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이리도 험난한 삶을 택해서
독하다는 소리까지 들으며 치열하게 사는가...
간혹 나의 삶을 보고 "참 피곤하게 산다."라는 얘길 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에게 되묻고 싶다.
유기농 채소와 농약 가득 먹은 채소....
어느 것을 드시겠습니까?
참고로 유기농 채소는 농약 친 채소보다 크기나 모양이 덜 예쁘고 벌레까지 먹었을 수도 있다.
그런 것까지 감안하고 선택한다하면 어쩌시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면,
유기농을 먹겠다. 유기농을 먹으련다.
그것이 건강한 채소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채소를 먹어야 건강한 신체를 기대할 수 있고,
건강한 신체로부터 건강한 생각을 창안할 수 있고,
건강한 생각이 건강한 마음과 어울릴 것이기 때문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 라는 속담이 있다.
옛날에는 맞는 소리였을지 몰라도,
지금 시대에는 보기 좋은 떡이 몸에 더 안 좋을 수 있다는 게 더 설득력 있게 느껴진다. 이왕이면 다홍치마일 뿐...
그러나 유기농 채소는 손이 많이 간다.
주변에 잡초도 가득하다.
벌해충에도 취약하다.
그렇다. 한 마디로,
말 그대로 키우기 힘들다.
비단 사람을 키우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채소에 농약을 친다는 것은 막강한 공권력이나 힘에 의해 사람을 강제적으로 통제하고 가르치고 쇄뇌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나는 실로 많은 선진국을 비롯해 우리나라 역시 그렇게 기계화되고 획일화된 성실하고 일 잘하는 성인을 양성해내고 있는 과정이 곧 농약으로 사람을 키우는 것에 빗대어질 수 있다고 본다.
반면, 유기농 같은 사람은 어떠한가.
그들은 불안정하다. 일반적인 사회적 시선에서 보면 결점도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실패도 많이 하고, 넘어지기도 많이 하며, 갖은 문제를 삶 속에 끌어들이기 십상이다. 그래, 그래서 사실 그 삶 자체가 볼썽사납다. 결코 닮고 싶지 않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상 살아남기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러나, 그러나, 그러나,
유기농 같은 사람이 병충해를 이겨내고, 잡초 사이에서 잘 돌보아져 성장한다면...
그 결실은 농약 같은 사람이 비할바가 못된다.
신선하고 강하고 실하다. 영양가도 더욱 풍부하다.
그리고 가장 자연스럽다. 친환경적이다.
그래서 건강하다.
건강하다.
유기농 같은 사람.
나는 그런 유기농 같은 사람들이 좋다.
비록 고달픈 삶을 살아가지만, 그 속에서 살아남아 우둑커니 서는 그들의 모습이 그저 좋다.
내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유기농이다.
그래서 내 삶이 다소 피곤스럽게 보여질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내 곁에 두고 싶다. 유기농 같은 사람을 말이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을 대함에 있어서, 어렵지만 힘겹지만 최소한의 농약으로 유기농 농사를 모방하고자 노력한다.
유기농 같은 이들이 많은 조직과 사회가 더욱 건강할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