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1843 추천 수 0 댓글 1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부대에 마지막 복귀 하던 날...
음... 생각해보니 그날도 참 어의없는 일이 있었다.

그 전날, 김근화선생님 뵈러 광주 충장로로 나갔다가... 비가 오는 바람에... 부득이 하게 우산을 사게 되었다.
근데 우연찮게 정말 예쁜 우산을 만났다. 내가 지금까지 샀던 우산 중에 가장 예뻤던 거 같다. 김근화 쌤도 보시고 예쁘다고 하셨다.
난 서울가서 그 우산을 같이 쓰고 다닐 상상을 하며 행복해 있었다.

부대 복귀하던 날도 비가 온다고 해서, 그 우산을 챙겨 갔었다.
고속버스에 올라, 나는 우산을 창문 Bar에 걸어놓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창원에 도착했을 무렵, 갑자기 기사분께서 "창원역에서 내리실 분~?"하며 차내방송을 하셨다. 순간 머릿속으로 계산을 해보았다.
창원터미널보단 창원역이 훨씬 부대와 가까웠다. 근처에 분명 PC방도 있을 테고~ 그럼 시간적인 면, 금전적인 면 모두에서 이익이었다.

난 기사분께, "저요!"하고... 후다닥 내렸고, 곧장 PC방으로 향했다.
"무릎팍 도사 - 안철수 편"을 감동적으로 보고 감상평을 남긴 후, PC방을 나서면서 우산을 찾는데...

그렇다.
그제서야 난, 내가 우산을 버스에 걸어놓고 내렸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이다ㅠㅠ 아~ 비극...!
어찌 그리 덜렁댔단 말인가...!? 조금 더 편하게 조금 더 빨리 부대로 복귀하려던 나의 욕심이... 결국 그 우산을 잊게 하는 성급함을 낳았다.

뭐, 매사가 그렇지만... 난 이미 잃어버린 것엔ㅡ 이미 지나가버린 것엔ㅡ 크게 미련을 갖지 않는 편인데...
솔직히... 이번엔 좀... 아쉬웠다. 정말 예뻤는데ㅠㅠ

택시를 타고 들어가려다, 시간도 좀 있고 마음도 뒤숭숭해서... 부대까지 대략 30분정도 거리고 하니 오랜만에 걷기로 했다. 군화를 10일 만에 신어서 그런지, 뒤꿈치가 아파왔다.
걸으면서 난 '그래, 누군가는 그 우산 덕분에 비를 안 맞을 수 있을 거야... 나보다 더 필요한 사람에게 간 걸 거야...'하며
고작 그 우산 하나의 상실에 너무나 장황한 자기 합리화를 시도하고 있었다.ㅋㅋㅋ 만약 그게 그저 그런 우산이었다면, 분명 이러진 않았겠지...

그렇게 걷고 있는데...

전방 10M에 연세가 거의 70~80정도 되어 보이시는 할머니께서 무거운 짐 보따리를 두 개씩이나 등에 이고 힘겹게 걷고 계셨다.
뛰어가 그 짐을 양 손에 쥐었다. 어디까지 가시는지 여쭤보고 시계를 보니, 충분할 거 같았다.
할아버지가 입원하셔서 짐을 챙겨가는 거라고 하셨다. 병원에 들어가니, 병원 관계자가 자기가 대신 들겠다고 해서...
그에게 짐을 넘기고, 할머니껜 가볍게 인사를 드리고 다시 부대로 향했다.

그쯤에 내 머릿 속에선... '그 할머니를 돕기 위해서, 내가 우산을 잃어버렸고... 그래서 그 마음을 달래려 그냥 걷기로 했었던 건가...?' 하는 지나친 개연성의 확장이 이뤄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우산을 잃어버린 게 참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그랬으니까 그 분을 도울 수 있었던 거겠지...

사실 부대 복귀하는 날과 전역하는 날에 비가 온다고 했기 때문에 우산을 챙겨갔던 거 였는데...
희한하게... 부대 복귀할 때까진 전혀 비가 안 내렸고, 그날 밤부터 비가 쏟아졌다.
그리고 전역하는 날에도 부대를 나올 땐 비가 안 내렸고, 내가 우리집 문 앞에 도착하는 즈음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산이 없어도 문제될 건 없었다.

