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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안한지... 4개월이 넘었구나...

음... 오늘 정말 우연히... 그녀의 싸이를 들어갔다. 정말 우연히...
참,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 반가웠다.

그녀는...

비록 내가 열렬히 사랑한 적도 없었고,
좋아한다 말한 적도 없었고...

누군가에게도 그렇게 표현한 적이 없었다.
친하게 지냈던 과거에도 그냥, 좋은 친구로써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때때로 참 괜찮은 여자다. 라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내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중에서 가장 발랄했고, 적극적이었고, 귀여웠다.
물론 내가 가장 대하기 편했던 이성이기도 했다.

외모나 배경 보다도 그 사람의 행동과 말을 보고 정말 괜찮다고 생각한 것은 그녀가 처음이었던 거 같다.
솔직히 한번도 그녀가 예쁘다고 생각된 적은 없었다. 단지 귀엽다고는 생각되었지만...

내가 7년여의 짝사랑을 끝낸 이후 처음 장난을 걸어본 여자가 그녀였고...

대학와서 이성으로써 말동무가 된 것도 그녀가 처음이었던 거 같고...

처음에는... 그다지 가깝지도 않았지만... 시간이 갈 수록 참 편안해졌던 친구였다. 그래서 이런 애가 여자친구가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했었다.

하지만 나는 당시에 성적인 매력에 더 이성적 초점이 놓여있어서 작년에 내가 좋아한다며 쫗아다닌 여자는 따로 있었기 때문에 그녀에게 그 다지 깊은 애정은 없었던 게 사실이다. 그냥 친구로써 충분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원래 남자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내가 이성적인 마음을 안 가지려고 노력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골키퍼있다고 골 안들어가냐...?고 반문해볼 수 있지만... 그 당시엔 그럴 필요까지 있겠는가 싶었다...

그냥 사귀는 사람이라 잘 지내고 있다가 때때로 공허함에 빠지면, 내심 깨지면 내가 그 자리를 매꿔줘야지 생각했었다.

내가 당시에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해주고 이벤트를 구상하고 했던 것들을 그녀에게 다 이야기하고 논의하고 했었는데, 물론 가장 편한 이성 친구니까... 그럴 때마다 나를 로맨티스트라고 하며 내 애정을 부러워하는 것이 내심 고맙기도 하고, 뭐 여러 감정이 있었던 거 같다.

오늘에서야 사진들을 보아도... 둘이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는 것 같다.

대학생활을 예쁘게 꾸려가고 있는 것 같아서 부럽고, 그냥 내 기분이 좋다.

질투따위는 가지 않는다. 그런 행복한 모습으로 잘 지내고 있는게 부러울 따름이다.

나도 대학생활을 그렇게 일궈가고 싶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서 그렇지...

아직 뭐 대학 생활 끝난 것도 아니고, 20대 청춘 고작 1년 지난건데, 아쉬워할 것도 걱정할 것도 아니지만...

세상은... 내가 잠자는 사이에도 불을 켜도 자신의 뜻대로 삶을 이끌어가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내가 내 삶을 내가 원하는대로 끌어가지 못 하고 있는 것은 어쨋든 반성해봐야할 문제이다.

물론 어떻게 보면 여자친구를 안 만난 것이... 지금처럼 "여자"라는 존재에 대한 충분한 마음의 정리가 되어있는 상태를 갖게 된 계기이고 지금의 내 모습이 있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기 때문에... 다행이다 불행이다라고는 말 못하지만...

항상 우리는 우리가 걸어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 남기 마련인 것이다.
오늘 그녀와 그녀의 애인의 모습을 보면서 그런 미련이 내 뇌리를 스쳐가고 나에게 새삼 반성거리를 하나 만들어줬다.

그녀와 연락을 안하게 된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서 고백을 해야할지를 놓고 고민을 나눠보고 싶어했는데, 무관심한 그녀의 태도에 내가 실망을 하게 된 것이 계기였다.

힘들 때 먼저와서 힘이 되어주고,
혼자 있을 때 옆에 와서 어께를 짚어주었던 사람이었는데...

그땐 왜 그리고 무심하게 날 대해줬는지...

이유야 내 마음대로 상상할 수도 있는 거지만... 이젠 남의 생각 따위를 함부로 상상하는 짓은 안한다.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어쨋든 그 이후로... 나는 그녀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다.

작은 파편이 결국 모든 이미지를 깨부셔버린 것이다. 그리고 5개월동안 그녀를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끊고 맺음은 분명한 성격인거 같다. 친구관계도 그렇고...
7년을 짝사랑한 사람과도 이 사람이 내가 생각했던 그 사람이 아니다고 생각한 순간 미련없이 번호를 지워버리고 추억으로 남겨버리는 용기...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몰라도, 그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여하튼 그녀가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것 같아서... 참... 다행스럽기도 하고... 부럽다. 앞으로도 예쁘게 살아가길 진심으로 기도한다.

나도 그런 참한 여자친구를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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