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서호건
봄햇살 아래
수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오로지 나만 졸졸 따라오던 너
처음엔 아예 있는 줄도 몰랐던 난
점점
네게 익숙해져가고
내가 걸을 땐
너도 걷고
내가 멈출 땐
너도 멈춰섰지
나를 닮은 또 하나의 나
하지만 널 보기 위해
이제서야 뒤돌아섰는데
그순간 너 역시 뒤돌아서버린 걸
마주칠 수 없는 네 눈빛
기다리다... 기다리다...
저녁은 다가오고 해가 지고
어느새 내 곁에서 사라져버린
또 하나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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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그리고...
정말 잊고 싶은데... 잊을 수 없는 내마음은 어떻하니...
내 앞을 지나가는 그림자만 봐도 네 모습이 떠오르는걸...
절교하자는 말...
네겐 한마디였겠지만...
내겐 수백번 되새겨지는 말인걸...
지워지지 않는 네 미소와
너를 향한 애뜻한 사랑...
이런 날 어쩌란 말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