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야, 안녕? 아빠야...
우리 아리가 이 글을 읽을 때 쯤이면,
과연 몇살이려나? 스물 서넛?
그럼 아빠는??? 쉰 서넛...?
그래, 아마 그 정도는 되었을 거 같다...
과연 우리 각자는 그때쯤 무얼하고 있을까?
하하하~ 생각만해도 절로 웃음이 나오는걸...
아리야, 궁금하지^^?
아빠가 여기에 무슨 얘길 써 놓았을지...
음... 우리 아리가 대학을 졸업하고 아빠 엄마 곁에서 떨어져 홀로 서기를 하려할 때, 아마 그땐 세상이 지금과는 참 많이 바뀌어 있겠지? 그러고 아빠도 나이가 든 만큼, 너희 또래의 생각들을 쉽게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겠고 말야? 그러다보면, 왠지 아빠가 네가 그 무렵에 가질 법한 고민들과 생각들을 듣고 그걸 있는 그대로 이해해주기보다, 오히려 네게 가르침을 주고 싶은 마음이 앞설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단다. 아빠는 결코 그게 옳다고 생각지 않아~
아빤 네가 네 나이 때, 네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깊이로ㅡ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을 온전히 느끼고 배우는 게ㅡ
그게 진짜 배움이고, 그게 진짜 네 것이지...
남의 이야기, 이미 한참을 앞서간 사람들의 이야기, 하물며 널 사랑하고 있을 아빠의 가르침까지도..
그러한 내용들이 진정 네게 공감을 일으켜 네가 진짜 바라는 삶을 스스로 향해가도록 해주진 못할 거란 생각이 들었단다... 사실 요즘 아빠가 느끼는 것도 그런 거거든...
아마 그러면 그럴수록 아무도 네 생각을 이해해주지 않는 것 같아, 우리 아리가 지금의 아빠처럼 혼란스러움과 외로움을 느낄 것 같아. 그러다보면 네가 진정 바라는 대로 그 무한한 창의성으로 꿈꿔온 대로 네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 십상이거든. 그 때문에 하나 둘 현실과 타협하게 되고, 그럼 점차 삶의 때가 묻어 자기 자신을 잃어가게 된단다... 아빠는 네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단다. 물론 지금의 아빠도 그러지 않으려고 항상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고... 우리 아리 역시 그렇게 항상 네 주관을 뚜렷히 세워서, 네가 바라는 대로 삶을 하나 하나 잘 일궈갔으면 좋겠다.
그럴려면 아빠가 우리 아리의 입장에서 항상 생각을 함께 나눠줄 수 있어야 할텐데... 그게 가장 좋은 건데...
음... 아빠 예상에는 그 무렵 아빠는 한참 아빠의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 부지런히 뛰어다니고 있을 거 같거든~? 그러다보면 미안하게도, 우리 아리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지도 역시 그리고 그 생각들에 대해 아빠의 생각을 제대로 들려주지도 못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 물론 아빠는 그러지 않으려고, 우리 아리와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노력하겠지만 말야... 그래서 그냥 말로만 그러는게 아니라, 진심으로 그러려고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를 하겠다고 마음 먹었단다.
아빠가 딱 네 나이 때, 그러니까 네가 이 글을 읽을만한 나이인 지금의 스물 셋일 때ㅡ
이 때부터 아빠가 세상을 살며 보고 느끼고 배우는 것들을 틈틈이 허심탄회하게 담아가 보려해...
우리 아리를 생각하며 그 삶의 행보 하나 하나를 더 소중히 여기고 더 깊이 음미하며 더 진지하게 바라보려해...
아빠 생각엔 그게 아빠로써 우리에게 가장 솔직하고 가장 부담없는 대화가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
그런데 아리야,
이 다음부터 쓰여진 아빠의 편지들를 잃기 전에 꼭 약속해줬으면 하는 게 하나 있어...
음... 아마 항상 네게 말했었겠지만,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ㅡ
네 생각과
네 선택과
네 행동이라는 것...!
아무리 아빠가 해준 말이라도, 그걸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건ㅡ
그건 아빠가 진짜 바라는 게 아니란다.
네가 아빠의 그런 생각들에 대해 스스로 옳고 그름을 분별함으로써,
네 시대에ㅡ 네 삶에ㅡ 네 입장에 걸맞게 재해석해서
네것으로써 네 삶을 보다 더 자유롭게 가다듬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쓰는 거란 걸...
항상 잊지 않길 바라며...!
그럼, 우리 사랑스런 딸 아리에게 쓰는
아빠의 첫 번째 편지ㅡ 여기까지...!!!
오늘 하루도 해맑게 웃는 하루가 되었기를 바라며 ^^;
세상 그 무엇보다 우리 아리를 사랑하는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