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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을 맞이하며... 몇 자 적어보려했으나, 이렇게 5월이 되어서야 이어서 쓴다.

그때 쓰려다가 멈췄던 글의 제목은 "봄은... 늘 아름다운가?"


'봄은 늘 아름다운가'하는 질문은 현실과 그 현실을 인식하는 우리의 시선

간의 상관성에 대한 환기를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때때로 뜻하지 않은 행운과 불행이 찾아온다고들 느낀다.

무엇이 행운이고 무엇이 불행일까?


봄은 늘 아름다운가...

사랑을 이제 막 시작한 연인들에게 봄은

화사한 배경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그런 커플들 중에 공교롭게도

한 사람의 삶이 바빠져서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 되면...

봄은 어쩌면... 그 둘에게 서운함과 야속함을 품게 하는

악마의 속삭임될지도 모른다.

이렇게 사랑을 먼저 예로 든 것은 그나마 이해하기 쉬워서이다.


일을 예로 들자면,

이제 막 입사한 신입사원에게 봄은...

뿌듯함과 자랑스러움 그리고 패기 넘치는 자신감으로 활어처럼 팔딱이며

초심자의 행운이 만개한 하루하루 속을 헤엄칠 바다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단맛 쓴맛 짠맛 떫은맛을 두루 본 짬밥 지긋한 사원에겐...

올 해도... 훤히 보인다...

3월엔 무슨 일, 4월엔 또 무슨 일, 그리고 5월엔 또 무슨일...

게다가... 이렇게 최선을 다해서 예측하고 준비해도...

이보다 더 많고 더 어렵고 더 복잡한 일들로 올 봄이 엮이고 엮여 다사다난할 것임을...

씁쓸하게도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탓에 해맑은 하늘에 가려진 우중충한 그림자가 보일지도 모른다.


잔인하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봄은... 봄이다.

누군가에겐 아름다운,

그리고 또 누군가에겐 지독한,


사실... 우리들의... 아니... 적어도 나의 지난 봄들도... 때때로 아름답기도, 눈물 겹기도, 아프기도, 서럽기도 했었다.

봄은 매년 어김없이 찾아봤지만, 내 삶의 봄은 매번 달랐고... 매번 새로웠다.

들판에 핀 꽃들의 색들은 항상 같았지만, 내 일상 속 구석구석은 매번 색달랐다.


지난 겨울 매마른 화분에 물을 주고 또 주며...

내심 나도... 나도... 걱정했다. 연구실에서 기르고 있는 베고니아가 말라비틀어져 죽진 않으려나...

그러나 누가 뭐라하든 지그시 믿음을 가지고 지긋이 기다려 온 나에게...

베고니아는 보답이라도 하듯 활짝 피어 내게 기쁨을 선사해주었다.


덕분에 나의 올 봄이 조금 더 아름다울 수 있어졌다.


일상이 번잡함 속에... 흔들리고, 넘어지고, 당황스러움을 지나치고 마주한 새로운 아침...

나는 꽃에 물을 주며, 스스로를 돌아본다. 나는 지금 오롯이 내 삶에 충실하고 있는가...

작위적인 하루하루를 살고 있진 않는가.

나의 언행에 허세나 위선이 씌이진 않는가.

오늘에 대한 진심 어린 감사함을 음미하고 있는가.

내일을 향한 뜨거운 열정과 사명감을 품고 있는가.


부족하지만,

여전히 어리숙하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돌아보고 있다는 점이다.


하루를,

스스로를,

오늘을,

둘러싸인 주변을,

내일을,

삶의 감사함과 의의를,


겸허하게 모름을 자각하고

하나라도 더 알고자 배우고자

눈과 귀와 마음을 열고

세상을 보고 듣고 느끼며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의 서호건을 향해

뚜벅뚜벅 걷고 있다.


그런 내게 누군가가ㅡ

"봄은 늘 아름다운가~?"라고 묻는다면,

"저는 오늘도 화단에 물을 주고 있습니다."라는 말로 답을 대신하겠다.


그리고ㅡ

매마른 일상을 따뜻하게 적시며... 고백한다.

고맙다고. 아름답게 피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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