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두커니 - 서호건
왜 그러니 이 좋은 날에
장대비가 왠 말이니
마음은 빗소리로 범벅
가뜩이나 어두컴컴한 하늘
아예 쳐다보지도 못하게
눈가엔 물줄기가 줄줄
아무리 온몸을 움크려도
오들오들 떨고 있는 팔다리
옷깃 사이로 바람만 슝슝
발걸음 멈춰 고갤 숙인 채
부르고 따지고 화를 내도
천둥소리 하나 없는 하늘
메아리로 돌아오는 외침
비 좀 그만 내려라
우산이라도 펼쳐줘라
흠뻑 젓은 머리 쥐어 짜며
곰곰히 다시 생각해 본다
먹구름이 그런 걸 줄 수 있던가
그러게 말이다 대체 난
무얼하고 있었나
빗 속에 서서
우두커니
♬ 나무 - 김광석
한결같은 빗속에 서서 젖는 나무를 보며
눈부신 햇빛과 개인 하늘을 나는 잊었소
누구 하나 나를 찾지도 기다리지도 않소
한결같은 망각 속에 나는 움직이지 않아도 좋소
나는 소리쳐 부르지 않아도 좋소
시작도 끝도 없는 나의 침묵은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오
무서운 것이 내게는 없소
누구에게 감사받을 생각없이
나는 나에게 황홀을 느낄 뿐이오
나는 하늘을 찌를 때까지 자랄려고 하오
무성한 가지와 그늘을 펼려하오
나는 하늘을 찌를 때까지 자랄려고 하오
무성한 가지와 그늘을 펼려 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