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2년만에 찾은 중앙도서관. 지금은 2층 자연과학 및 공학자료실...
비록 내가 공대생이긴 했지만, 원래 난 항상 5층 인문자료실에서 공부를 했었다.
왼손엔 악마의 유혹 프렌치 카페, 오른손엔 전공책들을 들고... 인문대생들 사이에 앉아 공학계산기를 두드렸었다
그랬던 나지만... 오늘은... 여러모로 부끄러워서 못 올라갔다.
뭐 공대생들 앞에선 후줄근한 옷차림에 슬리퍼 신고 그냥 아무렇게나 다니는데...
왠지 5층은... 뭐랄까, 공기가 다르다고나 할까? 절대로 그래선 안될 것만 같은 곳이다.
5층은 냄새부터가 달랐었다. 오르면 오를수록 엘리베이터 안은 점점 더 향기로워졌었고ㅡ 알듯 모를듯 신성함마저 감돌았다.
혹시 그게... 열심히 문학책들을 펼쳐 놓고 공부하던 예쁜 누나들 때문이었을까?ㅋ
어쨌든 향기에 취해 분위기에 취해~ 난 그들 사이에서 정말 열심히 공부를 했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일 뿐이지만, 여튼 소중한 것 앞에선 함부로 뭘 못하는 나로써는...
5층까지 가려면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릴 듯 싶다. 5층은 내게 소중한 추억들이 깃들어 있는 공간이니까~
게다가 손톱이 요래가지고는... 더 올라가기 힘들 거 같다ㅋ 아~ 그나저나 책을 좀 빌려야 하는데...!ㅠㅠ
그건 그렇고 확실히, 고시원 그 좁디 좁은 골방에 앉아 생각의 나래를 펼칠 때와...
지금 이렇게 확트인 도서관에 앉아 다들 뭔가에 열중해 있는 이 분위기 속에서 생각을 정리하는 건...
그 몰입의 깊이가 많이 다른 것 같다.
너무 마음이 편하다.
어느새 머릿속 번잡함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생각의 흐름은 한줄기 냇물따라 모여모여 흐른다.
꼭... 원래 집에 있던 내 방에 들어와 있는 그런 기분이다. 비록 대학들어가면서 그 방마저 없어지긴 했지만... ㅠㅠ
뭐 그 대신 이렇게 도서관이 나만의 공간(?)이 되었으니까~ 그때보다 훨씬 더 크고 넓고 좋네~! 게다가 청소할 필요도 없잖아!?ㅋㅋㅋ
아무튼 오랜만에... 제대로 공부에 몰입하고 있는 거 같다. 즐겁다!
하루 빨리 5층에까지 올라가고 싶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