물론 이 모든 게 나의 상상력이 짜맞춘 우연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그날의 일상에 어떤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너무나 예뻤던 우산을 잃은 상실감이ㅡ
그 우산을 우연히 갖게 되어 다행이 비를 피할 수 있었을 누군가와,
우산을 잃고 아쉬움을 달래며 걷다 만나게 된 할머니를 도움으로써...
그 두 분께 기쁨과 고마움을 선사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

난 기꺼이 그보다 더 예쁜 우산도 잃어버릴 수 있다. 얼마든지~

그렇게 군생활 마지막 3일은...
여러모로 내게 많은 여운을 남겼다.

 

Avril Lavigne - Sk8er Boi

He was a boy, she was a girl
Can I make it anymore obvious?
He was a punk,she did ballet

What more can I say?
He wanted her, she'd never tell
Secretly she wanted him as well.
But all of her friends stuck up their nose
They had a problem with his baggy clothes.

He was a sk8er boi
She said see ya later boy
He wasn't good enough for her
She had a pretty face

But her head was up in space
She needed to come back down to earth
Five years from now
She sits at home
Feeding the baby, she's all alone
She turns on TV
Guess who she sees
Sk8er boi rockin' up MTV.
She calls up her friends
They already know
And they've all got tickets to see his show
He tags along
And stands in the crowd
Looks up at the man that she turned down.

He was a sk8or boi
She said see ya later boy
He wasn't good enough for her
Now he's a super star
Slamin'on his guitar
Does your pretty face see what he's worth?

He was a sk8or boi
She said see ya later boy
He wasn't good enough for her
Now he's a super star
Slamin'on his guitar
Does your pretty face see what he's worth?
Sorry girl but you missed out
Well tough luck that boys mine now
We are more than just good friends
This is how the story ends
Too bad that you couldn't see
See that man that boy could be
There is more that meets the eye
I see the soul that is inside
He's just a boy, and I'm just a girl
Can I make it anymore obvious?
We are in love
Haven't you heard how we rock each others world
I'm with the sk8or boy
I said see ya later boy
I'll be back stage after the show

I'll be at a studio
Singing the song we wrote about a girl you used to know
I'm with the sk8or boy
I said see ya later boy
I'll be back stage after the show
I'll be at a studio
Singing the song we wrote about a girl you used to know

?
  • ?
    서호건 2009.07.18 16:39
    신나게~ Shake it! Shake it~!!! Sk8ter Boy~~~!

  1. No Image

    박태환... 아니, 박정환...!

    수영계에 박태환이 있다면, 나에겐 박정환이 있다. 정환이형... 작년 2월에 안동까지 나 면회하려 찾아왔을 때 보고, 거의 1년 반만에 보는 거였는데... 형은... 아~ 정말!!! 감동이었다. 나 요새 정말... 참 잘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참 좋은 사람... 아니, 참 멋있는 ...
    Date2009.07.26 CategoryHappy Views1626
    Read More
  2. Hakuna Matata...!

    그래, 떠나는 거야~ 결심했어! 내일 날씨... 맑음! 그럼 됐어~ 오늘 밤에 간다.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건 뒤로 미루고, 새로운 마음으로 되돌아와 다시 시작하겠다. 지금 이대로는... 이래가지고는... 진짜 아무것도... 죽도 밥도 안될 거 같다. 머리와 가슴이 따로 논다....
    Date2009.07.21 CategoryDecisive Views1859
    Read More
  3. No Image

    부대에 마지막 복귀 하던 날...

    부대에 마지막 복귀 하던 날... 음... 생각해보니 그날도 참 어의없는 일이 있었다. 그 전날, 김근화선생님 뵈러 광주 충장로로 나갔다가... 비가 오는 바람에... 부득이 하게 우산을 사게 되었다. 근데 우연찮게 정말 예쁜 우산을 만났다. 내가 지금까지 샀던 우산 중에...
    Date2009.07.18 CategoryHappy Views1843
    Read More
  4. No Image

    전역...

