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이 소설을 번역한 유유정씨가 쓴 말이 있다.
"그걸 외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일종의 성적인 억압 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네티즌 비평의 글을 보면, 그들이 과연 저 말을 읽고 그런 말을 하는걸까?
아직 다 읽지 않아서 얼마나 그러한 묘사가 두드러지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만... 그게 이 소설을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한 그 네티즌의 시각이 놀랍다. 그게 중요한건 아닌것 같은데...
하지만, 몇일전 나에게 이 책을 권한 친구의 입에서도... 너무 적나라했다라는 말뿐이었고, 그 옆에 있던 친구는... "내 친구는 너무 시시하다고 했는데..."라고 했다.
나는 읽어보지 않았고, 여자들의 그런 반응에... "과연 어느정도가 적나라한거고 시시한건지... 꼭 읽어봐야겠는걸~"하면서 웃어 넘겼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건 생각보다... 중요한 관점인 것 같다. 그만큼 사람의 통찰력과 이해력이 내용에 대한 견해를 말하는 것의 기본적 바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이 책의 15%를 읽은것 같다... 그러면서도 많은 생각에 잠긴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보니... 밑줄도 마음대로 못긋고 낙서도 못한다. 어쩔 수 없이 별도로 쓰는 다이어리 여백에 중요한 내용을 써놓는다.
내가 돈이 많다면, 내가 읽으려는 책은 모두 다 사서... 마음대로 밑줄긋고 낙서를 하고 싶다.
로또에 당첨되면... 평생 마음껏 원하는 책을 사고... 내가 아는 지인들에게 그들에게 어울릴만한 책을 마음껏 사주고 싶다라고 말하면 어떻게 생각할까???
문득... 나는 책을 사기 위해서 돈을 벌어야할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과... 그 투자가 결국 나에게 더 큰 돈을 가져다 주진 않을까 하는 작은 허영적 욕심도 떠올렸다.
음... 각설하고... 난 이 책에서의 초점을 아직 모른다. 계속 읽어가면... 새벽 즈음해서 다 읽을 것 같지만...
낼 아침 마지막 기말고사 교양시험이 있다.
어제 캐드시험은... 하늘이 도운건지... 한 문제 빼고...다 풀었다.(그리고 푼것 중에 한문제는 정확하지 않았다.)
이제 셤 공부를 하려고... 숯팩을 얼굴에 하고 20분 정도만 더 책을 읽었다.
그리고 책을 덮고... 샤워실에 가서 샤워를 하는데...
너무도 너무도 자연스럽게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지나갔다... 그리고 정말... 놀라운건... 내 머릿속에서 몇명인지는 모르겠다. 하여간 다양한 화자가 각기 여러 주장을 내세우며... 논제를 만들어냈다.
나는 그 논제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바로 샤워를 마치고 얼른 방으로 돌아와... 노트북의 전원을 눌러놓고, 별도로 쓰고 있는 다이어리에... 열심히 펜을 굴렸다. 잊혀질까봐...
별게 아닐지도 모르지만... 왠지 이러한 질문이 본질적이고 원초적이라고 생각되어진다.
사랑의 필요조건 혹은 충분조건 아니면 필요충분조건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과연 내가 한 때 사랑했던 여자들은 무엇 때문에 사랑했던 걸까? 무엇이 나를 사랑이라고 말할 것으로 빠져들게 했는가?
여자뿐만 아닌 삶 속의 일에 대한 애정과 열정... 과연 나는 무엇 때문에 어찌하여 그것들에 내 정신을 집중하고 노력했는가?
그리고... 진정한 조언이란... 무엇인가?
내가 항상 남들에게 구하려 했던 조언이라는건... 과연 어떤 것이었고, 받아들인 조언이 있었는가?
결국 다들 남들이 조언이랍시고 말하면... 속으로 '날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그게 아니라구!!!'라고 생각하면서, 고마운 마음에 "그래, 네 말이 맞는거 같아..."라고 하지 않는가...????
