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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우리가 있는 그곳이 우리의 사회이고, 우리의 국가고, 모두 우리의 이웃이다.

  2004년 2월 22일 7시 15분경에 새해의 시작도 제대로 못한 한 고귀한 생명의 결정이 승화했다. 죄 없이 세상의 밝음을 느껴보시기 전에 가신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며, 한 고귀한 생명을 무의미하게 소각시킨 사회에 이 글을 올린다.

  2월 중순경에 인터넷에 ‘왕따 동영상’이 떠돌기 시작했다. 일순간 네티즌의 그 날렵한 손놀림에 환상적인 묘기를 부리며 퍼졌다. 그리고 기자에게 좋은 특종으로 잡혔다. 기자는 사건 조사도 제대로 되지 못한 사건을 가져다 ‘포천여중생’사건을 다룰 때처럼 기사를 써냈다. 언론은 더 많은 네티즌의 관심이 쏠릴 수 있도록 촉매제 역할을 했다. 기자의 입장에서는 완벽한 특종이었겠지만, 광기 섞인 네티즌에게는 심심한 참에 적당한 공격루트를 발견한 샘이 되었다. 네티즌의 비난이 ‘왕따 동영상’을 올린 홈페이지로 쏟아졌고 운영자 최 모군은 ‘친구들과 장난으로 한 것이지 왕따는 아니다’라는 해명을 하고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공격루트를 잃은 네티즌은 곧바로 올린 학생의 학교 교장인 윤 교장에게 남은 광기를 표출했다. 교장은 그 사건으로 이미 20일 2년 동안 근무한 학교에 사표를 내고, 21일까지 이틀간 수사를 받았다. 그러던 중에 쏟아지는 비난들까지 힘겹게 들었다. 하지만, 교장. 그 거룩한 자리, 학생을 바르게 인도하는 학교의 총 책임자 솔선수범의 명예와 의무를 가진 교장으로서는 그러한 비난은 결코 보여서는 안 될 치욕스러운 일들이었다. 결국 22일 밤 그는 자신의 왼쪽가슴에 칼을 꽂고 눈을 감았다. 왜, 윤 교장이 죽어야했는가? 그가 죽어야할 만한 죄를 지었나? 모든 책임이 교장에게로 쏟아져야하는가? 언론과 네티즌이 무슨 근거로 그러한 인격적인 모독을 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를 한 고결한 생명을 무가치한 세계로 보낼 수 있는가? 그게 사회고 그게 올바른 관행인가? 그렇다면 그것들을 뒤엎는 이야기를 하겠다.
  교장은 학교를 대표하고 학교 모든 일들을 총괄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으며, 여러 지시를 내릴 수 있는 권한이 있다. 학교의 모든 일이 교장과 교감의 감독 하에 이루어진다. 결제처리를 통해서 검사과정을 거치며 수시로 보고를 받는다. 교장의 역할은 학생들에게 좋은 학교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조성과 학교 운영 및 교사들에게 교육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교장이라는 자리는 학교라는 옷감의 전체적인 패턴을 만드는 디자이너일 뿐, 결코 실을 일일이 짜는 역할을 하는 인물이 아니다.
