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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19 00:55

야생초 편지 - 황대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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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 편지  황대권 (지은이) | 도솔 | 2002-10-01

야생초, 그에게 보내는 작은 편지..

푸른빛으로 생을 감각을 느끼고 사시는 황대권님께 편지를 씁니다. 당신이 보낸 수많은 편지가 제 가슴 속에 한통 한통 배달되었습니다. 그저 당신의 풋풋한 편지를 받아 읽기만 했죠. 그리고 당신의 푸른 빛 열정에 결국 감동했죠. 그 감동을 가라앉히고, 이제서야 당신께 한 통의 편지로서 답장을 전합니다.
저는 당신의 외면적 삶에 대해 아는 것이 없습니다. 단지, 서울대 농대를 졸업했고, 학원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13년 2개월동안 당신의 청춘을 교도소에서 보냈다는 것이 다 입니다. 하지만 그 사실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더군요. 당신을 이해하는데, 당신을 사랑하는데, 당신의 야생초를 마음으로 느끼는데... 아무런 필요가 없었습니다.
저는 단 하나로 당신을 이해했습니다. 그것은 당신의 내면적 삶을 이해하는 충분했습니다. '푸른 빛을 쫓는 당신의 집요함' 저는 그것만으로 당신의 내면을 느꼈습니다. 최소한 제가 알 수 있는 당신의 모든 것은 당신이 보낸 편지 속에서 묻어나는 '순수한 푸른빛의 집요함'이었습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것은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최소한 당신의 모든 생활이 그 푸른빛으로 맺혀짐을 알게되니 결국 당신의 궁극이 푸른빛임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당신의 결정체인 푸른빛에 매료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당신을 압니다. 당신께서 제 이해를 인정하실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인식은 인식의 주체가 결정하는 일이라는 것이기에 제 스스로의 인식을 믿습니다.
물론 당신께서도 저를 아시고 싶으시겠죠? 저의 다른 배경들은 저를 이해하는데 쓸모가 없을듯 싶습니다. 단지 당신껜 당신께서 찾으신 푸른빛이 있듯이, 저에게도 한 줄기 빛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세상을 밝힐 빛이 그것입니다. 추상적인 빛으로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저에겐 분명하게 보입니다. 저는 그러한 빛이 되기 위해 존재하고 있다는 것으로 저를 말하고 싶습니다. 그 빛을 찾고 제가 그 빛으로 세상을 밝히는 것이 제 삶의 결구입니다. 그것이 저는 존재의 이유이고, 당신의 푸른빛에 준하는 제가 지닌 빛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의 소개는 이것으로 충분할 듯 싶네요.
문득 당신의 그윽한 편지에 빠져있다보니, 당신의 내면의 삶 이전에 과연 그 이면의 모습은 어떠할지 궁금했습니다. 당신의 오랜 교도소 생활말입니다. 당신의 편지 속에는 언제나 긍정적 자아의 발견과 성찰이 담겨있었죠. 사색과 수련으로 당신 스스로를 가꾸고 당신이 한 포기의 야생초가 되려 자숙하셨죠. 그러한 일련의 모습만이 삶의 모든 것일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당신이 교도소 생활안에서 느꼈을 감추어진 고통까지 저는 느끼고 나누고 싶었습니다. 아마도 당신의 모습에 사랑을 느껴서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일심동체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것이 싫어서일 것입니다. 감정의 공유가 일어난 후엔 그렇게 되는거 같더군요. 상상해봅니다. 당신이 교도소에서 느낄 감정들을... 먼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는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사회의 모멸감이 있었을 것 같네요. 한없는 하소연이 쌓여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사회와 단절된 고립에서 오는 억누름이 당신께 얼마나 큰 상처를 주었을지 생각해봅니다. 인간이 본질적으로 추구하게 되는 자유를 박탈당한 심정을 차마 저는 헤아리지 못합니다. 부끄러움을 떨칠 수가 없네요. 그리고 당신이 꿈꾸었던 삶의 희망과 미래를 빼았기고 있음을 인식한 후의 자괴감은... 인생과의 연을 끊고 싶을 정도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저의 상상이고, 설령 그것이 존재하였을지라도 당신께서는 푸른빛을 찾게됨으로서, 그 모든 감정을 해소하고 다스릴 수 있게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은 피차일반이겠지만, 그것을 다스릴 능력은 천차만별이라 할 수 있겠죠. 그저 강압적이고 억울한 상황에서 사회의 고립 속에 놓여있었던 당신이 느꼈을 감정들을 이해해 보고 싶었습니다.
