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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말씀이 옳았다.

올라서지 않았다면, 내려올것 것도 없다.


내가 어떠한 성공을 했을 때도 아버진 칭찬과 격려를 해주시지 않으셨다.

물론 그 성공이라는 것들이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우습다. 예를 들면, 시험 합격, 반장 선출, 대회 수상 등이었으니 말이다.

실로 성공이라는 말을 붙이기가 무색한 것들이다. 

그러한 과정이 결코 무의미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 결과들을 스스로 성공이라 느끼며

나란 사람을 그 결과들로 한 겹 한 겹 포장하며 살아왔다는 사실이 부끄럽다는 것이다.

그게 대체 다 무어란 말인가?


누군가 내게 그래서 서호건이란 사람은 대체 누구냐고 묻는다면,

일일이 그러한 성과들을 들먹이며 나란 사람을 설명할 것인가? 그게 진짜 나란 말인가?


우리가 바라보는 사람이란 존재는 그런 것인가?

가전제품 고르며 제품의 상표, 디자인, 성능, 효율, 경제성 등을 따지듯ㅡ

사람을 바라보며 집안, 외모, 학벌, 성적, 연봉 등을 따져야 합리적인 시각을 지닌 것인가?


아버지는 이러한 시각 자체가 얼마나 어리석은지 내게 몸소 가르쳐주시고자 하셨던 것이다.

허나 어린 내 마음에서는 아버지의 그런 무심한 반응을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내가 마음 상해 아버지께 그 서운함을 토로할 때면, 한결같이 이렇게 되물으셨다.  

"네가 잘할 때 잘한다 박수치고, 네가 못하면 야단치는 게... 그게 사람을 키우는 것이냐?"

그런 말씀이 내겐 더 더욱 야속하게만 느껴졌었다.


"사람 일이라는 게, 항상 잘 풀릴 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살다보면 뜻대로 안될 때도 있고, 실패도 한다. 성공만 겪어온 사람일수록 단 한번의 실패만으로도 큰 상처와 좌절감을 느낀다. 네가 지금 느끼는 그 갖잖은 우월감. 남들보다 조금 더 잘하고 있다는 오만함. 인생을 조금만 더 살아보면 그 도취감이 아무것도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오히려 네 삶에 독이 됨을 깨닫게 될 거다."


그 큰 마음을 가르치고자 아들이 자랑스레 내민 상장을 보시고도  "축하한다. 잘했다."는 그 말 한 마디를 아끼고 또 아끼셨다. 내가 그런 아버지 앞에서 서럽게 눈물 흘릴 때, 아버지께선 오죽 내가 안쓰럽고 또 안타까우셨을까...


어떤 이들은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라고들 한다. 함께하면 기쁨은 배가 되고, 슬픔은 반이 된다고...

내 생각에 겉보기엔 그렇게 보일 순 있어도,

실제로 내 기쁨은 누군가에겐 슬픔이고, 나의 슬픔은 또 누군가에게 기쁨이더라.


내가 한양대를 합격하며 축배를 들 때, 세상 어디선간 누군가는 한 명의 차이로 한양대에 떨어져 고배를 마시고 있었으리라... 그렇게 내가 누군가를 앞질러 나가면, 누군가는 내 뒤로 밀린다. 그게 세상 살이란다.

기쁜가? 진정 기쁜가? 남을 짖밟고 올라선 것이?

그들이 잠잘 때 밤잠 설치며 공부를 해서 조금 더 문제를 잘 푼 것이 그리 대단한 것인가?


평생 나 스스로의 모습에서 만족과 행복이 아닌,

남을 압도한 것에서 행복과 쾌감을 느끼며 살텐가?

한 공동체에 살고 있는 남이 내가 포듬어 안고 가야할 동반자가 아니라,

어쨋든 밟고 올라서야할 경쟁의 대상으로만 보이는가?

나보다 앞서가던 이들이 때때로 부진하고 슬럼프에 빠지면 그렇게 달콤하고 통쾌한가?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보다, 어서 빨리 무너졌으면하는 바람이 앞서는가?

그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동안, 내 뒤로 모두가 날 그렇게 바라보고 있다면...

우린 대체 사회를 왜 구성하고 무엇을 위해서 함께 사는 것인가?

지금 우린 더불어 사는 사회가 아니라 짓밟고 일어서는 사회를 살고 있다.


서호건! 벌써 잊었는가? 중학교 1학년 입학 후, 첫 중간고사에서 반 1등이라는 말을 들었던 그날을...

그 말을 듣고 곧 바로 담임선생님이신 유유진 선생님을 찾아가 이건 내가 받아야할 성적이 아니라며,

내게 밀려 반 2등이된 그 친구에게 너무나 미안하다며... 1등이고 싶지 않다며... 서럽게 눈물 흘렸던 그날을...

그날 유유진 선생님이 써주신 편지를 벌써 잊었는가?

이젠 내가 1등이 아닌 게 서럽고 억울해 눈물이 흐르는가?


언제부턴가 나는 항상 남을 앞질러야 하고, 이겨야하고 노트도 안 보여줘야 하고,
내가 구한 솔루션이며 자료들도 혼자 감춰놓고 봐야하고... 그랬더니 잘 되더냐?
그렇게 혼자 공부하고 혼자 앞서가서, 이 세상 나 혼자 다 짊어지고 내가 영웅인냥 모든 문제 다 풀어갈테냐?