아니... 진짜 조언은... 물어보는 문제에 봉착해 있는 사람 스스로가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을 용기와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남은 절대로... 심지어 자신의 부모도... 그 자신을 알지 못한다. 가장 자신을 잘 아는것도 자신이며, 그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 또한 자신 뿐이다.
아무리 좋은 방법이랍시고 일러줘도, 우린 우리가 하기 싫으면 결국 안한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고 갈망해지면, 무슨 일이라고 하게 된다. 그게 용기고 의지다. 결국 혼자와의 싸움이다.
그래서 진짜 조언은 그 혼자와의 싸움에 도전할 수 있도록 갑옷과 무기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은... 당사자가 알아서 할 문제다.
그 사람의 능력에 달려있다. 노력해서 무기를 잘 다룰 줄 알고, 갑옷으로 공격을 잘 막을 줄 알면... 그는 자신의 문제와 싸워 이길 수 있다.
그럼 그 도전 자체를 부추긴 조언은 성공한 것이다.
절대로 그 싸움에 다른 사람이 대신해서 자신의 무기를 들고 싸울 수 없다. '과연 다른 사람은 어떻게 저 무시무시하고 사나운 괴물과 싸울까?'하는 생각으로, 자신의 무기를 다른 사람에게 살짝 건네면... 그 순간 그 괴물은 사라진다. 그리고 새로운 자신이 보지 못한 다른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괴물과의 전투모습만 그것도 흐릿하게 보일 뿐이다.
음...
내가 어떤 사람을 알아가고 앎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느끼는 그 사람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했다.
남들이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든, 세상이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든 나랑은 아무런 상관이없다.
간단하게 우린 그걸 '선입관', '편견' 이라고 부른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나오는 말은, 아주 아주 단편적인 그리고 한 개인의 짧은 견해일 뿐이다. 이 세상에서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고 인정받는 사람들도 어떤 사람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게 또 인간이 지닌 묘미가 아니겠는가? 하물며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 하는 말들은... 그 말을 거쳐서 어떤 사람을 바라본다는건... 정말 바보같은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자기 눈을 스스로가 믿지 못하고, 남에게 자신의 눈과 의식을 의지하는 것이니까... 그게 눈뜬 봉사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많은 사람들이 "편견을 버리고 세상을 보라", "사람을 만남에 있어서 선입관을 갖지 마라"라고 하는데... 젠장... 누가 그 말 뜻을 몰라서 그렇게 안할까?
그건 스스로가 느끼지 못해서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다. 모든 문제는 세상에 있는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그런 조언 따위는 인간이 자신을 변화시키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스스로가 '그래서 그런 말을 하는구나'라고 내가 지금 느끼는 이 순간의 감정과 같은 걸 느낄 때...
비로소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의 문을 열고 삐뚤어진 시각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바라보지 않는다고 해서 우린 그 누구도 나무랄 수 없다. 어디까지나... 그 개개인의 문제이고, 그 결과도 그 개개인에게 돌아갈 뿐이니까...
결국은 아는게 다가 아니다. 그걸 실천하기 위해서는... 왜 그래야 하는데? 하는 물음에 대한 정확한 답을 머리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이... 이해해야 한다.
그것이 정말 아는 것이고, 그래야 아무 생각 안하고도 자연스럽게 그것을 행하게 되고, 그런 향기를 주변으로 뿜어내게 되는 것이다.
왜 책이라는게 사람을 바꾸는 큰 힘을 주는걸까?
책은 진짜 조언을 할 줄 안다.
독자는 갈망한다. 이 책에서 무언가 얻기를... 그리고 자신을 변화시키기를... 물론 쾌락을 위한 책도 많다. 하지만 그 쾌락이 자신에게 주는 자극과 그 자극이 자신을 바꿔가는 것을 즐긴다면, 그것 또한 독자의 갈망을 충족시키는 일이 된다.
