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서울대생 1년 가르치려면 1500만원이 넘게 든다는 기사를 읽고, 사립대는 2000만원을 뛰어넘는다는 말에...
한양대도 사립대니까...
나는 작년한해 얼마나 들었는지 계략적으로 계산해봤다.
입학 등록금 80만원
1학기기숙사비 60만원
1학기 등록금 400만원
하계기숙사비 40만원
일본여행비 70만원
2학기 등록금 400만원
2학기기숙사비 60만원
동계기숙사비 40만원
용돈 50만원*12개월=600만원
합계1750만원
눈시울이 붉어졌다.
1800만원...
문득 스쳐가는 사람이 있었는데, 정완이 형이었다.
그토록 기숙사에 있고 싶어 하고, 악착같이 과외 구해서 학비 마련하는 형이 생활에 별 감동이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힘들게 공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기숙사에서 떨어져서 근처 고시원에서 생활하신다.
하...
세상 참... 어의없게도...
연봉이 3천만원 겨우 넘는 사람들은 자식들이 대학가면 어떻게 뒷바라지를 하실지... 정말 장난이 아닌것 같다...
문득 스쳐가는 사람이 한 명더 있다. G. G. H.
궁금하다.
문득.... 정말 문득... 본능적인 끌림이 있다. 그 사람에겐 그런 말 못하는 너무도 가냘픈 슬픔이 있을 것 같다는 그런 생각... 그래서 더 남보다 밝게 살아가려는 몸부림을 치는 거 같아 보이는...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그런 예상이 든다. 궁금하다.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런데, 나는 주저한다.
함부로 상처를 건드리는 게 아닐 런지... 나에겐 삶의 거름이 될 이야기지만, 그 사람에겐 쓰디 쓴 아픔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기억이라는 거...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또 다시 생각이 드는 건... 내 삶의 자유로움이 부담이라는... 책임이라는... 의무라는... 색깔 없는 모양 없는 작은 짐들이 내 발목을 조금씩 옥죄는 것 같다는 생각...
부자연스러운 기분...
내 본연의 심보... 야망... 욕심... 그런 것들이 지금까지 전혀 거치지 않아왔던 필터를 지나며 조금씩 걸러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어쩌면 내가 원하는 삶을 사는데, 이런 환경이 바람직한 것만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
그러면서도, 아버지의,
어머니의 고생하시는 모습이 떠오르는 건 왜이고...
왜 아빠에게 전화를 걸고 싶어지는지...
아빠 고마워요... 라고 하고 싶어지는지...
설에 다른 친척들 앞에서 세배할 때 “특히 우리 서찬수씨와 최명자여사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 올리고 싶습니다. 부모님의 고생에 비하면 제 삶의 고생은 먼지만도 못한 것이지만... 그 먼지만큼의 노력에도 흐뭇하게 웃어주시는 어머니 아버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지 못했을까...
못내 아쉽고...
미련에 남는다...
오늘 밤엔 부모님께 편지를 쓰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