  학교 내에서 화재와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관리 소홀의 책임을 교장에게 돌린다. 교장이 화재발생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 했다고는 추궁할 수 있으나, 중요한 것은 교장이 화재를 낸 사람은 아니라는 점이다. 과연 학교에서 화재가 발생하는데 교장이 무슨 방법으로 그것을 막을 수 있을까?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은 모든 구역에 ‘화재조심’, 모레와 소화기 설치, 방화 경보기 설치와 소방 훈련 및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정도뿐이다. 이러한 사항은 평소에 다 실시된다. ‘화재조심’은 어디를 가나 눈에 띄는 것이며, 모레와 소화기 또한 설치되어있고, 방화경보기도 학교마다 갖추어져있으며, 안전교육과 소방훈련은 중학생 이상이라면 충분히 습득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소방교육은 주로 연중 1, 2회 실시하는 편이며, 겨울철 조회 때마다 화재조심의 훈화는 있기 때문에 주의당부는 충분히 한 것이다. 물론 이렇나 시행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면 교장의 관리소홀이라 해도 책임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장들은 이미 자신의 소임을 충분히 하고 있다. 만약에 이것이 불충분한 행동이라면 다른 무엇으로 화재를 미연에 막는가? 일일이 돌아다니며 화재를 점검할 수 있는가? 화재를 예측하고 거기서 잠복할 수 있는가? 화재를 일으킬 요인을 예상하고 담배와 양초와 라이터, 성냥 등의 물건들을 싹 없애버리면 되는가? 이는 전혀 효율적인 방화대책이 아니다. 교장이라는 것은 학교 전체의 관리를 하는 것이기에 세부적인 일들은 사실상 각 담당이 최선을 다해서 관리를 해야 한다. 충분히 지도방향을 알려주면 그에 대해 이해하고 그러한 길로 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모든 교사와 행정실 직원, 주사 등의 역할 인 것이다. 결코 교장이 일일이 관리할 책임은 없다는 것이다.
  ‘교장이라는 자리는 원래 모든 학교 내의 책임이 있는 그런 자리다’라고 주장한다면, 그러한 생각은 이미 자신 스스로가 모든 책임을 위로 보내려는 직무 유기죄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 그러한 관행이 너무 짙다. ‘모든 책임은 위에서 내려서 그랬으니까 위에 책임이다’라는 것이다. 이러한 책임회피는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물론, 위에서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그때는 위의 책임이 있는 것이지만, 원단 전체 패턴을 보는 사람이 일일이 실 자체를 놓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그것은 실을 엮는 사람이 잘 짜야 하는 것이다. 이 차이가 바로 교장과 교사차이라고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교사가 맡은 영역의 책임은 교사에게 있지, 그것이 결코 교장의 책임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번 사건의 경우는 교장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시행한 상황에서 만들어지는 패턴 자체는 좋은데, 실이 오래가지 못하고 풀어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는 실의 문제이지 디자인 사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전반에 이러한 문제점이 깔려있다고 보여 진다. 물론, 사회 관행에 대한 시각이 강하다면 이러한 주장은 현실을 모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사고방식이 이미 주입된 상태고 이제는 변화를 모색해야한다는 점에서 개혁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점을 인식해야한다.
  만약 교장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면, 모든 교사들의 오히려 자신이 맡은 학급에 대한 더 약한 의무감과 책임으로 갖게 되고, 각 학교의 교장 직을 꺼리게 될 것이며, 어느 주최의 대표가 된다는 것이 무서운 것이 되는 사회적인 인식이 생길 우려가 있다. 모든 책임이 대표에게로 쏠리기 때문이다. 결코 대표는 그 사안에 대한 인식을 못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 일로 자신이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야한다. 그러면 그럴수록 구성원 개개인의 책임은 대표에서 강하게 작용하므로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고, 이는 직무유기와 직무태만에 근본적인 정신적 원인이 될 수 있다. 결국 한 공동체의 발전 자체가 더디고 대표의 위치의 책임이 너무 무거워서 대표자리의 진취성이 살아질 수 있고, 대표성을 잃어 실 한올한올에 신경쓰다보니, 원단은 튼튼하여도 팔리지 않는 볼품없는 옷감이 되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구성체가 전 사회를 이루는 요소들로 자리 잡으면 사회전반, 국가 전반에 악영향이라는 점이다. 곧, 우리는 이러한 사회를 “나태사회”라고 칭할 수 있다.
