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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

하루... 그리고 또 하루... 정말 이 세상의 모든 유리를 깨버릴 듯한 침묵이 내 마음 속을 휘젓고 있다...

정말... 말로 표현 못하는...

내가 지난 6개월 정도 생각해온... 물론 그 전에도 그런 사고와 관찰은 있어왔지만, 체계가 없었고, 정리를 안했고, 지나쳐버렸었다. 그러나 2007년... "지적 쿠데타"라고 할 만한 사고의 폭의 확대와 유연성이... 나의 통찰력을 무한히 펼친거 같다. 그렇다고 내가 뛰어난 통찰력을 가진것이라고 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사고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은 총에 비유하면, 사정거리가 멀어졌다는 의미이지 명중률이 높아졌다는 의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명중률은 차차 내가 나의 사고의 사정거리를 직접 시험하고 경험하면서 다듬어갈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길것이다.

겉으론... 웃고 있고... 아무일 없어 보이고... 잘 지내보이고... 자신있어 보이고... 여유있어 보일지라도...

나는... 결코 그렇지 않다. 물론... 그렇게 보이려고 애쓰는 것도 아니니까... 어쩌면 그런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일수도 있지만...

지향점을 잃은 탓이 크다... 잊어버려서는 안될 것을 잊어버렸다. 물론 아직 돌아가는 길은 안다... 지금까지 그렇게 나를 정비해왔으니까... 나를 다듬는 연습만 7년이 넘도록 해왔으니까... 돌아가는 길은... 내 발자국이 여전히 또렷히 남아있다.

뭐가 좋은 것인가...

인간은 매일 변하지... 세상이 변하듯... 어제 옳다고 생각했던 것도... 아니 1초 전에 옳다고 생각했던 것도... 1초 후엔... 아닌게 될 수도 있는 것이지... 삶도 마찬가지야... 이 세상에 절대적인 진리는 없지... 말 그대로 모든 철학은 개똥철학이라고 불리우는 개개인의 삶의 철학과 다를 바가 없어... 일반론 따위는 존재할 수가 없지... 그걸 찾으려는 시도는... 어쩌면... 무모한 시도일 수도 있어... 어차피 존재하지 않는 답이니까...

야심한 밤이라서 이렇게 센티한 글이 써지는 걸까...

나도 참... 여러가지로 변했다... 고 생각했는데, 변한건 하나도 없는 것 같아... 원래... 이 모든 개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걸을 표출하지 않았을 뿐이지... 비단 나 뿐만이 아니지...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의 본능과 욕구를 절제하며 삶을 영위하지... 그러다 가끔 전형적인 삶의 패턴이 다른 방식으로 바뀌면 변했다고 이야기하는 거지... 단지 감춰뒀던 것을 꺼낸 것 뿐인데...

누군가를 평가할 때도 그렇지... 항상 점잖던 사람이, 어느날 밤엔 나이트에서 놀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그 사람의 이미지는 깨지고 퇴색되는 편이지... 저런 면도 있구나? 가 아니라... 저런 면이 있어? 가 되지...
고작 조사 하나 바뀌었을 뿐이지만... 인간이 인식하는 관점과 그로 인한 이미지의 변질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지... 사고는 항상 연쇄적이기 때문에... 모든 결론은 작은 의문에서 시작하고, 작은 현상이 전혀 다른 양상의 결론을 끌어내는 원천이 될 수도 있는 법이지...

그렇게 일시적인 이미지를 고려한다는 게 그럼 의미가 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되는데...

지금까지 내가 사고해온 방식은... 연역적 추론을 바탕으로 어떠한 사고의 틀을 만들어놓고 그로부터 귀납적으로 현상을 설명해왔다. 형이상학을 기초로 형이하학을 계속 설명해나간다고 할 수 있으려나...

결국 연역적 추론에서의 데이터가 부족하면 귀납적 결론의 정확도도 불투명한거겠지...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그냥...

내가 뭘 잃어버린거 같아서...

왠지 내 그림자가 내 껏이 아닌 거 같아서... 분명 나는 과거를 버리고 현실을 중심으로 삶을 설계하는 편인 것 같긴한데... 과거는... 어쩌면 나 혼자만의 아련한 추억이고 재미이고 삶의 감초 같은 것일 수 있는거 같아...

오늘 문득... 책상정리를 하다가 고등학교 생활기록부 사본을 봤어... 성적을 봤지... 1~2학년 때... 모두 올 '수'였어... 고작 2년전 일인데... 전혀 감흥이 없어... 그냥 신기할 따름이었어... 물론 광고에서 수 받은게 자랑할거도 못되지만... 그냥... 문득 그 당시 생활이 떠오르면서... 웃음이 나더라구... 상도 꽤나 받았는데... 봉사활동도 꽤나 하고 말이야...

지금은... 내가 뭘 하고 있는거지....?

비교하고 싶은건 아니지만... 서호건... 내가 문득 무슨 생각이 든 줄 알아? 너 자신의 그릇이 작아졌다는 생각이 들어... 확실히 책임이 적어지니까 쉽게 게을려지는 거 같아...

중학교 2학년 이후 줄 곳 반장으로서 학교를 대신해서, 지역을 대신해서, 학생을 대신해서 모범이 되고자 삶아온 삶을... 뒤돌아봤어...

지금은 '기숙사 악동'의 명예의 전당을 만든다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만 할 껄... 물론 큰 사고는 없지만...

