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요?
서호건
난 알았습니다
내 가슴이 미어지도록 쓰라림을
심장이 찢어지는 것 같단 게 어떤 고통임을
당신이 아프다 말할 때
그때 알았습니다
아기 발처럼 보드라워질 때까지
주무르고 또 주무르겠노라
나도 모르게 다짐하게 됨을
그 오랜 세월 묵묵히 그 많은 짐 견뎌온
얼마나 깊숙히 박혔는지 조차 헤아릴 수 없는
이미 돌맹이처럼 거칠고 딱딱히 굳어버린 그 살결이 내게
당신이 많이 아파할 거라고 귀뜸해줄 때
그때 알았습니다
가끔은 알고도 무심히 지나쳤습니다
때때로 나도 아프다고 징징거렸습니다
도리어 당신 탓이라며 억지도 부렸습니다
그랬습니다
하지만 철없고 야속한 그 외면들 뒤에서
나는 울먹이며 목이 터져라 외쳤습니다
당신은 아프지 말라고
당신만큼은 아프지 말라고
그리고
이제야 압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당신의 아픔을 견딜 수 없음을
앞으로도 허락할 수 없음을
아파요?
아프지 마요
아프지 말라고요
당신 찡그리는 그 눈빛에
나 이렇게 또 주저앉아 울부짖잖아
그러니까 제발 아프지마
아프지 말아줘요
부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