  리더는 완벽한 존재도 최고의 존재도 아니다. 최선을 다하고 한 구성체를 위해서 힘쓰는 전체 흐름을 조절하고 이끄는 인물일 뿐이다. 특히 우리나라 사회적으로 대표가 1인이기에 더욱 그게 문제될 수 있다. 그 인물에 의해서 그 단체의 모든 일들이 잘못된 쪽으로 갈 수 있다. 그럴 경우를 구성원들이 예측 못한다면 이미 그 구성체는 대표뿐만 아니라 구성원에게도 책임이 있다. 미리 그러한 예상 결과를 위에 통보해야한다. 패턴 제작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구성원의 의무이기도 하다. 그리고 결코 그러한 보고가 없는 구성체는 지속될 수 없다. 그러므로 대표에게는 진취적 도전이 가능한 자유로운 의식과 전체적인 시각을 갖출 수 있는 충분한 사전 경험과 현장 이해 능력이 요구되고, 그러한 것들과 더불어 구성원들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조율과 보고들이 있어야한다. 그렇다면 결코 모든 책임이 리더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 다에게 맡은 일에 대한 책임이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그 구성체에서 문제가 발생되었을 경우는 일을 담당하고 있던 이의 무능력함일 것이기에 충분한 조사를 거쳐 그 영역을 잘 점검하고, 그러한 일을 통해서 리더는 전체적인 흐름을 다시 조정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책임자 중심이 아닌 총 책임자 중심이 이미 한국에 팽배하므로 주장이 전혀 현실적이지 못 하다는 반박이 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변화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을 떠나서 현실을 직시하면 이러한 방식은 사회 발전에 장애점이다. 엄연히 관리자가 따로 있음에도 그 총 관리자이기 때문에 모든 일에 책임을 가졌다는 것은, 관리자 책임자체를 무의미하게 하는 것으로, 정의로운 책임분배가 아니다. 맡은 일에 대한 책임을 따르면 되는 것이다. 물론 이는 사회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는 전제 하에 나오는 의견이다. 그러나 책임이 각 구성원에게 적절하게 분배된다면 맡은 책임에 대한 철저한 의식은 충분히 갖추어 질 수 있다. 그 책임을 자신이 지는 것임으로 그 일에 만큼은 철저한 자신의 의무가 따르는 것이다. 그럼에도 총 관리자에게 그 문제에게 해결점을 찾는다면, 이는 다른 구성원들에게도 자신이 저런 경우가 생겨도 총 관리자에게 가장 큰 영향이 된다는 것을 인식시키게 된다. 그런 경우 나중에 그 구성원이 관리자가 되는 것을 얼마나 부담스럽게 여길 것이며, 그것이 과연 구성체의 발전에 발전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므로 개개인의 책임에 대한 적절한 분산과 책임 따르는 맡은 일에 대한 해결이 촉구된다.
  하지만 IT최강국이란 한국의 네티즌의 시각은 도대체 어떤 일에 대해 왜 이해를 하려하지 않고, 쏘아 붙이려고만 했는가? 이것이 교장을 죽음으로 모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그러한 일을 행한 네티즌의 책임이 요구된다. 물론, 교장 자신이 관리를 잘 못했다는 자책감에서 그러한 결정을 했을 수도 있으나, 분명한 것은 교장에게는 그러한 자책감이 생길 필요가 없는 사항이라는 점이고, 그러한 감정이 사회의식에서 발생된다는 점에서 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곧 사회의 일원인 네티즌의 경우도 그러한 영향 속에 있으므로 그러한 행동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책임은 사회윤리자체에 있지, 결코 네티즌의 전적인 책임은 아니라고 생각되며, 네티즌의 시각이 변화될 필요성과 발언에 대한 책임이 있음은 지적할 만한 점이다.
