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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4 22:17

참된 봉사를 통해 배우는 인간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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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봉사를 통해 배우는 인간존중

한 나라의 운명은 그 나라의 국민 중에,
25세 미만의 젊은 사람들의 사고를 보면 알 수 있다
- 빌모어

  천부인권을 바탕으로 한, 세계 속의 민주화물결을 타고 한국도 민주국가의 반열에 올랐다. 각종 사회단체와 시민연대 등이 한국의 비민주적 의식을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해온 결과이다. 그러나 사회의 표면적인 민주화만 이루어져왔을 뿐, 정작 국민의 민주적 윤리적 의식은 결여되어오고 있다. 비인간적 사건들이 자행되는 횟수가 늘어가고, 지나친 경쟁의식으로 인해 ‘정(情)’이라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징검다리에는 금이 가고 있다. 그리고 사회의식이 개인주의적 차원을 넘어 이기주의화되어, NIMBY, PIMFY 현상이 집단적으로 일어나 분열사회구조가 형성되어가고 있다. 결국 사회의 외부 틀인 제도적, 법적 차원에서의 민주화와 인권만 존중되어오고, 실질적인 사회의 내부의 인권은 유린되어버리는 외화내빈(外華內貧)의 세태라 할 수 있다.
  다수의 사회 구성원들이 개인 권리만을 주장하고, 집단들도 그러한 태도를 취하게 되면 결국 분열된 사회구성이 발생된다. 이러한 이해관계의 갈등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의식변화가 필수적이다. ‘인간을 외면적인 잣대로 평가하는 의식’, ‘개인의 이익만 챙기면 된다는 편협한 의식’, ‘나와 직접적 관계가 없는 사회문제를 수수방관하는 태도’ 등이 그릇됨을 각성하고, 인간적 윤리 의식을 회복하여야한다.
  그러나 기성세대의 의식변화는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힘들다. 따라서 의식변화가 보다 유연한 청소년들이 의식변화 물결에 중심축이 되어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청소년들의 의식변화를 통하여, 장기적 차원에서 오염된 윤리의식을 정화시켜감으로써 그들이 사회인이 되었을 때는 실제로 인권이 보장되고 윤리의식이 바로 잡힌 사회가 구성되어야한다.
  청소년들의 의식변화의 핵심은 이론적 교육보다 실천적 체험에 있다. 다분히 설교에 그치는 교육은 결코 청소년들에게 감동과 의식변화를 일으킬 수 없다. 보다 현실적이고 참여적인 ‘사회봉사참여’를 통해서 청소년들이 몸소 인간을 바로 느끼고 사회 부조리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적나라하게 사회상을 보여주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사회봉사’는 가장 광범위하고, 실질적인 사회참여 방식이다. 불우이웃돕기에서부터 환자돌보기, 지역행사도우미, 환경정화활동, 화합대행진, 문화진흥 활동 등으로 다양하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서, 청소년들은 사회인으로서 겪는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예비적으로 경험하게 되고, 보다 풍부한 감성과 지성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사회윤리관을 형성해갈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이 체험하고 느낀 것에서 사회가 바로 가야할 길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먼저 환자들을 돌보는 봉사에서 얻어지는 의식변화를 살펴보자. 소록도에는 ‘한센병’ 환자들이 생활하고 있다. 소록도는 섬으로 외부 지역과 단절된 지역이다. 따라서 그 곳에 생활하는 환자들은 인간적 고독과 사회적 소외감을 느끼기 쉽다. 그들과 생활해봄으로써 그들에게서 같은 인간으로서의 연민을 지니게 되고, 그들의 처지를 공감할 수 있는 것이다. 곧 첫 대면에 갖기 쉬운 ‘거부감’이 ‘애착’으로 바뀌어, 그들을 보살피는 것에 대한 보람을 느끼고, 그들의 삶을 존중하고 행복을 기원하는 의식을 싹틔울 수 있다. 이는 사회 약자에 대한 배려와 소외계층에 대한 이해와 애착을 자연스럽게 갖도록 한다. 거부감에서 비롯되는 편견들이 깨짐으로써 진정한 인간적 개체로서 받아들이는 소양을 갖출 수 있는 것이다.
