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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09 19:49

연금술사 - 파울로 코엘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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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Alquimiste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은이) | 최정수 (옮긴이) | 문학동네 | 2001-12-01
공부를 하려는데... 도저히 펜이 잡히질 않았다. 결국 나는 커피 한 잔을 들고 클래식에 빠져있는데... 무언가의 힘이 이끄는 듯한 것을 느끼어 두리번 거리다가, 여러번 읽다가 1/5도 못읽고 놓았던 '연금술사'가 눈에 띄였다. 그래, 공부도 안되는데... 새해 첫날 마음이나 다스리자 하고, 책을 펼쳤다.
한 양치기가 이집트의 피라미드까지 가게 되는 여정의 이야기였다. 제목이 연금술사여서, '화술의 연금술사'라던가 정말 금을 만들어내는 연금술사를 떠올렸는데... 나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
산티아고는 어려서부터 여행을 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아버지께 자신이 바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금화를 받아 양치기가 되어 세상을 여행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양털가게의 딸과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녀를 좋아하게 된다. 그런데 그의 꿈에 두 번이나 똑같이 자신이 피라미드에서 보물을 찾아내는 꿈을 꾸는 것이었다. 이것을 의아하게 여긴 산티아고는 점쟁이에게 꿈 해몽을 부탁했고, 점쟁이는 그가 피라미드에 가게 되고 보물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당장은 복채를 받지 않겠지만 나중에 보물을 찾게 되면 그 보물의 1/10을 자신에게 달라고 했다. 산티아고는 고심에 빠졌다. 과연 그것이 집시의 교활한 거짓말인지 아니면 진짜 자신의 미래에 대한 표지인지 말이다. 그러던 그에게 나타난 한 호기심 많은 노인이 그에게 ‘우밈과 툼밈’을 건네주면서 그가 보물을 찾으러 나서게 부추기게 되고, 그는 그 노인이 왕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의 말에 따라 길을 떠난다. 그러나 양을 팔고 받은 돈을 어떤 한 남자에게 맡겼다가 잃게 된다. 그는 외딴 곳의 시장 한복판에서 좌절감을 느꼈다. 그러나 그 좌절을 잊고, 돈을 모아야한다는 일념으로 크리스탈 가게서 열심히 일을 하여 1년 만에 양을 팔고 받은 돈의 2배에 집까지 살 수 있는 큰돈을 벌게 되었다. 그는 잠시 다시 양치기로 돌아갈까 생각했지만, 절대 여행을 포기하지 말라는 늙은 왕의 말을 되새기며, 굳은 마음으로 여행길에 오른다. 사막을 건너는 중에 그는 한 영국인과 낙타몰이꾼과 친해지고 많은 이야기 속에서 스스로 자연의 정기를 느끼게 되고, 신이 주는 지표를 가슴으로 느낄 줄 알게 된다. 그러나 그들 앞에 여행을 장애가 생겼다. 부족 간의 전쟁 때문에 여행을 계속할 수가 없게 된다. 그들은 오아시스가 있는 흰 천막의 마을을 찾게 되고 그 지역은 중립지역이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말에 다들 머무르게 된다. 산티아고는 그곳에서 파티마라는 한 여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는 직감적으로 운명의 인물임을 느끼게 되고, 그녀 또한 그에게서 사랑을 느낀다. 그러던 중 그는 자신의 예지로 분명 이 지역에 군사들이 쳐들어 올 것을 짐작한다. 그는 부족장에게 그 사실을 말하였다. 부족장의 산티아고의 목숨을 걸고 그의 말을 믿고 군사들을 배치시켰다. 그리고 기다렸다. 과연 산티아고의 말대로 군사들이 중립지대를 침범하여 공격해왔다. 준비한 부족의 군사들은 그들을 포위하여 대장만 남기고 모두 죽였다. 적의 대장은 자신의 부족이 너무도 궁핍하여 어쩔 수 없이 오아시스 하나를 점거해야만 했음을 이유로 댔지만, 나무에 목이 매달려 죽었다. 산티아고는 그 후 연금술사를 찾아가게 되고, 연금술사는 자신과 산티아고의 만남을 이미 알고 있었고, 앞으로 자신들은 피라미드를 향해 함께 가야 됨 또한 알고 있었다. 둘은 전쟁 중임에도 불구하고 피라미드를 향해 갔다. 가는 길에 어떤 족의 군사들에게 끌려가 사령관을 만나는 위험도 있었지만, 산티아고는 사막과 바람과 해와 대화를 하면서 자신의 자연과의 연계성을 군사들에게 보여 둘은 풀려났다. 그리고 그는 피라미드에 무사히 도착하고 그곳에서 보물을 찾게 된다. 그리고 파티마에게 돌아가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그다지 복잡하지 않은 단순한 스토리라서 모든 장면의 이야기가 선명하게 머리에 떠오른다. 그렇지만 굳이 인간이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위해서 복잡하고 심오한 진리를 어떠한 스토리에 내포시켜야 할 필요는 없다. 이 단순한 이야기가 삶의 진리를 충분히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에게는 항상 추구하고자 하는 꿈이 있다. 하지만 그 꿈들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많은 선택과 그 작은 일들의 성공과 좌절 때로는 고지 바로 앞에서 무너지는 절망적 비극도 있다. 그 모든 것이 삶의 일부이고, 그것들이 우리 내면을 보다 고지에 당당히 오를 수 있는 자격을 갖도록 가르침을 선사한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존재들은 모두 존재의 이유가 있으며, 우리가 어떤 꿈을 이루고자 열정으로 삶에 임할 때 그 모든 존재들이 우리에게 힘이 되고 삶의 표지가 되어 실현의 길로 인도한다는 것은 지극히 단순하고 당연한 이야기 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항상 단순하고 쉬운 것을 경시하고 오히려 큰 것을 향한 높은 야망 속에서 지쳐 포기하기 십상인 것이다.
파울로 코엘류는 우리가 우리의 삶의 존재성을 인정하고 꿈에 대한 큰 야심과 노력을 갖고 소신껏 개척해내지 못하고 타의 관점을 의식한 삶 속에서 있다면, 결코 우리는 스스로가 바라는 삶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임을 말한다. 내가 하고자 하는 꿈을 향한 도전에 소신을 갖고 좌절과 절망에서 벗어서 희망과 기대를 갖고 삶을 지향할 때, 우리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처럼 우주 만물의 염원과 손길에 힘입어 꿈을 현실로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여 할 것임 부탁하고 있는 것 같다.
이야기 중에 참 좋은 구절이 많았다.