여하튼 나는 쾌락 이전에 나를 이해하는데, 인간의 삶 즉, 인생이라는 것을 이해하는데, 나의 변화라는 것들에 초점을 놓고 있다.
그리고 훌륭한 조언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책은 독자를 강요하지도 설득하지도 않는다.
단지 이야기 한다.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그걸 읽으면서 우린... 생각한다. 왜... 그리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 두근거리는 진동이 소리를 낸다... 그리고 가슴에 새겨진다. 무언가가...
그게 감동이고, 그게 카타르시스고 희열이다. 그로부터 진정한 조언을 독자 스스로가 얻게 된다.
그리고 인간은 변하게 되는 것이다.
책 한권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건 그런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언제나 독자 스스로의 주도성과 능동성이다. 갈망만 있어서는 안된다. 충분한 통찰력과 이해력이 있을 때 가슴이 열린다.
어디까지나 조언이라는건... 듣는, 읽는 당사자 스스로의 용기와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니까 말이다.
내가 지금 또 무슨 말을 하는거지... 여하튼 생각이 무지무지 많이 스쳐가고... 정리해가고 있다.
나는 뭐지?
라는 물음에 대한 출발은 했는데, 아직 한발짝 밖에 가지 못했다. 문득, 나는 세상이 인정하는 87년도 출생으로써의 나이 이상의 정신을 갖기 위해서 책을 읽어왔다는 생각을 해본다.
남들에게 특히 어른들에게 무시 받고 싶지 않았다.
어른들이 항상 "너흰 몰라... 아직 어리잖아..."라고 말하는게 너무도 싫어서... 나도 알아... 더 많은 세상이, 당신이 평생 경험한 일생보다 더 오랜 이야기를 책들이 알려주고 있어...
당신이 알고 있는 삶의 경험 이상의 것을 나는 책에서 얻어가고 있다구!!! 라며...
내가 고민에 차고, 무기를 필요로 할때... 나는 책을 들어온것 같다.
그리고 책을 읽고나선... 좀더 커버린 내 이성에 대한 충만감에 행복해 했던것 같다.
그리고 지금... 세상은 나를 20살로 바라보는 지금... 20번째 생일을... 보름 앞둔 지금...
나는 20살이라는 딱지를 보이고 싶지 않고, 남들에게 20살이라는 것을 가린체... 나 '서호건'이라는 한 인간 자체를 인식하도록 나를 키우고 싶다.
나를 처음 보고 나와 대화를 나눈 뒤에... "20살? 말도 안되... 네가 정말 20살이라고?"라고 놀라는 사람들의 눈빛을 보고 싶어진다. 이건 단순한 욕구가 아니다. 불만이다.
세상은 보편적인 관점에서 사람들을 본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극복하는것 역시 내가 그들을 나무라고 답답하게 볼 것이 아니라, 누가봐도 그 관점 자체를 20살이라고는 볼 수 없도록 나 자신을 만드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된다.
인간 대 인간... 항상 내가 추구하는 것은 이것이다. 다른 것은 아무 필요가 없다.
어차피 너나 나다 다를 바 없는... 태어나서 몇십년 살다가 죽을... 똑같은 인간이다. 굳이 분류해서 바라보고 이해할 필요가 없다. 그건 한 인간을 이해하는데 매우 거추장스러운 것이며, 진실되게 다가설 수 없는 것이다.
음... 핸드폰을 꺼놓은지... 4일째...
문득... 내일 만나고 싶은 사람이 생각났고, 물론 몇일 전부터 계속 생각해온 거지만...
그리고 주말에 영화를 같이 보고 싶은 사람이 떠올랐다...
그런데, 아직 나는 준비가 안되었다.
즉흥적인 만남으로 끝나고 싶지 않은 작은 바람 때문에... 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데... 음... 그래도 나처럼 이런 고민에 휩싸여보았거나... 어쩌면 지금 그러고 있을지도 모를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는 싶지만...
음...
모르겠다. 아직은 내 자신을 깨끗하게 정리하지 않아서, 두렵고, 이해받지 못할 것 같아서 무모해진다.