아마 제가 당신과 동일한 입장에 놓이게 된다면, 결코 푸른빛과 같은 존재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언제나 새로운 것과 진보적이고 상향적인 삶을 추구하는 제가 과연 당신과 같이 차분히 감정을 추스릴 수 있었을까? 하는 질문에 제 내면의 울림이 그것이 쉽지만을 않을 것임을 알립니다. 사람 나름이겠지만, 저는 그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본질적인 해결점만을 찾아 헤메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사회적 고립의 상황에서 저는 내면적 성찰이 보다는 이성적 판단과 해결이 우선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물론 그 결과는 예측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겠지요. 하지만 그 결과가 좌절이라는 푯말을 달고 돌아온다면, 저는 결국 당신처럼 새로운 내면을 다스리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성 다음으로 내면적 성찰이 저를 항상 따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야기 해보고 싶은것은 당신이 추구하는 야생초의 궁극은 무엇인지입니다. 유독 수많은 만물중에 야생초를 택하시고, 그것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갖게된 것은 무엇인가 영감이 있어서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됩니다. 야생초가 지닌 궁극의 어떠한 매력이 당신을 끌어들인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교도소 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사물의 영역이 한정적일 것이기에 그러한 사물들 중에서, 당신과 비슷한 존재에 놓여있는 사물에 대한 동질감을 느낄 만한 것에서 사랑을 느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야생초가 바로 그러한 존재였을 것이고요. 사회적 인식도 없고, 그저 외로이 싹이터서 지는 존재. 하지만 나름의 존재의 이유가 있음을 곳곳에서 부르짖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것들에게서 연민과 동질감을 느끼시지 않으셨을까 생각됩니다.
저에게 그러한 야생초같은와 같은 존재가 무엇이 있을런지... 음, 꽃을 사진으로 찍어담는 일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들의 존재의 이유를 기록으로서 이미지로서 남기는 일련의 행위가 그들에게서 느끼는 존재성에 대한 존중이고, 사회에 대한 부르짖음을 대변해주는 역할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아마 사진을 찍으면서도, 저의 내면에서는 누군가 저 자신을 찍어서 사회에 저의 존재성을 표현해주기를 부르짖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당신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것, 제가 느끼고 있는 것을 이야기해보니 당신으로부터 답을 듣고 싶은 것이 생기네요. 당신의 삶의 끝은 무엇으로 꽃피울 것인가?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야생초의 삶을 지켜보며, 그들에게서 삶의 아름다움을 찾아가시며, 그들의 생과 사를 몸소 두눈으로 느끼셨을 당신의 정신이 달리는 당신 자신의 인생의 귀결점은 어디일지가 궁금합니다. 성공에는 벤치마킹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죠. 물론 성공을 위한 벤치마킹도 있지만, 내공을 쌓으려는 벤치마킹도 존재하죠.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정신을 지닌 삶의 혼을 관찰하며 그 생과 사를 훑어보는 것이 바로 그러한 삶의 벤치마킹이고 지혜를 얻어가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당신에게서 큰 열정과 차분한 성찰의 내면적인 자아의 다스림을 배웠습니다. 당신의 몸에는 이미 베어있는 그러한 향기를 저는 그윽하게 느끼며, 따르고자 합니다. 추구하는 대상에 본질을 탐구하면서 느끼시는 수많은 지혜와 생각들이 결정을 이루어, 당신 자체로서 담고 사시는 모습에서 저 또한 제가 추구하는 이상과 목표에 대한 확고한 열정과 성찰의 자세를 다잡을 수가 있었습니다.
제가 찾는 '세상을 밝힐 빛'을 찾는 순간, 저는 당신과 같이 그것을 관찰하며, 세상 그 무엇보다 아끼고, 사랑으로 보살펴 그 빛으로 세상을 비추어 빛의 존재성을 드러내고 그 뜻을 표현할 것입니다. 그것이 제가 꿈꾸는 원대한 꿈입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야생초 밭의 푸르름이 제 가슴까지 닿도록, 야생초들의 잎이 맑게 빛나기를 바라며... 당신의 안녕을 바라겠습니다.

하늘의 아들 서호건으로부터...






***** 서호건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9-08-0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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