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
음... 단기간의 목표를 계획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작년 2학기엔 장학금을 한번 타보자! 학점 4.2학점 한번 넘어보자. 1학기에 400만원 돈 날린거 만회해보자... 라고 했었는데....
그래서 그럭저럭 의미있는 결과를 얻었는데... 그래... 그래서 솔직히 만족했는데....
지금은 딱히 시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시험공부에 대한 의욕은 없다.
그렇다고 내가 공부를 안하고 있는가? 그렇지는 않다. 공부는 좀더 깊이있게 차분히 꾸준히 계획대로 비교적 순조롭게 잘 진행되어가고 있다.
생각보다 덜 부담된다는 생각이 자주 드는 이유가 의문스러워진 것이다.
나 스스로 자만에 빠진게 아닌지 의심스러운 것이다...
나태한 것은 아닌데,
학업에 실증이 난 것도 아닌데...
오히려 분명 작년보다 더 깊은 사고력과 이해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오늘은 재료역학시간에... 한석영 교수가 던진 학생들에게 질문들에 대답을 했었다.
대게 교수들의 질문에는 학생들이 대답을 잘 안한다. 내가 듣는 수업에서는 수업중에 질문을 하는 사람은 거의 나다... ㅡㅡ; 때론 바보같은 질문을 하기도 하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충분히 핵심적인 깊이있는 질문을 해왔다고 생각된다.
오늘도 내 나름대로의 생각을 그냥 편하게 말했다.
그랬더니... 결국엔 그렇게 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지금은 안 배운 내용이기에 수식적으로는 말할 수 없지만... 하면서 그림을 그려서 말로 설명하고 나서... 나보고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면 "천재"라는 농담을 던졌다.
그리곤 3학년이 아니냐고 물었었는데, 나는 "2학년생입니다."라고 답했었다...
나름 의아해 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천재라니... 교수에게 그런 말을 듣는게 기분이 좋기도 했지만... 그 순간 나는 나에게 각성을 시켰다. 나는 천재가 아니다. 나는 아직 갈길이 멀다.
왜 그랬을까? 그걸 진담인 줄 알았을까? 결코 진담이라고 생각치는 않는다. 그냥 좋은 발상을 한데에 대한 칭찬이겠지만... 그건 듣는이로 하여금 큰 자만감을 갖게 하는 발언일 수 있다.
나는 또 내 성격을 알기에 내 스스로에게 각성을 하지 않으면 쉽게 자만에 빠지게 되기에 그렇지 않으려고 그말을 듣고 흘리려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그 말은 내 귓가에 돌아다닌다....
차라리 못 들었다면 좋았을 말이다.
그건 그렇고, 요새 나는 정말 깊이있는 이해를 하기 위해서 공부를 하는 것 같다.
평상시에도 이래저래 공업수학에 관련된 사항에 대해 노우석 교수님께 지속적으로 질문을 던지며, 좀더 깊이 있게 이해하려고 노력해오고 있다.
근데 기분이 공허한 이유는...
내가 마음이 너무 여유로워진거 같아서이다.
왜 마음이 여유롭고 공부나 시험준비나 이것저것 다른 이들이 잘 풀려가고 있는데...
나는 만족을 못하고 불안해 하는것인가?
왜 여유를 갖게 된 것에 오히려 부담스러워하고, 뭔가 잘못 된거 같다는 생각을 하는 것일까?
도대체... 왜?
이것 때문에 힘들다... 약간 우울하다.
공부를 하는 큰 뜻은 분명한데.... 아주 분명하게 인식해왔는데...
역시나 현실과의 괴리가 문제인것 같다.
적절한 현실과의 조화를 이루며 학업에 큰 뜻을 펼쳐가야하는데...
지극히 멀리봐버린거 같다.
지난 정동진-설악산 여행을 다녀오면서... 내 인생의 큰 뜻을 되새겨 보는것은 의미있게 잘 했는데...
눈 앞에 펼쳐진 일은 어떻게 해결 할지는 고민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약간 혼란이 온 것 같다.
시험이라는 과정은 나에게 약간의 부담을 주고 있는데...
그 이유는...
지난 학기에 학점을 잘 받은 것에 대한 관성의 영향.
장학금에 대한 약간의 욕심.
대학원 진학에 대한 학점 관리.
혹여 취직을 먼저하게 될 때도 필요한 학점 관리.
성빈이가 시험을 잘 보기 위해서 공부하는 태도에 대한 경쟁의식(어디까지나 선의적 측면이다.)
절대평가라면... 동기들과의 경쟁의식은 전혀 없을 텐데...
음... 지금부터 이 감정들을 싹다 지워버리고...
순수하게 내 지식의 폭을 넓히고, 기계공학에 대한 이해를 깊이있게 하기 위해서...
1등이 아니라 최고! 전문! 이 되기 위해서....
공부를 한다고 생각하고 싶다.
이게 내가 바라는 바다.
그러나 지금 그러한 감정을 버리기 참으로 쉽지 않은 거 같다.
그래서 힘들다.
열심히 하는 거 다 좋은데... 마음이 자꾸 약해지는 이유는....
내 시야가 자꾸 내 주변과 내 뒤를 살피고 있기 때문인 거 같다.
앞만 보고 달려야하는데...
큰 뜻을 보고, 우선순위 원칙에 따라서 생활해야하는데...
나 자신에겐 엄격하게 꾸지람을 줘야하는데...
내 책상 앞엔...
기본에 충실하자!
외우기 전에 반드시 이해하자!
우선순위의 원칙을 지키자!
눈 감고 설명할 수 잇는게 아는 것이다!
서두르지 말자!
학업을 즐기자!
나의 경쟁상대가 "한양인"이 아니라 "세계인"임을 인식하자!
실패와 시련과 좌절을 경험과 배움과 깨우침의 기회라 여기자!
라는 말이 써붙어 있다.
호건...
힘든거 안다.
너 꽤나 다시 완벽주의로 돌아가고 싶어하는거 안다.
지금의 여유가 네게 나태와 자만을 불러오지 않을지 걱정하는거 안다.
너가 지닌 생각만큼 몸과 마음이 따라가길 바라는 거 안다.
지금 혼자 있고 싶어하는거 안다.
마음을 열고...
필요없는 감정을 버려라...
서호건.... 넌 감정을 이성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믿잖아!
감정은 말 그대로 현실이 아닌 감정이다.
그건 나의 의식에 의해서 생기는 색안경이야...
무의식에 본능에 천성에 충실하자.
진정 내가 잘하고 원하고 즐길 수 있는 것에 충실하자...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는 있어도...
환경에 지배되지는 말자...
내가 시간과 공간의 주인이 되자.
쉬운 일은 아닌거 아는데... 힘들어하는거 아는데... 힘내서 열심히 노력하자!
그리고 웃어!!! 이 바보시키야!!! 심각한 표정으로 있어봤자... 아무것도 변하는거 없잖아!
웃으면 엔돌핀이라도 생기니까~ 매일!!! 매 순간!!! 치~~~즈... 스마~~~~일~^^; 잊지 말라구!!!
서호건 홧팅이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