생각 중이다.
생각 중...
너무 깊이 진지해지지 않으려고 하는데...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 지극히 평범한 한 인간인데... 그런데, 그냥 평범한건 아니거든... 항상 색다른 것을 추구하고, 변화를 즐기고, 나 자신을 성찰하고, 내면의 나와 대화를 나누고 전쟁을 치르는 걸 좋아하면서 평범할 뿐이다.
그게 내가 말한 보편성을 고려한 개성이다.
오로지 개성만으론 존재할 수 없다. 우린 인간이고 현재의 인간은 공동집단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 12시가 넘었다. 이제 공부를 시작하련다.
이 소설을 번역한 유유정씨가 쓴 말이 있다.
"그걸 외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일종의 성적인 억압 상태에 빠져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네티즌 비평의 글을 보면, 그들이 과연 저 말을 읽고 그런 말을 하는걸까?
아직 다 읽지 않아서 얼마나 그러한 묘사가 두드러지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만... 그게 이 소설을 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한 그 네티즌의 시각이 놀랍다. 그게 중요한건 아닌것 같은데...
하지만, 몇일전 나에게 이 책을 권한 친구의 입에서도... 너무 적나라했다라는 말뿐이었고, 그 옆에 있던 친구는... "내 친구는 너무 시시하다고 했는데..."라고 했다.
나는 읽어보지 않았고, 여자들의 그런 반응에... "과연 어느정도가 적나라한거고 시시한건지... 꼭 읽어봐야겠는걸~"하면서 웃어 넘겼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건 생각보다... 중요한 관점인 것 같다. 그만큼 사람의 통찰력과 이해력이 내용에 대한 견해를 말하는 것의 기본적 바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이 책의 15%를 읽은것 같다... 그러면서도 많은 생각에 잠긴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다 보니... 밑줄도 마음대로 못긋고 낙서도 못한다. 어쩔 수 없이 별도로 쓰는 다이어리 여백에 중요한 내용을 써놓는다.
내가 돈이 많다면, 내가 읽으려는 책은 모두 다 사서... 마음대로 밑줄긋고 낙서를 하고 싶다.
로또에 당첨되면... 평생 마음껏 원하는 책을 사고... 내가 아는 지인들에게 그들에게 어울릴만한 책을 마음껏 사주고 싶다라고 말하면 어떻게 생각할까???
문득... 나는 책을 사기 위해서 돈을 벌어야할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과... 그 투자가 결국 나에게 더 큰 돈을 가져다 주진 않을까 하는 작은 허영적 욕심도 떠올렸다.
음... 각설하고... 난 이 책에서의 초점을 아직 모른다. 계속 읽어가면... 새벽 즈음해서 다 읽을 것 같지만...
낼 아침 마지막 기말고사 교양시험이 있다.
어제 캐드시험은... 하늘이 도운건지... 한 문제 빼고...다 풀었다.(그리고 푼것 중에 한문제는 정확하지 않았다.)
이제 셤 공부를 하려고... 숯팩을 얼굴에 하고 20분 정도만 더 책을 읽었다.
그리고 책을 덮고... 샤워실에 가서 샤워를 하는데...
너무도 너무도 자연스럽게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지나갔다... 그리고 정말... 놀라운건... 내 머릿속에서 몇명인지는 모르겠다. 하여간 다양한 화자가 각기 여러 주장을 내세우며... 논제를 만들어냈다.
나는 그 논제들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바로 샤워를 마치고 얼른 방으로 돌아와... 노트북의 전원을 눌러놓고, 별도로 쓰고 있는 다이어리에... 열심히 펜을 굴렸다. 잊혀질까봐...
별게 아닐지도 모르지만... 왠지 이러한 질문이 본질적이고 원초적이라고 생각되어진다.
사랑의 필요조건 혹은 충분조건 아니면 필요충분조건이 있는가, 있다면 무엇인가?
