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저는...

그래도 저는...

잊은 줄 알았는데... 전혀 생각도 안날 줄 알았는데...



정말 많이 사랑했나 봅니다.



그래도, 사랑했기에... 당신이 싫다고 말하는 순간 군말없이 깨끗이 물러나기로 약속했기에...



차마 제 입으로 '당신을 사랑해서 떠난다'는 말을 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사랑했기에...

약속했기에...

당신이 행복하기만을 바랐기에...



저 아닌 다른 사람의 품에 안기어서는 결코 가슴 아파 눈물 짓지 않기를...

저 때문에 고민했을 시간과 혹여 흘렸을 눈물이 영원히 기억나질 않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하렵니다.



만약 이 세상에 신이 있다면,

이렇게 기도하는 제게도, 소원 하나만 들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사람과 똑같은 이름을 지닌 사람을 만나지 않게 해주시길...

그 사람이 사는... 그 사람이 지나치는...

그 사람의 향기가 묻어나는 모든 곳을 제가 비껴가게 해주시길...

그 사람과 눈이, 그 사람과 코가, 그 사람과 입술이, 그 사람과 목소리가 비슷한 사람은

제 눈앞에 안나타게 해주시길...



마지막으로 제가 제발 그 사람에게 전화걸지 못하도록 말려주시길...



진심으로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