  물론, 교사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것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현 사회를 보면, 학교를 다니는 학생의 입장에서 담임교사가 모르는 학급 상황이 얼마든지 있으며, 그것 중에 ‘왕따’는 극히 작은 문제라는 점에서 교사의 관리소홀만으로 여기기는 힘들다. 결국 사전의 시발점은 교사이기에 어쩔 수 없이 사회적인 문제의 책임을 받들게 되는 것이다. 결국, 사회 문제의 희생양이요, 개혁에 대한 재물이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학생들이 짜고, 거짓을 고하게 되면 교사 입장에서는 달리 진실을 알 방법이 없다. 그러한 경우 교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물론, 이번 사건에 교사가 등장하는 동영상 때문에 교사에게 문제해결의 초점이 잡힐 수 있다는 언론의 의견이 있다. 그런 경우 일리가 있다. 하지만, 교사 입장에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음을 통념해서 우리 네티즌과 언론은 그런 것을 감안하여 기사를 쓰고 발언을 했어야 한다. 그렇지 않았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또한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지도 않은 사항을 오해를 살 요인이 있음에도 사회적인 명예손상을 하는 무책임한 언론의 책임은 엄청나다. 물론, 기자의 잘못이다. 그러나 이미 신문을 만들 때 확실한 근거를 갖고 조사가 된 내용을 알려야할 의무가 있다. 이미 진실성을 상실한 기사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언론 자신이 국회의원들에게 “기면 기고 아니면 말고?”이런 문구로 비하를 쏟아 내놓고, 정작 기사들을 쓰는데 언론 스스로가 ‘기면 기고 아니면 말고’의 형식으로 기사를 쓰고 있지 않은가? 국민들에게 그런 식으로 관심을, 주목을 받고 싶은가?
  결국 언론 뿐 만아니라 그것들을 받아들이는 국민들의 현 사회인식에 온정이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충분히 이런 기사를 읽고 생각해볼 수 있는 두뇌가 있으면서 무작정 ‘그동안 교장이 무얼 했느냐?’, ‘담임은 학생지도 안하고 무엇을 했는가?’, ‘그것이 친구로서 할 일이냐?’, ‘교육청은 왕따 막지 않고 무얼 했느냐?’ 이딴 문제 제기만 해놓고 만다. 과연 우리가 그러한 입장이라면 그렇게 우리가 던진 질문에 충분히 대답할 수 있을지는 생각해보도 않는다. 무조건 책임지라는 식의 문제제기는 전혀 해결점이 될 수 없고, 오히려 당사자들에게 엄청난 자책과 사회적 불명예를 주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사회적 왕따’가 아니고 무엇인가? 우리가 왕따에 대한 책임을 물으면서 정작 왕따를 만드는 것이다. 어떻게 된 것인가? 스스로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은 이미 익명성이 보장하니까,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인가? 우리들 스스로에게 세뇌된 좋지 않은 관념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에 대한 무분별한 문제만 제기한다고 해결되는가? 정작 우리의 본연에게도 그러한 관념이 존재함을 인식도 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일들은 대구사건 때도 똑같았다. 언론은 국민들에게 눈물만 짜내 보려고 가식적인 감정길잡이를 해댔고, 나중에 국민들은 언론이 매일 똑같은 내용이라서 지루하다는 이야기를 해댔다. 그 당시 책임을 지는 사람들은 물러났지만, 과연 그 일로 무엇을 배웠는가? 그리고 무엇이 대책으로 나오고 있는가? 안전 불감에 대한 조금의 변화가 일어났는가?
  아무런 변화도 대책도 없이, 그저 사건만 부여잡고 온 국민이 분노하고 세상을 눈물로 뒤덮었을 뿐, 다시 흘리지 않으리라고 다짐하지 못하였다. 언제나 이런 식의 해결은 사회문제로 도출시켜서 문제를 인식한 것만 못한 일이다. 도출이 되었으면, 그에 대한 온 국민이 분노하고 느꼈으면, 이제는 모두가 그것에 대한 해결점을 찾아 통념하여야한다. 그리고 다시는 그러한 눈물과 가슴 아픔을 느끼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해야 한다.
  부디 현 시대의 문제를 모든 책임으로서 위쪽으로 돌리지 말고, 우리 모두에게 있음을 통감하고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눈물 흘리고 슬퍼한 만큼, 그러한 아픔을 따뜻한 마음으로 바꿀 수 있도록 좋은 해결점을 모두가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더 이상 서로에 대한 비하와 서로를 정신적으로 죽이는 일들은 없어야한다. 함께 생각하고 함께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순간 우리 주변은, 우리의 사회고 우리의 국가고 모두가 우리의 이웃이다.




***** 서호건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9-08-0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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