과연 내가 한 때 사랑했던 여자들은 무엇 때문에 사랑했던 걸까? 무엇이 나를 사랑이라고 말할 것으로 빠져들게 했는가?
여자뿐만 아닌 삶 속의 일에 대한 애정과 열정... 과연 나는 무엇 때문에 어찌하여 그것들에 내 정신을 집중하고 노력했는가?
그리고... 진정한 조언이란... 무엇인가?
내가 항상 남들에게 구하려 했던 조언이라는건... 과연 어떤 것이었고, 받아들인 조언이 있었는가?
결국 다들 남들이 조언이랍시고 말하면... 속으로 '날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그게 아니라구!!!'라고 생각하면서, 고마운 마음에 "그래, 네 말이 맞는거 같아..."라고 하지 않는가...????
아니... 진짜 조언은... 물어보는 문제에 봉착해 있는 사람 스스로가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을 용기와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남은 절대로... 심지어 자신의 부모도... 그 자신을 알지 못한다. 가장 자신을 잘 아는것도 자신이며, 그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 또한 자신 뿐이다.
아무리 좋은 방법이랍시고 일러줘도, 우린 우리가 하기 싫으면 결국 안한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고 갈망해지면, 무슨 일이라고 하게 된다. 그게 용기고 의지다. 결국 혼자와의 싸움이다.
그래서 진짜 조언은 그 혼자와의 싸움에 도전할 수 있도록 갑옷과 무기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은... 당사자가 알아서 할 문제다.
그 사람의 능력에 달려있다. 노력해서 무기를 잘 다룰 줄 알고, 갑옷으로 공격을 잘 막을 줄 알면... 그는 자신의 문제와 싸워 이길 수 있다.
그럼 그 도전 자체를 부추긴 조언은 성공한 것이다.
절대로 그 싸움에 다른 사람이 대신해서 자신의 무기를 들고 싸울 수 없다. '과연 다른 사람은 어떻게 저 무시무시하고 사나운 괴물과 싸울까?'하는 생각으로, 자신의 무기를 다른 사람에게 살짝 건네면... 그 순간 그 괴물은 사라진다. 그리고 새로운 자신이 보지 못한 다른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괴물과의 전투모습만 그것도 흐릿하게 보일 뿐이다.
음...
내가 어떤 사람을 알아가고 앎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느끼는 그 사람의 모습이라는 생각을 했다.
남들이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든, 세상이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든 나랑은 아무런 상관이없다.
간단하게 우린 그걸 '선입관', '편견' 이라고 부른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나오는 말은, 아주 아주 단편적인 그리고 한 개인의 짧은 견해일 뿐이다. 이 세상에서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고 인정받는 사람들도 어떤 사람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게 또 인간이 지닌 묘미가 아니겠는가? 하물며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 하는 말들은... 그 말을 거쳐서 어떤 사람을 바라본다는건... 정말 바보같은 태도가 아닐 수 없다. 자기 눈을 스스로가 믿지 못하고, 남에게 자신의 눈과 의식을 의지하는 것이니까... 그게 눈뜬 봉사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많은 사람들이 "편견을 버리고 세상을 보라", "사람을 만남에 있어서 선입관을 갖지 마라"라고 하는데... 젠장... 누가 그 말 뜻을 몰라서 그렇게 안할까?
그건 스스로가 느끼지 못해서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것이다. 모든 문제는 세상에 있는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있는 것이다.
그런 조언 따위는 인간이 자신을 변화시키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스스로가 '그래서 그런 말을 하는구나'라고 내가 지금 느끼는 이 순간의 감정과 같은 걸 느낄 때...
비로소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의 문을 열고 삐뚤어진 시각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바라보지 않는다고 해서 우린 그 누구도 나무랄 수 없다. 어디까지나... 그 개개인의 문제이고, 그 결과도 그 개개인에게 돌아갈 뿐이니까...
결국은 아는게 다가 아니다. 그걸 실천하기 위해서는... 왜 그래야 하는데? 하는 물음에 대한 정확한 답을 머리 뿐만 아니라 몸과... 마음이... 이해해야 한다.
