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리뷰를 마치고, 자정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오면서 오늘은 꼭 일기를 써야지 하는 마음으로 가벼운 발...

by Hogeony  /  on Oct 05, 2016 01:12

논문 리뷰를 마치고, 자정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오면서 오늘은 꼭 일기를 써야지 하는 마음으로 가벼운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유는 모르겠다. 괜히 기분이 좋다.

아~ 그러고 보니까 오늘 가능성이 보이는 결과를 봤었구나... 그래서 기분이 좋은 건가....?

여튼 나름대로 잘 풀어가는 거 같아서 다행스럽다.


그렇게 피곤 대신 산뜻한 감정으로 집에 들어서는데,

현관에 황금성 전단지가 떡하니 붙어 있었다.


Gold_Palace.jpg


나는 2층에 살고 있고, 이 건물은 1층에 비밀번호 현관문이 있어서 외부인이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는 구조다.

그래서 이런 광고 전단지는 대부분 1층 벽에 붙여지거나 건물 밖에 있는 각 호수별 우체통에 꽂혀진다.

물론 가끔 아주 가끔., 이렇게 분기마다 한 번쯤 우리집 2층 현관문에도 전단지가 붙여지기도 한다.


나는 이러한 전단지나 우편물이 오래 비치되어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언젠가 TV에서 좀도둑들이 그런 전단지나 우편물이 쌓이는 걸 보고

주인이 집을 오래 비웠다고 생각하며 잠입을 시도한다는 정보를 접했었다.

그래서 행여나 싶은 노파심에 나는 보이는 족족 빼서 바로 버리는 편이다.


그런데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마주한 수 많은 전단지 중에 오늘 만난 건 사뭇 특별했다.

위 사진에서 보이다시피, 오늘 내 앞에 나타난 황금성 전단지는

손잡이 뒤에 세로 반듯이 비밀번호 입력박스 바로 곁에 붙어있었다.

이런 모습이 우리집 현관문 뿐만 아니라, 2층의 다른 현관문들에도 똑같이 그렇게 붙어 있었다.


대개 전단지는 눈 높이에 대충 붙여지곤 했다. 그래서 사실 떼어내기도 쉽다.

왼손이든 오른손이든 그리고 어느 방향을 향해서든 그냥 손사래 한번 치면 된다.


그런데 오늘의 황금성 전단지는... 떼어내는 게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일단 저걸 집어야 하고 그 후에 오른쪽 또는 위쪽이나 아래쪽 중에 한 방향을 택해서 빼내야 한다.

이를 그나마 간편하게 하려면 왼손을 쓰는 게 용이하지만, 여전히 손잡이에 손이 부딪히지 않도록 주의를 해야한다.


물론 실제 동작이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것은 아닌데, 내가 놀란 것은...

우리가 얼마든지 광고정보를 보지도 않고 습관적으로 무의식적으로 해치울 수 있는 일이

작은 차이 때문에 다소 번거로워졌다는 점이다.

그 덕분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광고지를 의식해야만 하고, 나름의 주관적 판단을 해야하고,

그 사이에 광고 정보가 무의식적으로 인식된다.

비록 일반적인 입장에서는 그래서 더 짜증나는 일일 수도 있지만,

나에겐 이러한 차이가 빚어낸 결과는 신선한 자극이었다.


광고지를 붙이는 사람 입장에서도 사소한 차이다. 작은 정성이 조금의 땀이 살짝 더 배인 노력이다.

그리고 그 차이는 분명 다른 결과는 자아냈다.


과연 나는 나의 삶에서, 나의 도전에서,

이러한 광고지를 붙이는 이들의 참신함을 발휘하고 있는가?


이 소소한 일에서도 누군가는 광고지 붙이는 거 다 거기서 거기라는 단편적 사고에서 벗어나

조금이나마 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을 고안해냈다.


익숙함이 삶을 좀 먹어가는 듯한 기분이 사무치던 지난 주말이 부끄러워졌다.


누구신지는 모르지만, 오늘 이 황금성 전단지를 붙이고 가신 분께 존경의 마음을 표한다.

그리고 기억하고 배우련다 이러한 프로정신을... 

요즘 체중 조절하느라 밀가루 음식을 되도록 피하고 있지만,

조만간 음식 한번 시키면서,전단지 돌리신 분에 대한 칭찬을 꼭 하겠다.

(이걸 핑계로 중국 요리 잔뜩 먹으려는 건 절대 아니고ㅋㅋㅋ 양장피 이런 거 시켜서 먹어야겠다.)


사실 오늘 쓰고 싶었던 주제는 '내 심장을 뛰게 했던 것들'에 관한 얘기였는데... 다른 날로 패스!


아참, 그리고 오랜만에 아리에게 써주고픈 편지의 주제가 떠올랐다. '작은 도전'과 '작은 성공'

작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성취해가는 활동이 삶의 활력과 자존감 형성에 매우 중요한 것 같다.


# Recall Six Pack

- 아침식사: 선식 한 스푼 + 우유 300 ml

- 점심식사: 비빔밥의 야채와 밥 조금

- 저녁식사: 사과 2조각, 방울토마토 2알, 거봉 3알

- 어깨 및 복근 운동 (체중: 76.2 Kg)


# 감사하고 행복한 일

- 내가 추천한 책을 재미있게 읽고 있다는 후배 소식을 들었다.

- 나를 만나 술 한잔 기울이고 싶어하는 후배 소식을 들었다.

- 무릎 통증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 식사량을 대폭 줄였는데도 우울감이나 의욕 저하가 없다.

- 아버지 어머니 결혼 30주년 여행을 보내드렸는데, 일기예보를 보니 날씨가 맑다.

- 친구가 심리테스트로 나를 웃겨줬다. 

Me2day Yoz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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