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침 햇살이 참 좋구나~
상쾌한 공기도 들이쉴 겸 우리 아리, 아빠랑 같이 산책 할래?
아빠도 젊었을 땐는 옆에 사진처럼~
네 엄마 손 잡고 그저 말없이 길을 따라
실 없이 웃으며 서로 어깰 스치며 걷곤 했지~
요즘 우리 아리 머릿속엔 뭐가
가장 많이 떠오르고 오래도록 머물러?
꿈에서까지 나올 정도라고?
왜 그게 그토록 자꾸 떠오르고 사라지지 않는 걸까?
우리 마음에 무언가 그렇게 차오른다는 건 분명 큰 신호야,
나도 모르는 가슴 속에 숨겨져 있던 씨앗이 싹을 틔우는 거니까.
아빠도 최근에 여러가지로 마음 한 켠 한 켠을 채우는 것들이 많아지는구나...
너무 많아서 가끔은 가지를 쳐야할 때도 있는 거 같아~
근데 막상 치려고 보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거야...
하나 하나 보면 아직도 참 예쁜 거 같은데,
또 한 발짝 떨어져 전체적으로 보면 너무 엉성하고, 거추장스럽게 보이기도 하고 말야...
하지만, 꽃을 위해서도 분위기를 위해서도~
적절한 가지치기는 꼭 필요한 거란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야~
해야할 일, 하고픈 일ㅡ
먹어야할 것, 먹지 말아야 할 것ㅡ
마음을 줘야할 사람, 마음을 줘선 안될 사람ㅡ
근데, 먹어야할 것과 먹지 말아야할 것은 구분하기가 쉬운데~
해야할 일과 하고픈 일을 구분해서 가지를 치는 건 그렇게 만만한 일은 아니더구나~
해야할 일을 많이 남기면, 왠지 그 속엔 '나'란 냄새가 없는 거 같고~
그렇다고 하고픈 일을 많이 남기면, 왠지 '디룩디룩' 살만 찌는 거 같고~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넘어지고 또 일어서다보면,
차차 내가 행복하기 위해선 해야할 일과 하고픈 일을
얼마씩 남겨야 할지를 배워가는 거 같더라~
하지만 사람은... 인간관계는... 음식처럼 일처럼... 딱딱 떨어지지가 않아~
사람은 다 다르니까 매번 새로우니까~
과거에 이런 경험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인연에게 비슷한 것을 기대하거나
어차피 결국엔 똑같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지레짐작하는 건...
마치 스스로를 주식 시장의 시장 예측 전문가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거야~
매일 매 순간 새로움의 연속인 주식도 슈퍼 컴퓨터를 동원해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듯
비슷한 결과를 예상해볼 수는 있지만, 그 누구도 내일의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는 거란다.
그게 신이 세상에 남긴 가장 아름다운 거야.
오늘 비가 오더라도, 내일은 해가 뜰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
그것은 희망고문이 아니라, 반전의 기회를 주는 거란다.
사람에 대한 마음은 그래서 늘 열어두렴~
선입견에 휩싸여 섣불리 사람을 재단하려 들지 말고,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자 늘 시선을 맑게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렴.
다만, 누군가에게 네 마음을 여는 것은 그렇게 마음가는대로 허락하더라도...
네가 누군가에게 네 마음을 주는 것은 신중하렴...
누군가의 마음을 받는 것은 내용물만 확인하고 고마워하면 될 일이지만,
누군가에게 마음을 줄 때는 그것이 그 사람에게 독이 될지 약이 될지 헤아려야 한단다.
뭐라도 주고픈 마음만 앞서서
상대도 내 생각과 같기를 상대도 내 마음과 같기를 바라는 것은
두루미와 여우가 서로 자기가 가장 잘 만든 요리를 자기가 먹는 그릇에 담아주는 것과 같은 거란다.
아무리 좋은 것을 서로 챙겨 주어도... 그게 정말 서로를 위한 것이 될 수 없는 거지~
줘 놓고도 욕먹는... 좋아한다고 해 놓고도 정작 굶기는... 오히려 서로의 관계를 슬픈 게 만드는 결과를 낳곤 하지...
이런 일은 비단 연인관계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란다. 아빠 생각엔 아마도...
부모와 자식,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 윗사람과 아랫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오해와 섭섭함이
바로 이런 주고자 하는 마음과 받는 이의 입장 사이의 불일치에서 비롯되는 거란 생각이 드는구나~
누군가를 챙겨주고픈 사랑하는 아끼는 마음이 있는데
그걸 억지로 감추고 드러내지 말란 게 아니란다.
마음을 어떻게 줄 것인지를 잘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야...
화분의 가지치기와 뷔페의 음식을 고르는 것처럼 쉽진 않겠지만,
어디를 어떻게 쳐야할 지, 무엇을 얼마나 집어야할 지를 결정하듯...
상대방에게 좋은 것을 주고플 때는,
그 주고픈 마음만큼 상대를 보고 느끼고
상대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가지고
그를 이해하고 또 배워가야 한다는 걸 말하는 거야~
그래야 좋은 것을
그 사람이 기분 좋게 받을 수 있게 전해줄 수 있으니까~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란다.
물론, 그렇게 해도 상대는 별로 좋아하지 않을 수 있어~
설령 싫어하는 것을 줬더라도 그런 것에 너무 게의치 말려므나~
그 사람이 무엇을 어떻게 싫어하는 지를 배운 매우 기쁜 일인 거니까~
덕분에 다음에 줄 땐 더 잘 줄 수 있잖니^^?
본래 모든 일이라는 게 내가 딱 하는 만큼 이뤄지는 것이었다면,
세상은 이미 정직한 사람들에 의해 지금보다 훨씬 아름다워졌을 거야~
그리고 모든 일은 시작과 동시에 결과가 정해졌을 거야~
그런데 사실 세상 만사가 다 그렇지가 않지~
가끔은 운이 좋아 대박도, 운이 나빠 쪽박도 나오는 법이지~
신은 타고난 부족함 때문에 인생을 포기하지 말라는 위로로써,
그리고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놈들에게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라는 경고로써,
운(Luck)이라는 불확실성을 마치 보물찾기처럼 우리네 삶 이곳저곳에 심어뒀으니까~!
결과는 결코 네 몫이 아니란다,
우리의 몫은 우리의 진심이 잘 전해질 수 있도록 몸과 마음을 다 하는 것 뿐이란다.
나머진 이미 던져진 주사위와 중력이 결정할 일이야^^
아리야, 오늘 하루도 우리 마음을 다해 그저 싱그롭게 웃으며 시작해보자~
우릴 기쁘게 하고 슬프게할 뭐가 어디서 어떻게 튀어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늘 진심을 담으면,
그것이 우리에게 되돌아 올 땐
어떤 식으로든 배움으로 올 거야~
그 결과과 좋든 나쁘든 말야~!
중요한 건ㅡ
진심은 가득 담아 주기로
네가 선택했단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