그것이 정말 아는 것이고, 그래야 아무 생각 안하고도 자연스럽게 그것을 행하게 되고, 그런 향기를 주변으로 뿜어내게 되는 것이다.
왜 책이라는게 사람을 바꾸는 큰 힘을 주는걸까?
책은 진짜 조언을 할 줄 안다.
독자는 갈망한다. 이 책에서 무언가 얻기를... 그리고 자신을 변화시키기를... 물론 쾌락을 위한 책도 많다. 하지만 그 쾌락이 자신에게 주는 자극과 그 자극이 자신을 바꿔가는 것을 즐긴다면, 그것 또한 독자의 갈망을 충족시키는 일이 된다.
여하튼 나는 쾌락 이전에 나를 이해하는데, 인간의 삶 즉, 인생이라는 것을 이해하는데, 나의 변화라는 것들에 초점을 놓고 있다.
그리고 훌륭한 조언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책은 독자를 강요하지도 설득하지도 않는다.
단지 이야기 한다.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그걸 읽으면서 우린... 생각한다. 왜... 그리고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 두근거리는 진동이 소리를 낸다... 그리고 가슴에 새겨진다. 무언가가...
그게 감동이고, 그게 카타르시스고 희열이다. 그로부터 진정한 조언을 독자 스스로가 얻게 된다.
그리고 인간은 변하게 되는 것이다.
책 한권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건 그런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건 언제나 독자 스스로의 주도성과 능동성이다. 갈망만 있어서는 안된다. 충분한 통찰력과 이해력이 있을 때 가슴이 열린다.
어디까지나 조언이라는건... 듣는, 읽는 당사자 스스로의 용기와 의지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니까 말이다.
내가 지금 또 무슨 말을 하는거지... 여하튼 생각이 무지무지 많이 스쳐가고... 정리해가고 있다.
나는 뭐지?
라는 물음에 대한 출발은 했는데, 아직 한발짝 밖에 가지 못했다. 문득, 나는 세상이 인정하는 87년도 출생으로써의 나이 이상의 정신을 갖기 위해서 책을 읽어왔다는 생각을 해본다.
남들에게 특히 어른들에게 무시 받고 싶지 않았다.
어른들이 항상 "너흰 몰라... 아직 어리잖아..."라고 말하는게 너무도 싫어서... 나도 알아... 더 많은 세상이, 당신이 평생 경험한 일생보다 더 오랜 이야기를 책들이 알려주고 있어...
당신이 알고 있는 삶의 경험 이상의 것을 나는 책에서 얻어가고 있다구!!! 라며...
내가 고민에 차고, 무기를 필요로 할때... 나는 책을 들어온것 같다.
그리고 책을 읽고나선... 좀더 커버린 내 이성에 대한 충만감에 행복해 했던것 같다.
그리고 지금... 세상은 나를 20살로 바라보는 지금... 20번째 생일을... 보름 앞둔 지금...
나는 20살이라는 딱지를 보이고 싶지 않고, 남들에게 20살이라는 것을 가린체... 나 '서호건'이라는 한 인간 자체를 인식하도록 나를 키우고 싶다.
나를 처음 보고 나와 대화를 나눈 뒤에... "20살? 말도 안되... 네가 정말 20살이라고?"라고 놀라는 사람들의 눈빛을 보고 싶어진다. 이건 단순한 욕구가 아니다. 불만이다.
세상은 보편적인 관점에서 사람들을 본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극복하는것 역시 내가 그들을 나무라고 답답하게 볼 것이 아니라, 누가봐도 그 관점 자체를 20살이라고는 볼 수 없도록 나 자신을 만드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된다.
인간 대 인간... 항상 내가 추구하는 것은 이것이다. 다른 것은 아무 필요가 없다.
