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의 가장 큰 맹점이
결국 '나만 잘하면 된다'는 것 아닌가?
힐링...! 힐링...!? 힐링...?
힐링한답시고 앉혀놓고,
그저 좋은 말로 상대가 힘들어진 원인을
본인 스스로 상기시키게끔 하는 것에 불과하지 않는가?
결론은 자신부터 변해야 한다는 말 아닌가?
세상이 요구하는 사람으로 거듭나라고 요구하는 것 아닌가?
꿈과 목표가 없는 사람이 남보다 소극적이고,
결핍이 없는 사람이 남보다 나태하다고 보는 시각.
그러니, 꿈과 목표를 가지라고?
만약 그런 게 없다면 더 이상 태평하게 놀고 있지 말고,
스스로 결핍한 요소를 만들어내라고?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이들의
이와 같은 독설적인 힐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래도 그들이 남보다 성공했으니까,
얼마든지 그런 말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보는가?
그들만큼이나 열심히 달려온 그들 뒤의 수많은 낙오자들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고 있단 생각은 안 해보는가?
성공은 내가 잘해서 이룬 것이고,
실패는 내가 못해서 벌어진 결과다?
이는 지금까지 자기가 누려온
주변 여건에 대한 망각에서 비롯된
오만한 착각이라고 본다.
피비린내 나는 삶의 전쟁터에서
자기 전우들 다 죽고 혼자 살아남아 돌아와서,
"보라~ 나 홀로 살아 돌아왔다.
내가 살아남았으니 내가 강하고 내가 잘났다."고 외치는
이 병사에게 우리는 "그래, 니가 '갑'이다."며 박수치고
그의 노하우를 살아남는 비책 삼아 새겨듣고 배워야 하는가?
그를 대신해 죽어나간 수많은 전우들은 진정 살아남은 이보다 죽어 마땅했는가?
옛말에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죽는다."고 했다.
열심히 준비해서 잘 될거라 기대한 일도 세상 풍파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고,
대충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쿵짝이 맞아서 대박을 거머쥐기도 하는 것 아니겠는가?
제 아무리 농사를 잘 짓는 사람도,
어찌 올해 농사가 잘 될거라 100% 말할 수 있겠는가?
내일 날씨 하나 제대로 예상치 못하는 것을...
무슨 수로 우리 삶을 보장할 수 있단 말인가?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 것을...
우리가 우리의 삶을 돌아볼 때,
지금까지 무엇을 얼마나 얻었는가를 살피기보다,
하루하루를 무엇을 느끼며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떠올리고
그런 내용을 가지고 서로의 삶을 어루만질 때
돈이 많든 적든, 지위가 높든 낮든, 힘이 있든 없든
사람 대 사람으로서 소통이 가능한 게 아니겠는가?
비록 남보다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을 가지진 못했을지라도
남부끄럽지 않게 떳떳하게 살아온 삶에 뿌듯함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공감적 대화 즉, 인간적인 관심이야말로 지금 사회가 목말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꿈과 목표라...
오늘 하루 꼭 우리 가족을 웃게 만들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도
아침이 행복한 아들바보 딸바보 아빠들이 있다.
오늘 저녁 여자친구와 청계천 걷는 것 하나만 떠올리면서도
한없이 설레여하는 순수한(?) 남자친구들도 있다.
회의 중에 튀어나온 뜻밖의 상관의 칭찬 한마디에
하루 종일 싱글벙글한 풋풋한 신입사원들이 있다.
내 삶을 남보기 좋게 그럴 듯하게 포장하는 것보다,
내용물을 알차게 하루하루 꾸려가는 것이
보다 의미있고 더욱 인간적인 삶이라고 생각하며...
모닝 커피 없는 아침, 나 스스로를 힐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