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야, 안녕?
요즘 우리 나라는 103년 만에 닥친 폭설로 여러가지로 곤욕을 치르고 있단다.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독일 영국 중국 모두가 예기치 않은 폭설로 교통대란을 겪고 있지. 뭐 일단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으니까~ 그로 인한 문제는 말할 것도 없겠지?
사실 아빠도 요즘 눈 때문에 운전하는데 살짝 조심스럽거든~
돌아다녀야할 곳도 많은데, 도로가 온통 빙판길이다 보니 이리저리 미끌리고 또 뭠쳐서서 더 이상 가질 않고... 다행이 아직까진 무사히 넘겨왔다만, 느긋하게 천천히 다니지 못하는 성격 탓에 빨리 가려다 사고날 뻔도 여러번 있었단다.ㅋ
그 와중에 그저께 조금 특별한 일이 있었어~
그렇게 눈이 많이내렸지만, 어쨌든 운전해서 가야할 곳이 있었는데~
갈 땐 별 탈 없이 잘 갔다가, 일을 다 보고 다시 돌아오려고 차에 올랐는데...
글쌔... 주차는 기가 막히게 잘 되던 차가, 아무리 후진을 하려고 해도 나오질 거야~ ㅠㅠ
아빠 뒤로 수많은 차들이 지나갔지만, 그 헛바퀴 돌리며 고생하고 있는 모습을 그냥 힐끔하고 지나치더라구~
뭐 다들 바쁘니까 어쩔 수 없었을 거란 걸 이해했지만... 그 때 아빠 머릿속엔...
'아~ 정말 누가 살짝만 밀어준다면... 그럼 바로 빠져올 수 있을 거 같은데... 진짜 살짝만 밀어준다면... 제발!!!'
오직 이 생각 뿐이었단다. 정말 살짝만 밀어주면 나올 거 같았거든~
아빠가 엑셀레이터를 밟으면서 동시에 차를 밀 순 없잖니?ㅋ
진짜 누군가 단 한 사람의 그 작은 도움이 너무나 절실했단다.
그렇게 20분 째... 그 자리에서 홀로 헛바퀴만 돌리고 있는데...
택배 차가 뒤에 서더니... 기사 분이 잠시 지켜보다 내려서 아빠 차로 다가오시는 거야...
그리곤 아무말 없이 차를 미시더라구... 안타깝게도 한 번엔 안 밀렸어.
그래도 "한번 더 해봅시다."라시며 더 힘껏 밀어주셨고, 그제서야 겨우 빠져 나왔단다~
크아... 어찌나 고맙던지... 정말 아빠 눈엔 그 분이 하늘에서 보내준 천사처럼 보이시더라구~
그때 명함이라도 한 장 드렸어야 했는데... 그저 "고맙습니다."라는 말 한마디 밖엔 하지 못했단다ㅠㅠ
돌아오는 길에 문득 "착한 사마리아 인"의 이야기가 떠오르더구나...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그 작은 타인의 도움 하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새삼 깨달았어...
생각해보면 그 상황을 돕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은 아니거든?
하지만 결코 그 작은 도움 없이 아빠 혼자선 그곳을 빠져나오지 못했을 거란 게 중요한 거지...
아리야, 가끔 우린 우리 자신의 능력을 너무 과신하곤 한단다~
'뭐든 혼자서도 다 해낼 수 있고, 누구보다 자기가 가장 유능하다.'는 자만에 빠지곤 해...
허나 우리의 삶엔 결코 혼자서 해결 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단다.
그게 아무리 작은 일일지라도, '혼자서는 해결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중요해...
물이 끓는 온도가 100℃라지?
설령 네가 99℃까지 온도를 높일 수 있다 해도...
결국 남은 1℃를 높일 열이 더 없다면, 결코 그 물은 끓지 않는단다.
그렇기 때문에 그 1℃를 높이는 에너지의 가치는 비록 그 에너지의 크기는 작지만,
네가 99℃를 높혔던 에너지의 가치와 동등한 자격을 갖는 거란다... 절대 없어선 안되는 거니까~
대개 우린 어떤 일을 할 때,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람을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더 가치있게 보고 더 존중하는 경솔함을 갖기 쉽지~ 허나 만약 이런 자연의 법칙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 각자의 비중을 떠나 그 모든 역할이 각각 나름의 고유한 가치가 있음을ㅡ 그 어느 것 하나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음을ㅡ
진심으로 이해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되는 구나...!
때때로 한번쯤 생각해보렴~!
네 앞에 있는 물건... 그게 무엇이 되었든...
그 물건이 네 눈앞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의 손을 거쳤을지...
비록 그게 몇 천원 심지어 몇 백원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르겠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두사람의 노력이 아닌 적어도 수십 수백 수천명의 손을 거쳐야만 그게 네게 올 수 있었음을...
그중 단 한 사람만 빠져도 네가 결코 그 물건을 볼 수 없었을 것임을...
가끔은 그런 걸 헤아려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거 같구나~
그런 생각을 해보고 나면, 이 세상 모든 게 다 가치있는 것임을...
너와 내가 높고 낮음이 없이 다 똑같이 존중받아야할 소중한 존재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아리야, 우리 함께~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의 소중함을 헤아릴 줄 알고,
우주 만물을 동등하게 존중할 줄 아는ㅡ
바다처럼 깊은 혜안을 갖도록 노력해보자꾸나~!
그런 의미에서 오늘 하루는 특별히 마주하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의 인사를 해보는 건 어때!?
NASA에서 촬영한 '백호(白虎)'를 닮았다는 한반도 (January 6, 2010)
3년 전 이맘 때 쯤 쓴 글이구나...
2012년 지인들과의 송년 모임에서 대화 중에
"아리에게 쓴 편지"를 읽은 지인 한 분이 내게
"아리"를 언급하며 미소를 내보이던 그 순간...
잊고 살았던 "아리에게 쓰는 편지"가 떠올랐다.
이 글들을 누군가는 읽고 있음을... 알았다.
그리곤, 나도 다시 읽었다.
3년 전 내 가슴에 담았던 세상의 가르침이 새삼스러웠다.
스스로에게 부끄러우면서도, 내가 지난 날에 적어둔 내 생각들이...
다시금 나를 일깨워 줌에 감사하다.
2011년 삶의 모토 "Balanced Life", 균형
2012년 삶의 모토 "Be the Hogeon", 실천
2013년 삶의 모토는...
아직 확실하게 느낌이 오지 않는다만,
최근 내 머릿속을 채우는 화두는 "Win-Win", 상생 / "Communication", 소통 / "Win the Sympathy", 공감 등이 있다만, 좀 더 기다리며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