통금시간도 잘 안지키구, 아침 밥도 거르기 일쑤고, 음식도 방으로 가져와서 먹구, 술도 패트병 채 사와서 룸메이트랑 마시구, 술 취해서 수위아저씨 난감하게 만들기도 하고, 화장실 더럽히기도 하고, 취사금지인데 라면도 끓여먹어보고...

벌점으로 따진다면 진작 퇴사당하고도 남았겠지만... 조용조용 잘 넘어가고 있지... 내가 고3 때 기숙사 회장을 맡으면서 해왔던 철저한 감독과는 사뭇 정반대의 입장에서 정반대의 태도를 지니고 있다는 게 너무도 놀라웠어...

이건 내가 변했다고 볼 수 있는 변화의 일종이 분명 아니야... 이건 원래 내가 지닌 나의 또 다른 면이지...

입장이 바뀌니... 태도가 바뀌고...
태도가 바뀌니...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니... 삶이 바뀌고 있어...

그런데 왠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뀌는건 아니는 거 같아... 별로 재미가 없거든...

힘들지도 않고, 무섭지도 않아... 너무 평범해... 평화롭고 조용해... 나의 대학교 2학년 개학 후 지금까지의 삶이 대체로 그래... 평범하다는 것... 그리고 나는... 그다지 평범한 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물론 몸은 편하지...

근데, 몸은 편한데... 정신은 불편해... 마음은 여유로우면서 그에 비례해서 무기력해... 그걸 보는 내 안의 서호건은... 정말 짜증을 내는 거 같아...

이제 군대 들어가기... 채 3개월도 남지 않았는데... 훔....

뭔가 삶의 신선한 도전이 필요할 시기인거 같아... 물론 전국일주라는 계획을 담고 있지만... 그 이전에 뭔가 새로운 나만의 스킬을 갖추고 싶어...

무엇이 나를 살게 하는가...? 나는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에... 영화처럼 살고자 했어... 한편의 영화처럼... 내가 작가가 되고, 내가 감독이 되고, 내가 연출을 할 수 있는... 그런 삶을 꿈꾸고 설계하고 현실로 만들고 싶어했어...

그 영화 속에 다루어지는 비극과 시련의 강도가 크면 클 수록 나는 내 삶의 감동이 극도로 커질 것이라고 생각했지... 그래서 어떤 고난도 역경도 내 삶의 좋은 에피소드들로써 맛깔스런 영화를 만들 소스가 되리라고 믿어왔어...

지금은... 좀 영화가 지루해... 난 작자겸 감독겸 연출가겸... 유일한 관객이기도 하거든...? 근데 그 관객이 너무도 지루해 하는 거 같아...

내가 이 시점에서 끼워넣어볼만한 한달간의 에피소드들을 생각해보면....

여자친구 만들기
공부에 미쳐보기
독서에 미쳐보기
논문을 써보기
소설을 써보기
아르바이트를 해보기
과외를 해보기
영화를 미친듯이 보기
영어공부를 미친듯이 하기
일어공부를 시작하기
기타배우기
오카리나 다시 연습하기
체육관 다니기
사진 찍으러 다니기
유명인사 인터뷰하기
친구들을 만나 금기를 깨보기
사람 손에 대한 연구시작하기
내 일기를 수필식으로 엮기
홈페이지 리뉴얼하기
자격증공부하기
해외지식 쌓기
우리나라 전국 파악하기
한문공부하기
앙케이트 조사하기
프리허그하기
설계디자인하기
특허출원하기

후훗... 정말 많다... 생각보다 진짜 할게 많은데.. 오웃...^^;

학교축제가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진인데... 나도 나만의 축제를 만들어 보고 싶은걸...~
일단 프리허그!!! 이거 이번 주말에 하자... 애들 모아야겠다. 같이 할만한 사람 데리구가서... 해야지... 명동은 넘 복잡하고... 마로니에 공원이나, 아니면 올림픽 공원이 괜찮겠다. 쪼아써!!!

그리구!!! 독서~ 책꽂이에 남겨둔 8권 책 다 읽는 것을 목표로하는거야!

운동은... 자전거 꾸준히 타고 있고, 악력기도 수시로 하고 있고... 이제 필요한건 윗몸일으키기와 팔굽혀펴기 운동이야...!!! 수시로 이 운동도 병행하자!!!

이제 앞으로 외출할 때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사진을 많이 찍어오도록 하자!!!

앞으로의 만남에서는 기회가 된다면 금기를 깨는 진솔한 대화를 나눠보자!

주중엔 정말 공부에 올인하자!

금요일 오후엔 영화를 꼭 3편씩 보자!

평일 수업끝나고 1시간씩 오카리나 연습!!!

매주 일요일 저녁엔 자전거 전국 일주 여행계획 보완하기!!!

학과 공부가 진도가 충분히 나가면 영어공부를 병행하기~

쉴 때는 사람 손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찾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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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호건 2007.05.15 02:16 (*.104.74.37)
    외로움은...
    게으른 자의 "비겁한 변명입니다!!!" 라고 서호건 속의 서호건이 말.했.습.니.다.

    시름시름...
    앓다가는...
    언제가 자기도 모르게...
    시나브로 병들어...

    나 자신도 나 자신이 나 자신임을 알지 못하게 되는 날에...
    비로소 결코 이런 것을 원한 것이 아니었다는 후회만이 그림자처럼 드리워지니...

    항상...
    자신이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를 알고자 해야...
    우리 원하는 만큼의 건강을 간직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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