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15일... 비가 보슬보슬 내렸다.
내 손엔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라는 공지영씨의 소설책이 쥐어져있었다.
문득 기숙사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몸이 이끄는대로, 아니 마음이 이끄는 대로 나는 왕십리에 있는 커피숍에 들어가... 2층에 창가쪽에 앉아서, 카라멜 아메리카노를 시키면서 종업원에게 볼펜 하나만 빌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책의 겉 표지를 벗겨내고, 하얀 표지 뒤에 펜을 긁적이기 시작했다.
종이도 없었고, 펜도 없었는데... 다 준비되었다.
이제 생각들을 쭈우룩 쓰기만 하면 된다.
근데, 손이 아파서... 글씨를 제대로 쓸 수가 없었다ㅠㅠ
그래도 생각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적어 내려갔다.
비가 내린다. 올 한해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훌쩍지나가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너무도 많은 일들을 겪었다.
아마도 내 대학생활의 시작은 여우사냥이었던 거 같다.
여자를 찾으려 애를 썼다. 1학기엔 클럽도 자주 다녔었다. 은밀한 생활은 즐길만 한 것 같기도 했다.
1학기 때 적었던 나의 일기들과
순간 순간 남긴 메모들을 보며...
나는 뜨끔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샬라 안에서만 해도 참 많은 아니... 여러 여자라고 해야 옳겠지...
그녀들을 내 여자로 만들려고 별의 별 생각을 하고 살지 않았던가...?
그와 중에도 Bartender를 좋아하고...
사랑하기도 했을까?
과연 난 올 한해동안 누군가를 사랑하긴 했었던 걸까? 난 아직까지...
내 생에 아직 사랑은 해보지 못한거 같다. 안한게 아니라 못한거다.
좋아하기만 했지 말야...
이젠 여자를 볼 때는 여유있게, 당당하게 다가서자.
내 삶엔 내 삶을 나쁘게 만드는 여자는 필요없다.
마찬가지다.
누군가가 내 여자가 되더라도 그녈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도대체... 왜 지금까지 이런 가슴 아픈 사랑을 해왔는지 그 이유는 나도 모른다만,
중요한건... 난 아직 여자를 모르고, 아직도 난 사랑이 뭔지 모른다. 다만 나에겐 Relax가 필요할 뿐이다.
앞으로의 사랑은,
1. 진짜 순수하게 사람을 사랑하고, 본능에 충실하자.
->흩어져버리는 내 삶의 파편들은 이성의 지배에 의한 화폐화요, 피폐함일 뿐이니... 내 삶을 풍요롭고 비옥하게 하려면 웃으며 내 본능적 감정에 충실해져야한다.
2. 나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
-> 나를 지켜줄 수 있는 여자여야 한다. 그런 사람을 찾으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최소한 내가 누군가를 사랑할 것 같아진다면, 그 사람은 나를 존중하고 아끼고 사랑해 줄 수 있는 사람이면서도, 서로의 삶에 해가 되지 않도록 나를 절제시킬 수 있을 만큼 지헤로워야한다. 그럴 수 있는 당돌하면서도 똑부러진 여자가 나에겐 어울릴 듯 싶다. 난 너무 거만하니까~ㅋㅋㅋ
음... 혼자 생각하는 능력... 사색의 능력이 줄었다. 생각이 안난다. 웃긴다. 혼자서는 힘이 안 생긴다니...
일단 앞으로 하고 싶은거부터 적어보자!!! 지금 나한텐 여자는 중요한게 아니야... 훨씬 재밌는게 얼마나 많은데...^^;
20대 여자 때문에 허비하기엔 너무도 아까운 시간이다. 나를 가꾸는게 지금은 더 중요하다~ 욕심이 많으니까~
좋은 사람이 좋은 사람을 찾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그럼 나는 내가 만나고 싶은 좋은 사람만큼 좋은 사람이 되어야지~
*후회 없는 20살을 위해 남과는 다른 나만이 하고 싶은 일들...
&여행
-> 학과 친구들과 정동진 일출보러가기
-> 이선영 쌤과 후배들과 함께 여행하기
-> 맛집 => 매주 1곳 씩 맛있는 음식점 찾아다니기~ (메뉴, 간격, 품질, 위치 Check! 후기 쓰기)
-> 명소 => 매주 1곳 씩 수도권에 있는 명소찾아가기~ (6~7군데 선정~!)
&희망사항
-> 데이트를 하자~
-> 12/31... 추억만들기...
&연기, 언변력, 작문능력 Up!
-> Miracle Conte 준비
-> 매주 Presentation 이나 Discussion준비...
-> 매주 1회 스피치나 Essay 연습 (소설이나 시나리오를 써보는 것도 좋을 듯, 공모전 알아볼 것!)
&고생
-> 봉사활동
-> 과외섭외
-> 길거리에서 돈 벌어보기
&준비
-> 군대 문제 조사 (대학원 진학 Course Check!)
-> 전공 커리큘럼 체크 => 진로 결정 & 수강할 교수 선별
-> 교수가 되기 위한 코스 파악하기 (김재정 교수를 비롯한 여타 교수님들께 문의)
&내 꿈을 위한 배움
-> English => TOEFL공부
-> Computer => Word, 한글, Excel, Powerpoint, Photoshop, C++ 공부 (워드 1급 자격증 취득, 기타 인증자격증 조사)
-> 신문읽기
-> 로봇과 해부학적 손의 동작 원리 이해
&나를 위한 배움
-> Diary 쓰기, 요리배우기, 기타 연습하기, 마술 연습하기, 데생 연습하기, 노래 연습하기, 수영 배우기
-> 피부에 대한 지식 스크랩하기
-> 독서 (한주에 2권씩 방학동안 읽을 14권 도서 선정)
음~
하고 싶은게 오지게도 많네 ㅋㅋㅋㅋ
잘 생각해서 잘 해내보자!!!
P.S. 책을 선물할 때 겉표지가 있으면 거기에 편지를 써서 주는 것도 좋을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