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 홀로 앉아
서호건
쓰라린 손등아래
구르는 펜글씨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고
아무것도 사랑하고 싶지 않고
고독에 갇히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한없는 정(情)이여
차라리 외로워지고 싶어라
차라리 홀로이고 싶어라
다가오는 바람에 가슴을 펼치고
가벼웁게 날아오르고 싶어라
무거운 정(情)을
끊어버리고
털어버리고
버려버리고
그렇지만 그렇지만...
나는
어찌 할 수 없는...
노스텔지어의 손수건이나 보다
=========================
2006년 3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