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4시 쯤...
배가 너무 아파서 잠을 설쳤다.
2주 전에 장염 걸렸을 때와 똑같은 증상이었다.
오늘 해야할 일들이 너무나 많았는데...
아침 일찍 병원에 가서 약을 받고,
저녁까지 내내 누워있었다.
그 때문에 아버지는 계획대로 산에 가시지 못했고,
나를 대신해 일을 보셨다. 때마침 저녁 무렵에 큰집에서 할아버지께서 위독하시다는 연락이 왔고, 내일 바로 어머니 아버지는 수원으로 가시기로 했다. 아버진 그곳에서 바로 산으로 가신다고 했다.
앞으로 남은 마지막 2주...
처음 내려왔을 때처럼, 아버지 없이 혼자 일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다음 주중으로 내가 진행해 온 일들을 완료해야하고,
내일은 새로 들어오는 직원에게 업무에 대한 교육과
내가 그동안 해온 것들을 충분히 인수인계 해줘야 한다.
정말 이제 곧 다시 서울로 간다. 내 꿈을 찾아 다시 날아오른다.
벌써부터 기분이 좀 묘하다.
지난 몇 개월 간의 삶이...
참...
내게 많은 걸 물었고,
많은 걸 느끼게 했다.
솔직히 괴롭고, 힘들었는데...
비관과 낙관을 오가며 내적 방황에 허우적거렸었는데...
역시...
지나고 나면,
죽지 않고 이렇게 살아있는 걸 보면...
그래도 해볼만 했던 거였던 거지...
우스갯소리로,
공부 죽어라 했다가 죽는 놈 못 봤다고...
아무리 삶이 피곤해도... 해볼만 해...
지래 겁먹을 필요는 없는 거다.
이순신 장군님께서 그러셨지,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라고...
몸이 정상이 아니다보니, 정신도 오락가락하는가 보다.
얘들아 내가 내일 너희를 보러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만...
서울가기 전에 꼭 한번 보고 싶다. 정말...!
아무튼 아픈 몸이 빨리 낫어야 뭘 해도 할텐데...
부디 내일 아침엔 가뿐하게 일어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