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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3년 6월 16일 첫 댓글로 달아놓은 "설기문마음연구소"의 글을 읽고서
내가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이다.
요 며칠 전 우연히 페이스북을 정리하다가, 내가 썼었던 이 글을 보며...
그래도 내가 지금은 그때보단 덜 나의 삶을 남과 비교하며 사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글을 읽고 얻은 작은 자각이었지만, 그런 마음을 품고 사는 동안...
시나브로 나는 그 마음을 한 그루 나무처럼 내 마음 속에 키워온 거 같다.
아직도 남과의 비교와 세상의 기대로부터 온전히 자유롭진 않지만...
어쩌면 점점 더 자유로운 내가 되어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

나는 가끔 그럴 때가 있다.
모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한없이 여유있는 어느 하루...
침대 위에 드러누워 과자부스러기를 옆에 두고 시원한 맥주캔을 까며 온종일 영화를 본다.
어느덧 한나절이 지나 어스름 저녁이 되고, 이렇게 Facebook을 보고 있노라면...
주말 간에 산이며 바다로 신나게 여행 다녀온 친구들,
여자친구와 오붓하게 데이트를 하고 있는 친구들,
주말도 쉼없이 공부나 일에 전념하고 있는 친구들.
그들의 소식을 그렇게 접하고 나면, 모처럼 생긴 여유인데,
'나도 좀 밖으로 나가볼 걸 그랬나...'
'나도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더 재미있는 하루였으려나...'
'나도 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데, 연락해서 만날걸 그랬나...'
'나도 한 글자라도 더 배우고 익힐 걸 그랬나...'
그렇게 왠지 모를 나의 오늘 하루에 대한...
아쉬움. 반성. 후회. 같은 감정들이 휘몰아친다.
그런데... 다시금 생각해보면,
나는 그 순간 나의 일상을 기준으로 놓고 나의 휴일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내 지인들의 휴일을 보고 그것과 나의 휴일을 비교하고 있음을 자각한다.
나의 하루가 다른 이들의 하루처럼 채워져야할 이유가 없음에도
나는 나의 하루를 남의 하루와 비교하고
나의 삶의 질을 남의 삶의 질과 저울질 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온종일 그렇게 맘 편히 영화감상에 빠져 허우적대는 게...
내가 시간과 여유가 충분할 때, 내가 가장 잘 즐기는 나만의 유희임에도...
나는 그 유희의 가치를 나 스스로 평가절하 하고 있는 것이다.
각자가 각자의 삶에 충실하는 것이...
스스로의 삶의 만족과 의미를 찾아가는 길임을 다시금 떠올리며,
삶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반드시 누가보더라도 생산적인 활동을 해야 함은 아님을 스스로에게 되뇌인다.
영화보며 빈둥거리는 시간이
나에게 있어서 매우 의미있고 소중한 나만의 마음채우기의 일환이니까~!

========================================================================================


아들아, 딸아,
너무 열심히 노력하지 말기를 부탁한다.
지나치게 몰입하고
지나치게 열심히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생기는 스트레스가 커지고
나의 노력만큼의 결실이 보이지 않을 때
좌절하거나 슬퍼지거나 집착하게 되더라.

얼마 전 심리상담을 받으러 왔던 
아름다운 그녀가 생각이 난다.
이쁘고 똑똑하고 싹싹하여 부모의 자랑이던 그 딸이
며칠 전에 자살시도를 해서 부모가 놀래고 놀래서
상담을 받도록 설득하여 만나게 되었어.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뜻이 있어 로스쿨을 들어간 착한 딸이었다는데
비전공자의 공부가 쉽지도 않았으며
비전공자인 로스쿨 출신 친구들이 
줄줄이 사법고시에 낙방하는 것과
학교 내에서도 시험을 볼 때 마다 
적정 인원을 탈락시키는 제도를 보며
장차 자신에게도 일어날 불안스러운 미래가
마음에 커다란 짐이 되었나 봐.
최근에 어떤 시험을 보았는데 결과가 처참했다고 한다.
그녀는 말없이 홀로 방에 며칠 갇혀 있다가
스스로 목숨을 끓을 시도를 하다가 
운 좋게 목숨을 건졌는데 
놀랜 부모님의 얼굴이 말이 아니더라.

그녀는 삶에서의 실패가 별로 없었다고 한다.
늘 우수한 성적이었고
늘 주변 사람들의 커다란 관심을 받았으며
자신감 넘치는 삶을 누리다가
뜻이 있어 시작한 공부가 녹록치 않음에 대해
생각보다 너무 큰 좌절을 했나보다.

실패를 하고 좌절을 하는 것도 커다란 공부지만
무엇보다 삶이란 것이 늘 내뜻대로 되는 것이 아님을
수시로 경험하며 때로는 넘어지고 일어나는 반복을 통해
성숙하고 견고해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단다.

실패란 녀석이 가르쳐 주는 것은 
아주 아주 내게 커다란 도움이 되는 것들이지.
돈 주고 배울 수 없는 것이며
삶이라는 학교에서의 필수과목이기도 하지.
실패란 잠시 실패처럼 보일 뿐이지만
내게 좋은 친구와 스승이 되어주는 기능도 한단다.

열심히 노력하되 집착하지 말기를 바란다.
열심히 노력하되 즐거운 마음 잃지 않기를 바란다.
열심히 노력하되 주변을 의식하여 마음 뺏기지 않기를 바란다.
열심히 한다는 것이
너에게 즐거운 몰입이 되길 바란다.
때로는 모든 것 내려 놓고 멍~ 하니 쉬어가는 일도
소중한 충전의 시간이 된단다.

삶에서의 정답은 언제나 하나가 아니라
수백, 수천의 정답으로 다가오며
그 중에서 내 마음이 유쾌하고 즐거운 쪽을 
선택하는 여유를 누리기 바란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은
먼저 그렇게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그로부터 편안해지는 것이란다.
오늘 하루처럼 나날이 행복한 생각,
나날이 축복된 존재로서의 자신을 찾아가며
의미있는 나날 만들어 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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