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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as_and_smile.jpg슬펐다. 여러가지로... 어제는 참 우울했다.

어젯밤 잠에 들기 전에 몇자 쓰려다, 그냥 잠을 청했다.


요 며칠 사이로 내 주변의 청춘들의 고민들이 한꺼번에 내게 몰아쳤다.

지난 몇 주 동안 몇 개월 동안 고민 끝에 내린 어려운 결정들이라는데,

딱히 그들에게 뭐라 해줄 말이 없었다.


내가 슬퍼했던 건... 뭘까...

왜 뜬금없이 눈물이 났을까...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가던 이들이

하나 둘 다른 길을 택해가는 모습을 보며,

외로움을 느낀 것 같다.

같이 가면 오죽 재밌을까 싶었는데...

그럴 수 없을 것 같단 아쉬움이 컸던 거 같다.


그들이 내게 사랑, 꿈, 공부, 직업, 결혼, 가족에 대해 얘기하며,

어떤 삶을 꿈꾸며 사는지, 어떤 삶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를 말할 땐...

어느 정도 나와 비슷한 삶을 꿈꾸고 바라보며 살아가는 듯 했지만,

정작 스스로의 삶에서는 결국 그 길을 택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어쩌면 내가 그들의 생각을 왜곡해서

애당초 내멋대로 잘못 이해했던 것일 수도 있고,

그들이 차마 갈 수는 없지만 그저 가고픈 길을 꿈꾸며 내게 말했던 것일 수도 있다.


슬프다. 사람을 알아감에 있어서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보다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보는 것이

그의 진짜 모습을 알아가는 것임을 다시금 실감케 하는 것 같아서

그들과 수많은 대화를 나누며 잔잔한 공감을 주고받았던 나로선... 슬프다...


그 꽃다운 청춘들의 고민과 선택에선 슬픔을 느꼈지만,

오늘 아침 난 다시 웃었다. 따뜻한 감동을 받았다.


아침 일찍 연구실에 나오고 싶었는데, 늦잠을 자는 바람에 조금 늦게 나왔다.

CNN카페에서 카페라떼와 에그샌드위치를 사들고 공업센터에 들어섰다.


아참... 그 전에,

최근에 내게 새로운 습관이 하나 생겼다. 그것부터 얘기하고 가련다.

원두커피를 직접 내려마시기 시작한 고등학교 이후부터,

작년 말까지 나는 카페에 가면 늘 아메리카노만 주문했다.

가끔 아주 가끔 기분이 꿀꿀할 땐 캬라멜 마끼아또를 마시기도 했다.


사실 난 최근까지도 카페라떼가 정확하게 뭔지 잘 몰랐다.

뭐든 일단 우유를 타면 그게 라떼 아닌가? 사실 아직도 잘 모른다~

정말 난 내가 좋아하는 거 말고는 딱히 다른 것들엔 관심이 없나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부터 내가 카페에 가면, 열 번 중 아홉 번은 카페라떼를 시킨다.

점원에게 "카페라떼 한 잔이요."라고 하고 나면, 그녀가 떠오른다.

그 순간, 기분이 참 좋다.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진다.

그래서 난 아메리카노를 더 좋아하지만, 그 느낌이 더 좋아 카페라떼를 시킨다.


아무튼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건물 전체를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를 마주쳤다.

산더미 같은 쓰레기를 끌차로 움직이고 계셨다. 늘 그렇듯 가볍게 인사를 드리고~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버튼을 눌렀는데 반응이 없었다.

아주머니께서 다가오시더니,

에너지 절약차원에서 하나는 꺼둔거라며 왼쪽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한다고 말씀하셨다.

내가 "그렇군요~감사합니다." 하면서 인사를 드리며, 같이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평소 자주 인사를 나눴던 덕분인지 순박하게 생긴 내 인상이 편하셨는지는 모르지만,

요즘 동료가 휴가를 가서 자기가 동료 몫까지 대신 품앗이 해주고 있다며 대화를 거셨다.

내가 "혼자 두 사람 몫을 하시려면 고생이 많으시겠어요."라고 말씀드렸더니,

아주머니께선 환하게 웃으시며, "에이~ 뭐 서로서로 돕고 사는거지~ 나도 휴가 가면 그 친구가 도와주니까~"라고 하셨다.


그 말씀이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정말 마음에서 울어나는 목소리였다.

긍정을 위한 긍정이 아니라,

긍정에서 피어나는 긍정이었다.


오늘 아주머니의 그 따스함이 나의 어제의 축축함을 말끔히 증발시켜버렸다.


내가 사람들의 그런 진솔한 모습에서 감동을 느끼는 거 같다.

가슴에서 울어나는 삶을 한 걸음 한 걸음 일궈가는 모습...

현재에 충실하며, 그 안 곳곳에 피어있는 소소한 행복을 온전히 보고 느끼며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그런 모습에서...

나는 인간으로서의 따뜻함을 느끼는 것 같다.


청춘들아...

우리가 흔들리고, 우리가 힘들어하고, 우리가 고민하는 이유들이...

어쩌면 눈 앞의 현실 때문이 아닐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하루하루 살아가며 느낄 수 있는 행복들을

보이지도 않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에 사로잡혀

바로 옆에 두고도 앞만 보느라 놓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우리 가끔은...

머나먼 앞만 보지 말고,

바로 옆 내 주변의 삶의 아름다움에도 눈길을 줘 보자...!


혹시 아니?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감사한 누군가가 지금 네 곁에 있음을 발견하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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