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애 서호건 이젠 때가 되었단 걸 넌지시 알려 주고픈지 창가에 걸터 앉은 화분 빼꼼히 꽃봉오리 내밀어 싹싹 ...

Posted in Poem  /  by Hogeony  /  on Feb 14, 2015 18:27
겨울애
                             서호건

옷깃
이젠 때가 되었단 걸
넌지시 알려 주고픈지
창가에 걸터 앉은 화분
빼꼼히 꽃봉오리 내밀어
싹싹 비벼가며 꽈악 포개 쥔 손
가벼이 펴게 하네

겨울이 가는 게 싫은 걸까
봄이 오는 게 싫은 걸까

네가 머문 자린
이제 흔적 조차 없건만
잠시 눈송이 내려앉았던 듯
온기마저 널 쫓아 떠났구나

고드름 온데간데 없고
꽝꽝 얼었던 호수마저 찰랑이는데
햇살이 온종일 어루만진 나의 소맨
왜 여전히 차갑기만 한지

겨울 가고 봄 오는 어제와 내일
구름은 늘 그렇게
또 돌고 돌겠지만
내 소맷자락은 그저 닳고 닳을 뿐

겨울을 그리워하는 게 아냐
봄을 기다리는 것도 아니야
다만 그 소리가 듣고 싶을 뿐이야
네 옷깃이 내 옷깃을 스치던 그때가

우리의 겨울이었을 뿐야
 
c0100360_4d36a2bd6d8f4.jpg


#사진: http://egloos.zum.com/dongw/v/29621, http://ieave0047.tistory.com/category/?page=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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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om. 백회장   on 2015.02.14 19:43  (*.105.59.182)
    화자의 마음한구석의 여운이 느껴지는군..
  • ?
    from. Hogeony   on 2015.02.14 19:49  (*.104.48.48)

    그런가^^?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는 말이 자주 뇌리에 떠오르는 요즘이라네...

    그 동안 나와 뜻을 함께해 온 많은 지인들이 취업, 졸업, 유학으로 떠나가고~

    또 새로운 인연들이 내게 엮여가는 시기를 지나고 있는 거 같소이다.


    오겡끼 데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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