네가 슈퍼맨이더냐? 왜 함께 모두가 잘해서 모두가 다 열심히 각자의 역할을 해내는 건강한 사회를 생각하지 못 하느냐? 참된 Win-Win의 정의로운 상호보완적인 경쟁사회를 지향하지 못 하는가... 개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하고, 그 능력을 조합하여 최상의 결과를 창조할 생각을 하지 못 하는가... 그 개개인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서로가 깍아내릴 것이 아니라 돕고 협조해야하 하는 것이 아닌가? 진작에 훌륭한 기업들은 서로 전략적 제휴를 하고 있는데,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우리는 왜 서로를 못 눌러서 안달인가? 갈수록 소통과 협력의 부재를 키워가는가?

좋은 꿈을 꾸고 난 다음날, 함부로 그 꿈 얘길 내뱉지 말라고들 하신다. 마(魔)가 따라 붙기 때문이란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좋은 꿈이랍시고 누군가에게 자랑스레 떠벌이는 것이 비록 실제로 그렇게 이뤄진 것도 아니고 고작 말 뿐인 것이지만, 그 사소한 말 한마디에 담긴 경솔함과 거만함이 누군가에겐 시기와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인 거 같다.

그렇기에 함부로 자기에게 이로운 것들을 발설하는 것이 않아야 한다. 호사다마라는 말에서 "마"는 단순히 내게 복이 생겨서 "마"가 뒤 따라붙는 것이 아니라, 복에 겨운 자만에서 마가 비롯됨을 경계한 말이라 생각된다. "복"에서 비롯된 스스로의 거만함이 "복"을 "마"의 씨앗으로 만드는 것이다.

내가 스스로 복이라 생각하며 세상 위에 올라섰다고 말했기에, 자연히 그 오르막 뒤에 내리막이 만들어지고 세상은 그저 내가 그 길로 미끄러지길 기다릴 뿐이다.

본인 스스로가 세상 위에 올라섬을 의식하지 않고 부여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그에겐 내리막도 없는 법이다.
이만큼 했다는 둥, 이정도 먹고 산다는 둥의 생각 자체가 그보다 약간만이라도 부족한 결과와 불편한 환경에서 불행과 좌절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게 진정 우리 삶의 조삼모사가 아니겠는가? 다를 것이 하나 없는데, 원숭이 마냥 눈 앞의 결과만 보고 좋고 나쁨이 생겨나니 이 어찌 부끄럽지 아니한가?

겸손이란, 스스로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올려세우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가짐인 것이다.
물론 겸손한 태도는 다른 이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이나 열등감을 주지 않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우리를 누구와도 잘 어울릴 수 있게 하는 인간관계의 윤활류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겸손함의 파생적 결과이지 궁극적이 참 목적이 아니다.
겸손은 결코 남에게 더 잘 보이기 위한 자기포장의 처세가 아니라,
스스로 복에 겨운 마와 불행의 싹을 키우지 않기 위한 지극히 개인적인 자기수양인 것이다.

우리의 삶은 말아톤이다. 헌데 우리의 말아톤은 모두 각기 다른 코스를 달리는 말아톤이다.
모두가 동등한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것도 아니고,
모두가 동일한 코스를 따라가는 것도 아니다.
허나 결국 우리가 향해가는 골인 지점은 하나같이 똑같다.
우리의 행복...! 꿈을 이루는 그 행복...!

road.jpg다른 이들의 코스를 의식하며 그들을 짓잛고
그들보다 앞서려 애쓸 이유가 없다.
그들의 코스와 나의 코스는 엄연히 다르다.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달려온 길도 다르다.
우린 그저... 잠시 비슷한 길을 달리고 있을 뿐이다.

지금 내 옆을 달리고 있는 이들은
영원한 나의 경쟁자도 동반자도 아니다.
그들은 그들만의 레이스를 하고 있을 뿐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시야에서 사라질 뿐이다.
또 언제 어떤 코스에서 다시 만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들을 의식해서 내 페이스를 조절해야 할 이유도,
그들을 의식해서 내 코스를 바꿀 이유도,
그들을 의식해서 그들의 진로를 가로막을 이유도...
그들을 의식해서 내 마라톤을 재정비해야할 어떠한 이유도
더욱이 다른 이들의 마라톤을 이렇다 저렇다 평가할 이유도 없다.

우리의 마라톤의 메달은 단 하나고, 그 메달의 주인공도 단 한 명이다.
그 누구도 우리를 대신해 우리들의 마라톤을 뛰어줄 수 없고,
그 누구도 우리만을 위한 메달을 빼앗을 수 없다.

내 삶은 처음부터 끝까지 나와의 약속의 연속이고, 나만의 드라마다.

각자의 꿈을 향한 레이스를 서로 물어 뜯을 이유가 어딨겠는가?
서로의 말아톤을 응원하고 도와주지 못할 이유가 어디있겠는가?
어차피 내 행복과 내 즐거움은 온전히 내 마라톤에서 비롯될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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