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ld Meet The Young Written By Ho Geon, Seo
Episode 1 「Prologue」
샬라 사람들과 처음으로 대면하는 신입생 환영회. 나는 면접 때 보여준 임팩트에 부합하기 위해 또 뭔가 특별한 것을 준비해야만 했다. 고민 끝에 결국 ‘조PD-인순이의 친구여 퍼포먼스’로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샬라 게시판에 “CD Player나 음향시설 있나요?”라는 질문을 남겼는데, 선배들은 “도대체 뭘 하려고 그런 걸 요구하는 거냐!?”고 되물었고 오히려 모두의 기대감만 가중시키는 꼴이 되어버렸다.
신환회의 날짜가 하루하루 다가올수록 내 머리 속은 더욱 복잡해져만 갔다.
Episode 2 「지윤이누나 요리 잘하는거 맞아요!?」
미리 예약된 식당으로 아직은 어색한 표정의 샬라인들이 하나 둘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난 내 장기자랑에 대한 긴장과 ‘도대체 어디서 춤을 추라는 거지?’하는 고민에 쌓여있었다. 한편 내 앞의 지윤이 누나가 삽겹살을 굽기 시작하셨다. 나름대로 능숙한 솜씨로 뒤집기를 연거푸 하셨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삽겹살은 그렇게 자주 뒤집는게 아니라 적당히 익은 타이밍에 한번 씩 뒤집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가벼운 질문으로 어색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려 보려했다.
“이야~ 누나 원래 고기 잘 구워요?”
“물론이지. 기다려봐 맛있게 구워줄게~”
난 순진하게 그 말을 믿었다. 그러나 그건...
거 짓 말 이었다.
누나의 뒤집기기술이 클라이맥스에 이르렀을 무렵 적당히 익었다며 누나가 가위질을 하는데, 고기가 잘리질 않았다. 겉만 익고 속은 덜 익었던 것이다. 결국 속까지 익을 것을 기다렸다. 속이 다 익었다고 생각된 순간... 겉은 이미 시커멓게 타있었다. 거기서부터 우리의 저녁식사의 암울함은 시작되었다.
누나는 그 난처한 상황을 해명하기 위해,
“누나가 오랜만에 소주를 한잔해서 그런 거야, 이번에는 제대로 구워줄게... 잘봐!”
라고 했다. 난... 바보처럼 또 믿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잘 굽는다 싶었는데, 잠시 후에 누나의 핸드폰이 울렸다. 한손엔 집게를 들고 다른 한손으로 전화를 받았다. 핸드폰을 든 누나의 얼굴이 밝아지는 동안 집게의 움직임은 점점 둔해져만 갔다.
몇 분이나 흘렀을까? 그녀가 전화를 끊었을 때... 불은 최고화력, 고기들은 가위질도 안 된 상태였다.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고기의 한쪽 면이 불판의 거무칙칙한 색을 닮아가고 있었다. 이건 우릴 두 번 죽이는 일이었다. “우린 배불러요. 누나 열심히 구우시느라 별로 먹지도 못하셨잖아요. 누나 많이 드세요.”라고 했지만... 누나도 결코 눈을 뜨고는 드시지 않으셨던 것 같다. 우린 고기 대신 소주를 몇 잔 더 마실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지윤이 누나가 나름대로 정성을 다해 구웠기에, 우린 후배사랑에 감동해서 모두다 남김없이 먹었다. 누구 배로 가장 많이 들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암 발병률이 많이 높아지지 않았을까?
지윤이 누나!
그날 컨디션이 좀 안 좋았던 것뿐이죠? 그래도 맛있었어요. 앞으론 제가 대신 구울게요.
Episode 3 「오늘 하루는 망가져도 괜찮아!」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무렵, 영민이 형과 명선이 누나가 사회를 보고 장기자랑이 시작되었다. 대부분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불렀다. 그러나 뜻밖의 준비를 해온 사람이 있었으니, 그녀의 이름은 ‘정시은’ 그녀는 공으로는 물론이며 볼링핀 같이 생긴 것으로도 저글링을 했다. 놀랍고 대단했다.
