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으면 좋겠어 - 서호건
우물쭈물 망설이다 지그재그 떨어지는
은행잎 바라보며 가을바람 막아주고픈 사람
맛있는 요리를 하고서 식탁에 마주 앉혀
한 숟가락 듬뿍 얹어 입에 넣어주고픈 사람
문득 뇌리를 스쳐가는 바보 같은 생각들
가감없이 담백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
무표정한 내 얼굴 빤히 바라보다 불쑥 헤헤 웃어
도저히 내가 따라 웃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사람
그게 너였으면 좋겠어
네 맘 속에 늘 내가 서성이고 있음이
차가운 아침 공기 따스하게 녹여줄
쓸쓸한 저녁 바람 포근하게 덮어줄
정막한 밤 하늘 별자리 재잘거려줄
널 더욱 따뜻하고 빛나게 할 사람
그게 나였으면 좋겠어
그랬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