‘이 바람에는 미지의 것들과 황금과 모험, 그리고 피라미드를 찾아 떠났던 사람들의 꿈과 땀냄새가 배어 있었다. 산티아고는 어디로든 갈 수 있는 바람의 자유가 부러웠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자신 역시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는 사실을. 떠나지 못하게 그를 막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 자신말고는.’ p. 56

‘명심하게. 사랑은 어떠한 경우에도, 자아의 신화를 찾아가는 한 남자의 길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네.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것은 만물의 언어를 말하는 사랑, 진정한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지.’ p.197

‘아무 말도 하지 말아요.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일 분, 사랑에 이유는 없어요.’ p. 200

‘고통 그 자체보다 고통에 대한 두려움이 더 나쁜 거라고 그대의 마음에게 일러주게. 어떠한 마음도 자신의 꿈을 찾아나설 때는 결코 고통스러워하지 않는 것은, 꿈을 찾아가는 매순간이란 신과 영겁의 세월을 만나는 순간이기 때문이라고 말일세.’ p. 212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도전은 언제나 ‘초심자의 행운’으로 시작되고, 반드시 ‘가혹한 시험’으로 끝을 맺는 것이네.’ p.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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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건^^ 2005.09.21 22:17
    몇일 전에 또 읽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 시간나면 그때 기분을 적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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