어차피 너나 나다 다를 바 없는... 태어나서 몇십년 살다가 죽을... 똑같은 인간이다. 굳이 분류해서 바라보고 이해할 필요가 없다. 그건 한 인간을 이해하는데 매우 거추장스러운 것이며, 진실되게 다가설 수 없는 것이다.
음... 핸드폰을 꺼놓은지... 4일째...
문득... 내일 만나고 싶은 사람이 생각났고, 물론 몇일 전부터 계속 생각해온 거지만...
그리고 주말에 영화를 같이 보고 싶은 사람이 떠올랐다...
그런데, 아직 나는 준비가 안되었다.
즉흥적인 만남으로 끝나고 싶지 않은 작은 바람 때문에... 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데... 음... 그래도 나처럼 이런 고민에 휩싸여보았거나... 어쩌면 지금 그러고 있을지도 모를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는 싶지만...
음...
모르겠다. 아직은 내 자신을 깨끗하게 정리하지 않아서, 두렵고, 이해받지 못할 것 같아서 무모해진다.
생각 중이다.
생각 중...
너무 깊이 진지해지지 않으려고 하는데...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 지극히 평범한 한 인간인데... 그런데, 그냥 평범한건 아니거든... 항상 색다른 것을 추구하고, 변화를 즐기고, 나 자신을 성찰하고, 내면의 나와 대화를 나누고 전쟁을 치르는 걸 좋아하면서 평범할 뿐이다.
그게 내가 말한 보편성을 고려한 개성이다.
오로지 개성만으론 존재할 수 없다. 우린 인간이고 현재의 인간은 공동집단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 12시가 넘었다. 이제 공부를 시작하련다.
-> 그럼 우린 그 순간에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던 것일까? 왜 그 초점에 대한 기억은 사라지는 것일까?
보이지 않는 깊고 어두운 우물이 있어.... 그러니까 제대로 된 길을 걸어야 해.
-> 과연... 한해에 한 두명씩 꼭 빠져죽는 다는 그 우물 때문에, 그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제대로 된 길을 걸어야 해? 그런데 왜 어떤 사람은 그 제대로 된 길을 걷지 않아도 되는건데? '와타나베'가 상징하는건 어떤 사람인데?
내 인생이란게 도대체 무엇인가? 이 여자를 돌보는 일 뿐이란 말인가?
-> 음... 누군가를 위해서 사는 것에 대한 회의감? 나는 왜 지금 누군가를 위해서 살고 싶어 하는거지? 그와 나의 차이는 뭘까?
오늘 몇일전에 광섭이 친구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 이야기를 조금 하다가 다시 책을 읽는데, "나를 꼭 기억해 주었으면 해"라는 나오코의 두번째 부탁이 눈에 들어왔다.
-> 광섭이의 이야기를 안들었다면, 첫번째 부탁처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스쳐갔을 말인데, 광섭이의 이야기를 듣고... 광섭이라 했던 말... "근데, 내 친구들이나 나나 똑같이 생각하는건... 그 친구가 죽었는데도... 우린 다음날 다들 시험보러 학교에 왔고... 결코 세상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거야..." 이 말이 계속 머릿속을 떠도는 건 왜인가? 나는 죽음을 전혀 두려워 하지 않는 사람인데... 문득, 아주 문득... 그리고 살짝... '죽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을 해봤다.
모든 사물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것, 모든 사물과 나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둘 것
-> 최근에 내가 생각했던 삶의 방향과 조금 비슷하다.
죽음은 삶의 대극(對極)으로써가 아니라 그 일부로 존재하고 있다.
-> 대극...?
심각해진다는 것이 반드시 진실에 가까워지는 것과 같은 뜻은 아니라는 것을, 나는 어슴푸레하게나마 알고 있었다.
-> 음... 왠지 나를 향해 누군가 외치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남과 같은 걸 읽고 있으면, 남과 같은 생각 밖엔 못하게 돼
-> 음... 그래... 평범해 지는건 죄악이야... 그런데, 보편성을 상실하는건 어떻게 생각하는데???
------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읽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