내 차례가 다가오자 나는 화장실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가발을 쓰고... 카세트를 들고 등장했다. 사실... 그건 한쪽 면에서만 봐야했던 퍼포먼스인데, 샬라사람들이 ‘ㄱ자’로 앉아있고, 나는 그 모서리 가운데서 공연을 해야 했기에... 한쪽에 즐거움을 주는 것은 포기해야만 했다. 결국 OB가 많이 앉아 계신 쪽을 향해 공연을 했다. 내 동기들과 YB분들은 내 양면이 다 보여서 시시했을 것이다. 비록 짧은 공연이었지만, 나름대로 파격적인 공연이었다고 생각된다.
선배들의 말로는 샬라 신입생환영회의 전설로 남게 될 거라고 하는데... 난 더 파격적인 신입생을 기대해본다.
Episode 4 「드디어 욱이형 가셨다!?」
태어나서 가장 술을 급하게 마신 날이다. 말실수 때문에 말이다.
집에 일찍 들어가야 할 사람을 아쉽게 먼저 보내고, 남은 사람들끼리 2차를 가게 되었다. 난 내 주량을 몰랐기 때문에 별 부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2차에 갔다. 그러나 내심 많이 마셔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냥 막연히 술에 대한 불안감 같은 걸 지니고 있었다고나 할까? 취할 때까지 마셔본 적이 없으니까 그랬던 것 같다.
이리저리 샬라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가, 욱이형 앞에 앉게 되었다. 1차에서 샬라 사람들이 “문우기! 문우기!”라고 하며 환호성을 형을 모시는 걸 보고, 뭔가 대단한 사람이라는 막연한 동경을 가졌었는데, 내가 그 형 앞에 앉게 된 것이다.
형은 아무렇지 않게 술을 계속 권했다. 그러나 나의 무의식은 ‘절제해야한다!’는 술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엄습해왔다. 그리고 한잔 더... 원샷~
그리고... 형이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기 위해서 자리를 뜨셨다.
그 순간 나의 무의식은 안도감을 입으로 표출했다.
“드디어 욱이형 가셨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욱이 형이 앉아계셨던 의자 뒤에서 고개를 돌려 날 쳐다보셨다. 난...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몹시 당황했다. 그러나 욱이 형은 내 말을 똑똑히 들으셨던 것 같았다.
“방금 뭐라고 했어?”
“아니요... 그게... 아니라... 죄송합니다...”
“잔 들어...”
이렇게 연속 2잔인가 3잔인가 마시고...
그 후에 내 머리는 복잡해져만 갔다. ‘이젠 어쩌나... 동아리라고는 이거 하나 밖에 안 들어왔는데, 뭔가 큰 영향력이 있는 형에게 제대로 찍혀버렸네...’ 이런저런 푸념들이 머리를 채워갔고, 결국 화장실에서 한참 동안 불편한 속을 달랬었던 거 같다.
그리고 죄송스런 마음에 다음날 바로 욱이 형께 정중히 사과드렸었다.
Episode 5 「나중 이야기...」
3차에서 테이블에서 자고 있던 내가 갑자기 사라져버려서 선배들이 놀라고 걱정했다고 한다. 결국 영민이 형이 나를 찾기 위해서 기숙사까지 왔다 갔다고 했다. 나도 어떻게 기숙사로 왔는지... 아직도 미스터리다.
다행이도 그 다음날, 난 말짱한 몸으로 기숙사 침대에서 깨어났다.
3차 피터펜 2층까지 올라간 것까지 기억나고 다른 건 기억이 안 났다. 나중에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영민이 형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했다.
영민이형, 저 때문에 발품 파느라 고생했죠? 미안하고, 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그 일이 있고 4개월이 지난 어느날...
욱이 형과 술을 마실 일이 있었는데, 갑자기 욱이 형께서...
"호건아, 난 아직도 그때 네가 한 말 또렷하게 기억한다. ‘드디어 욱이형 가셨다!’"
라고 말씀하실 때 정말 뜨끔했다. 역시 바로 한잔 들이킬 수 밖에 없었다...
욱이형~ 이젠 잊으실 때도 된 거 같은데^^; 지금까지도 너무 또렷하게 기억하셔서 제가 몹시 민망 했어요~ 그날 일 정말 죄송했어요. 이젠 부디 용서해주시와요~
Episode 6 「Epilogue」
제게 신입생 환영회는 정말 평생 잊지 못할 에피소드들로 가득하네요.
이래서 샬라를 사랑 안 할레야 안할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I Love Shalla Fore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