  단체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되면, 협동심과 서로에 대한 이해심을 함양할 수 있다. 개인만이 두드러진 활동을 하거나 소극적인 활동을 하는 것은 오히려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인 자세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로소 상대방에 대한 존재성을 소중히 인식하고, 인격적 존중을 자세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의논과 타협을 통해서 다수에 대한 권리가 존중되고 바람직한 민주적 자세를 지닐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협동과 상대 존중의 의식은 ‘Win-Win' 의식의 기본 바탕이 되어, 모든 활동에 있어서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을 고려하고 모두가 이익이 되는 선택을 하려는 기본 의식을 배양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영호남화합 행사와 같은 자리에서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면, 사회적인 이질감에 대한 선입견을 타파하는 계기가 되어, 기성세대의 고질적인 의식 문제로 대두되는 지역차별과 지역이기주의에 대한 부당성을 몸소 체험하고, 바람직한 지역화합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의식을 싹틔울 수 있는 것이다. 배타적 자세에서 공존을 위한 존중의 의식을 갖는다는 것은 분열된 계층에 화합을 도모하는 의식적 기반을 갖추는 것이 될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봉사활동은 곧 청소년들이 사회세태에 대한 객관적 판단과 바람직한 가치관을 정립하는데 큰 기여를 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직접적 참여를 함으로써 이성적 의식이 직접적으로 표출되는 적극적 참여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것이다. 봉사체험을 통해 ‘진정 사회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온몸으로 배우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인격적 차별 없는 가치존중’, ‘Win-Win의 공동체 의식’, ‘사회문제에 대한 비판적 의식’ 등을 바람직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소양을 갖추는 것이라 하겠다.
  사회 인권 보장과 존중이 단순히 표면적으로만 사회구성원의 인권을 보장하는 겉치레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보다 현실적이고 실질적으로 사회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활동을 통해서 ‘인간’자체가 인간답게 대접받고 인정받는 사회 구성원들의 의식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 주체가 향후 사회를 이끌어갈 청소년이 되어, 그들이 주인이 되는 시대에는 ‘인간 존중 의식’이 사회에 자연스럽게 배어있어야 참된 민주주의가 실현되었다고 자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청소년 봉사 참여의 유도를 위하여, 교육인적자원부가 적극적으로 봉사활동 장려에 관한 교육을 보완하고, 지방자치단체들은 봉사활동참여 관련 기회나 행사를 자세히 홍보하고 안내해야한다. 또한 학교에서도 단순히 봉사활동시간만 채우는 것을 교육목표로 둘 것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사회에 헌신할 수 있는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봉사활동에 대한 다양한 참여기회와 봉사의식교육을 정기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이런 일련의 상호협력이 있을 때 비로소 청소년들이 참된 봉사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고, 보다 주체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자세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언론과 사회는 “한국의 미래는 꿈나무인 청소년들에게 달려있다.”라고는 하지만, 정작 청소년들을 신뢰하고 있지는 않다. 매스컴, 교사, 심지어 부모들도 청소년들에게 오히려 실망하고, 그들을 비판하고, 그들을 질책할 뿐이다. 청소년들에게 기대를 걸고, 그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들이 지닌 사회 파급의 잠재력을 발굴하고 계발할 수 있도록 사회가 그 보조자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인권이 하루아침에 보장받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애당초 가능성이 없는 일이다. 이는 단기적 변화가 아닌 장기적 변화를 통해서 사회 기본 윤리 의식 개혁을 통해 가능한 것이다. 그 실질적 주체가 바로 청소년이라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청소년들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주역인 것이다. 그들의 의식변화가 곧 미래 인간 사회에 바람직한 윤리의식과 인권존중의식을 자리매김하도록 하는 원동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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