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전역...
물론 자정이 지나지 않았으니까... 아직은 군인이다.
하지만... 기뻐야 할 어제 오늘이... 내 군생활 중 가장 슬픈 날인 거 같다.
어젠, 오랫동안 쌓여온 믿음이 너무나 쉽게 무너지는 걸 보며...
오늘은, 돌아온 아들을 향한 첫 마디가 너무나 사무적이었던 걸 들으며...
난... 한없이 외로워졌다.
완전히 잃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제와 돌이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강물은 이미 흘러갔다.
그나마 몇몇의 축하가... 날 위로했다. 고맙다.
후... 여러가지로... 오늘은... 조금은... 슬퍼해야할 날인 거 같다.
하지만, 약속대로ㅡ
난 결코 슬픈 날엔 술을 마시지 않는다. 이 아픔도 분명 나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고자 하는 거니까...
오리야, 너에게 하는 말 아니니까 오해하지 않길... 그냥 좀... 어제 오늘 안 좋은 일이 있었어...
다행이다. 이런 기분으로 널 대하지 않을 수 있어서... 비를 내려준 하늘에게 고마워해야 겠다. 난 오늘 좀 일찍 자야할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