    드디어 전역... 물론 자정이 지나지 않았으니까... 아직은 군인이다. 하지만... 기뻐야 할 어제 오늘이... 내 군생활 중 가장 슬픈 날인 거 같다. 어젠, 오랫동안 쌓여온 믿음이 너무나 쉽게 무너지는 걸 보며... 오늘은, 돌아온 아들을 향한 첫 마디가 너무나 사무적이...
    Date2009.07.17 CategoryEspecial Views1598
    Read More
  5. No Image

    역시 나의 진정한 멘토...

    후... 드디어 짐 정리가 끝났다. 아 빨리 자야하는데... 내일 성빈이도 오는데... 아니다! 그래도 쓸건 또 써야지~ 오늘 점심에 1년 만에 유유진 쌤을 뵈었다. 그리고 오후 내내 뜨거운 대화를 나눴다. 아침 일찍부터 전화를 드렸었는데, 휴일이라 늦잠(안 어울리긴 했는...
    Date2009.07.13 CategoryGrateful Views1714
    Read More
  6. No Image

    애들아... 대박이었어!!!

    미안하다. 그동안 연락 안했던 건... 뭐... 아무튼!!! 이렇게 봤으니까~ 그걸로 된거잖아??? 봐줘라~ ㅎㅎㅎ 근데 너희들 진짜 오랜만에 만났다. 정도나 민석이는 휴가 때도 봤는데... 종민이 용준이 병현이는... 정말 2년... 아니 3년만인가...? 나 서울로 간 이후론 못...
    Date2009.07.12 CategoryDelightful Views1401
    Read More
  7. No Image

    그래, 잘 참았다.

    마지막 문제가 풀리자마자... 그건 어디까지나 예상문제였다는 듯ㅡ 이렇게 또 다른 문제가 튀어나올 줄이야... 진짜 말년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할 일이다. 나 자신은 조심한다고 했는데, 정작 문제는 정말 뜬금없는 데서 기어 나오니... 나 이거 참... 하긴, 나로...
    Date2009.06.27 CategoryAngry Views2047
    Read More
  8. Shoot for the Moon!

    Fly me to the moon And let me play among the stars Let me see what spring is like on Jupiter and Mars In other words, hold my hand In other words, baby kiss me Fill my heart with song And Let me sing for ever more You are all I long for all I worship...
    Date2009.05.23 CategoryRefreshed Views1831
    Read More
  9. No Image

    D-50 중대한 결심!

    오늘은... 5월 17일... 5월의 상념을 쓴지 2주가 지났는데... 난 지금... 내 자신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 순간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것과 내가 잘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칭찬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무엇보다 지금 난... 내 자신과의 약속이 산산이 무너져가고 ...
    Date2009.05.17 CategoryDecisive Views1710
    Read More
  10. No Image

    선생님... 보고 싶습니다.

    선생님... 보고 싶습니다. 그래도... 그래도... 오늘은... 연락 안하렵니다. 그렇게는 못 하겠습니다. 대신, 제대하고 멋지게 찾아뵙겠습니다. 항상... 감사하다는... 차마 이런 상투적인 말로는... 전 감히 스승의 은혜를 읊조리지 못 하겠습니다. 몸소 보여드리겠다는 ...
    Date2009.05.15 CategoryYearning Views1761
    Read More
  11. 3월이 지나간다.

    봄의 따스함을 느끼기엔 이른가...? 여전히 찬 바람이 아침 잠을 깨운다. 흠... 길게 봐야할 것이 생겼다. 그리고 이젠 충분한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아직 긍정적 마인드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건 아니다. 모호한 가치 기준도 몇 가지 남아있다. But, 많은 걸 손에서 ...
    Date2009.03.28 CategoryPleasant Views1924
    Read More
  12. No Image

    꿀꿀한 하늘...

    하늘도... 내 마음처럼... 아득히 흐리구나... 오랜만에 성빈이가 전화를 걸어왔다. 대낮에 왠일~? 음... 처음엔 내가 어제 새벽 3시까지 응급환자 후송하느라 잠을 제때 자서 정신이 없고, 요새...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대화할 의욕이 안 생겼었는데... 끊고나서... 이...
    Date2009.01.31 CategoryGloomy Views190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53 Next
/ 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