 경제 상황에 개선이 없을 수 있음을 수치적으로 확인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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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과 기쁨의 공존을 표현할 단어가 일전에 은휼씨의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누군가의 입에서 튀어나왔던 것을 어제 하루 종일 고민했었지만, 결국 기억해내지 못 했다가 오컬에서 은휼씨를 마주쳐서 배웠다. "양가적" 이 어휘를 어찌나 떠올리고 싶었었는지... 여튼 다시 알게 되어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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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종달새
수필
수필은 청자 연적이다. 수필은 난이요, 학이요, 청초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 수필은 그 여인이 걸어가는 숲속으로 난 평탄하고 고요한 길이다. 수필은 가로수 늘어진 페이브먼트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길은 깨끗하고 사람이 적게 다니는 주택가에 있다. 수필은 청춘의 글은 아니요, 서른여섯 살 중년 고개를 넘어선 사람의 글이며, 정열이나 심오한 지성을 내포한 문학이 아니요, 그저 수필가가 쓴 단순한 글이다. 수필은 흥미는 주지마는 읽는 사람을 흥분시키지는 아니한다. 수필은 마음의 산책이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취와 여운이 숨어 있는 것이다. 수필의 색깔은 황홀 찬란하거나 진하지 아니하며, 검거나 희지 않고 퇴락하여 추하지 않고, 언제나 온아우미하다. 수필의 빛은 비둘기빛이거나 진주빛이다. 수필이 비단이라면 번쩍거리지 않는 바탕에 약간의 무늬가 있는 것이다. 그 무늬는 읽는 사람의 얼굴에 미소를 띠게 한다. 수필은 한가하면서도 나태하지 아니하고, 속박을 벗어나고서도 산만하지 않으며, 찬란하지 않고 우아하며 날카롭지 않으나 산뜻한 문학이다. 수필의 재료는 생활 경험, 자연 관찰, 또는 사회 현상에 대한 새로운 발견, 무엇이나 다 좋을 것이다. 그 제재가 무엇이든지간에 쓰는 이의 독특한 개성과 그때의 무드에 따라 '누에의 입에서 나오는 액이 고치를 만들듯이' 수필은 써지는 것이다. 수필은 플롯이나 클라이맥스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가고 싶은 대로 가는 것이 수필의 행로이다. 그러나, 차를 마시는 거와 같은 이 문학은 그 방향을 갖지 아니할 때에는 수돗물같이 무미한 것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수필은 독백이다. 소설가나 극작가는 때로 여러 가지 성격을 가져보아야 된다. 셰익스피어는 햄릿도 되고 폴로니아스 노릇도 한다. 그러나 수필가 램은 언제나 찰스 램이면 되는 것이다. 수필은 그 쓰는 사람을 가장 솔직히 나타내는 문학 형식이다. 그러므로 수필은 독자에게 친밀감을 주며, 친구에게서 받은 편지와도 같은 것이다. 덕수궁 박물관에 청자 연적이 하나 있었다. 내가 본 그 연적은 연꽃 모양을 한 것으로, 똑같이 생긴 꽃잎들이 정연히 달려 있었는데, 다만 그중에 꽃잎 하나만이 약간 옆으로 꼬부라졌었다. 이 균형 속에 있는 눈에 거슬리지 않은 파격이 수필인가 한다. 한 조각 연꽃잎을 꼬부라지게 하기에는 마음의 여유를 필요로 한다. 이 마음의 여유가 없어 수필을 못 쓰는 것은 슬픈 일이다. 때로는 억지로 마음의 여유를 가지려 하다가는 그런 여유를 갖는 것이 죄스러운 것 같기도 하여 나의 마지막 십분지 일까지도 숫제 초조와 번잡에 다 주어버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