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계에 박태환이 있다면, 나에겐 박정환이 있다.
정환이형... 작년 2월에 안동까지 나 면회하려 찾아왔을 때 보고, 거의 1년 반만에 보는 거였는데...
형은... 아~ 정말!!! 감동이었다.
나 요새 정말... 참 잘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참 좋은 사람... 아니, 참 멋있는 사람들을 가까이에 두고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느낌상 '분명 그저 그런 인생을 살만한 사람이 아닐 거다'라는 생각이 드는 이들에게... 씨를 뿌리고, 물을 몰아 줬을 뿐인데...
요즘들어 그 씨앗들이 이곳저곳에서 싹을 틔워보이는 게... 완전 대박이다.
사실 내가 진짜 아끼는 이들은 몇 안된다.
그리고 더 특이한 건, 아낀다면서 정작 난 그들과 수시로 연락을 하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만나기로 마음먹은 전날이 아니고선 웬만해선 문자도 잘 안보낸다...
나에게 있어서 '아낌'이란... 연락을 자주하고, 자주 보고 만나고... 그런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눈에 보이는 것들이 내가 쏟는 물의 핵심이 아니다.
중요한 건... 마음이다.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이다. 그 사람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진짜가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뭐 문자로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하기 전에, 난 정말 잘 지내는 것으로 그들에게 그걸 온몸으로 전한다. 그들이 언제 어디서 날보더라도 '호건인 잘 지내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산다.
"열심히 살아요"라고 말하기 전에, 나는 내 몸을 가꾸고 내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수많은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며 상처들을 입어간다. 그들과 만나 그동안 뭐하고 지냈는지 이야기하며 서로의 몸과 얼굴, 눈빛을 보며... '호건인 열심히 살았구나'하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그렇게 산다.
말로써 어줍잖게 마음에도 없는 소릴하기보단... 그들이 느낄 수 있도록... 그들에게 하고픈 말을... 그들의 귀가 아닌 가슴에 하는 거다. 그 메시지는 결코 하루이틀만에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문자처럼 바로바로 쉽게 전달되는 것도 아니다. 적어도 내가 소중히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난 그렇게 한다.
비단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내가 아끼는 이들 역시 내게 그런 식으로 자신들의 나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다. 그게 참 감사하다.
그렇게 우린 삶 자체로써 대화하고... 온몸으로 서로를 느낀다.
정환이 형 역시 1년 반만에 보는데도... 그동안 딱히 연락도 안하고, 그저 서로의 삶에 충실히 살았던 우리인데도...
어제 만났을 때 어색함이나... 서로에게 뭘 어떻게 해야하나 하는 부담스러움... 뭐 그런...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이틀전에 보고 또 보는 뭐 그런... 자연스러움?
심지어 내 열 손가락 모두에 검은색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던 상태였는데도 말이다.ㅋㅋㅋ
마치 적절히 만날 때가 되서 만났다는 느낌이 들만큼... 우리사이엔 뭔가를 의식할 필요가 없는 그런 자연스러움이 있었다.
정환이 형에 대해서도 오랜 믿음과 기대가 있었는데, 사실 어제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여전히 씨앗이었는데...
어제 드디어 그 감동이 와 닿았고... 물론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지만, 예상했던 거보다는 그게 일찍 터졌기에 조금은 충격적이었다.
형이 내게 주고픈 그 메시지를 준비하기 위해 얼마나 오랜시간과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지 생각하면... 아... 정말 감동이다ㅠㅠ
전역하는 날, 위병소
고스톱
캔콜라와 우물
길거리 사람들
핸드폰 숫자
정말 결코 책에서도... TV에서도...
보고 듣기 어려운 그런 참신함을 눈 앞에서 마주할 수 있다는 이 기쁨은...!!!
형, 저 그렇게 마시고도...
이렇게 새벽 3시에 일어났습니다. 잘했죠^^?
형이 제게 주신 그 감동... 가르침...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덕분에 정말 큰 힘을 얻었습니다. 든든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P.S.
『밴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꼭 찾아서 볼게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