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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학생회 회장 입후보 신청기간이다.
나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몇달 전까지만 해도 꼭 학교의 주인으로 학생들의 계몽에 앞장서고 싶었다.
그리고 자신있었다.

그렇지만, 진지하게 나를 객관적으로 판단해보니... 역량이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내 자신을 밖에서 아무런 편견없이 바라보니... 신뢰할 수 없었다. 광주고라는 작은 사회의 대표가 되어 모든 학생들에게 영향을 끼치게 되는 일을 하나 하나 풀어가기에는 너무나도 무지하다는 것을 느꼈다. 아니 그렇게 보였다.

나를 그저 좋아해주고, 따라주는 많은 이들은 나를 믿어 의심치 않는 것 같다.
늘상 내 참회의 한줄기에 적히 듯, 나를 내가 보았을 땐... 정말 부족한 점이 많다. 다듬어야할 부분이 너무도 많다.

다른이들은 그저 몇시간의 내 모습을 보지만, 나는 24시간 꼬박 나를 관찰한다. 그리곤 말한다. '어리석은 놈... 그게 아닌걸 알잖아.' 그리고 나는 대답한다. '정신차려야지... 이게 아니야.'라고...

학생회장을 하고 싶었고, 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내 인생항로중의 하나인 그것을 넓은 바다 깊은 골짜기로 던졌다.
기억에도 남지 않도록 깊은 곳으로 던졌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오면서 포기해본 것은 이것이 처음이다.

책임지지 못할 일은 하지 않는다. 나는 아직 학생회장으로써의 책임을 다할 자질을 갖추지 못하였다. 내 자신을 추스리기에도 부족하고 힘겨워한다.
그런데 어찌 수많은 학생들과 학교를 대표할 수 있단 말인가?

리더는 완벽을 상징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지만, 하지만 리더는 팀원들을 책임질 만큼의 능력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대수롭지는 않다.

하지만 부끄럽다. 많은 이들의 기대를 꺾어버렸다. 그들은 나를 신뢰하고 내가 그 자리를 맡고 책임져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렇게 할 것이라 믿어왔을 것이다.

나는 그것을 등지고, 회피해버린 것이다.

한없이 미안하고 죄송스럽다. 내가 왜 그동안 그 자리를 맡을 만큼의 역량을 갖추어놓지 못하였는가 하는 질문에...
나는 고개숙여 한방울의 아픔을 눈동자에서 떨어뜨린다.

부끄럽다.

이러한 참회를 하는 나에겐 아직, 그러한 자리는 한없이 무거운 짐을 지고 앉아야할 자리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두번다시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말자.

준비된 자에게 길이 열린다. 나는 그 길을 오늘 처음으로 놓쳤다.

이젠 놓치지 않을 준비를 해나가야한다. 앞을 보고... 달리자... 그러면 달라질 것이다.

내 삶이, 내 주변의 삶이, 인류의 삶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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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quall. 2004.09.03 00:34
    결국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기회를 보내버렸네, 그래도 서호건! 파이팅~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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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tersam 2004.09.03 13:13
    뭔가를 선택하는 건 항상 힘들죠. 의식적으로 감추고 있는 자신의 모습까지 들춰내어서 고민 해야 할 테니까요. 어떤 결정이 였든 현명한 선택이였을거라 믿어요. "하느님은 어떤 짐을 지워줄때 그 사람이 질 수 있는 짐만을 준다고 믿어요. 또 그 짐이 너무 무겁다면 같이 지어줄 친구를 보내준다고..." 그래서 또한 세상은 힘들지만은 않은것 같아요. 여하튼 항상 밝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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