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와 나방에 대한 이미지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
나비 축제는 있어도 나방 축제는 없다. 나 역시 나방에 대한 감정이 그다지 좋지 않다.
왠지 지저분하고, 괴상하고, 징그럽고... 자연스레 더러움이 연상된다.
반면에 나비는... 아름답고, 우아하다. 하늘하늘 자유롭다. 귀엽고 깜찍하다. 말그대로 예쁘다. 순수해 보이기까지 한다.
왜...? 무엇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걸까? 비슷할 것 같으면서도 엄연히 다른 그 둘ㅡ
오로지 빛을 향해하는...
하나의 목표를 쫓아 맹목적으로 달려드는ㅡ 나방!
김진명의 "제 3의 시나리오"에선, 나방이 빛을 찾아 가는 그러한 습성이 스토리전개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피용" 앞부분에서도, 나방이 전등 주변을 맴돌며 유리면에 계속 부딪히며 소리를 내는 모습이 묘사되면서 내용전개의 개연성을 확보한다.
한편 수많은 꽃을 찾아다니는...
꿀을 찾아 아름다움을 찾아~ 쉼 없이 머묾과 떠남을 반복하는ㅡ 나비!
뭐 그건 두 말 할 것도 없지...!
난 무엇에 더 가까울까...?
꿈과 목표, 삶에 대한 가치기준과 삶의 의미를 명확히 하고자 하는 면에선ㅡ 나방에 가까운 거 같고~
호기심 많은 탓에 궁금하고 해보고픈 것엔 서슴없이 이곳저곳 머리를 들이미는 변덕적인 면에선ㅡ 나비에 가까운 것도 같기도 한데...
음... 잘 생각해보자~ 나는... 나는...??? 그래~ 나방은 나방인데, 나비 같은 나방!!!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뚜렷한 가치가 있고, 그 가치로 투영되는 수많은 대상들을 아울러 쫓는ㅡ
'나비의 탈을 쓴 나방'이라고 할 수 있겠는 걸...? 이게 괜찮은 해석인거 같아~ㅋㅋㅋ
나방에 대한 관념은 그닥 안 좋게 갖고 있으면서, 정작 나 자신을 나방이라고 하는 건, 뭐지...? 자기비하 or 냉정한 자기객관화? 아니면 그러한 관념에 투명한 인식을 갖게 된 건가...? 뭐 그런 것일 수도... 다시 생각해보니 나방도 귀엽게 느껴지는 걸~ 뒤늦은 동족의식!?ㅋ
내가 나비의 탈을 빌려 썼기에, 그래서 사람들이 가까이에서 보지 않곤ㅡ 내가 나방인 줄 모르는 게 아닐까? 어쩌면, 그게 당연한 건지도 모르지...
뭐 아무에게나 진짜 모습을 보여주진 않으니까~ 나의 행동의 동기와 의도를 직접적으로 내비치는 게 아니니까~
나중에 가서야, 마치 판도라의 상자처럼... 탁 까놓고 그 결과를 내보일 때ㅡ 비로소 '아~ 그래서 네가 그랬었구나!'하게끔 하는... 그런 놈이니까~
만약 당신이 아끼는 이가ㅡ 나방 같은 영혼이라면,
섣불리 그의 삶을 평가하려 들지 마라! 그건 무의미한 짓이다.
그는 여전히 문제를 풀고 있고, 시험 종료 벨은 아직 울리지 않았다.
다 끝난 후, 그때 가서 채점해도 늦지 않는다. 일단은 아무 말 말고 지켜보라!
어쨌든 아무튼 어떻게든 그는 지금 빛을 향해 가고 있다. 그게 바로ㅡ 그의 진짜 모습이다.
부디 그의 생이 다하기 전까진ㅡ 믿음을 갖고 끝까지 기다려주라!
그게 진정 그를 위하는 것이다. 그에게 필요한 건, 오직 '사랑'과 '믿음'뿐이니까...!
이건 어디까지나... 희망사항ㅋ
그런데 어쩌면, 나방이 아닌 모든 이들에게도 적용되는 희망사항일지도ㅎ
# 생각 中...
'절벽사이에 놓인 외나무다리' 와 '지상 50 Cm 위에 놓인 외나무다리' 이 둘의 본질엔 차이가 없음에도, 우리가 느끼는 공포는 왜 다른 걸까? 절벽사이에 놓인 외나무다리를 고작 50 Cm 밖에 안 되는 높이 에 있는 거라고 속여ㅡ 눈을 감기고 줄만 잡고 건너게 하면, 과연 건널 수 있을까?
시작과 청각과 같은 환경적 요인을 통제하지 않고도, 그런 공포를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심리적 테크닉이 존재할까? 있다면 그 매커니즘이 궁금하다...! 그 기술은 분명 우리 삶을 엄습하는 수많은 '불안'과 '공포'를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잘만 활용하면, 엄청난 '용기'를 가질 수 있다. 대충은 알겠는데, 느낌이 오긴 오는데... 아직 조금 희미하다. 더 생각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