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현아... 오늘 정말 고마웠다. 내가 대놓고 말은 못했다만... 여러가지로 오늘 나 감동했다. 네가 진정 나를 깊게 이해하고 있단 생각도 들었고...
무엇보다 요즘 내가 정말 고기가 너무너무 먹고 싶었는데, 네가 고생해서 번 돈으로 사준 삼겹살...!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진짜! 최고의 맛이었다~
그리고 기어코... 술 한 잔하자는 나의 청유를... 3일 연속 단호히 거부한 거... 참으로 고마웠다.
내가 광주에 있는 동안, 아버지 앞에선 술 안마시겠다며 술 마신 티도 안내서 아예 술 끊었다고 하련다고 했던 말... 그 약속 나 스스로가 깨뜨릴 뻔 했는데, 끝끝내 네가 그걸 붙잡아주는 구나...
물론 네가 정말 술을 마시기 싫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만... 내가 아는 백승현은 그럴 놈이 아니란 걸 알아... 다른 사람도 아니고 서호건이 마시자는데 절대 그렇게 거절할 리가 없지... 아무리 하기 싫어도 내가 3일 씩이나 그렇게 계속 조르면 어쨌든 내말대로 따라와주는 네가, 내가 술 한잔 하자는 말에 그렇게 단호하게 거절할 수 있는 그런 놈은 아니지...
아마 그런 식으로 일부러 다른 핑계를 대서라도 내 스스로가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겠금 도와주고 싶었던 거 같아... 안 그럼 내가 계속 졸라댔을 테니까... 뭐 물론 어떤게 진짜일진 모르겠다만... 암튼 고마웠다!
그리고 검게 찌든 내 손을 보며, 네 마음이 아팠다는 말... 나 그 말에 뭉클했다. 하긴 이런 누추한 모습도 네 앞에선 하나도 부끄럽지도 않는 걸 보면, 네가 내겐 참으로 허물없는 순수한 존재란 생각도 드는 구나... 내 삶에 그런 존재가 있다는 게 참으로 감사할 일인 거 같다.
오늘은 그냥 아무 말 없이 밥만 먹으려 했는데, 네가 이런 거 저런 거 일일이 캐물어가며, 어떻게든 내가 속마음 털어놓게 했던 거... 참으로 고마웠어. 가뜩이나 너도 요즘 고민 많을텐데... 묵묵히 내 푸념 다 들어준 거 정말 고맙게 생각해... 아직도 여전히 결정을 못 내리고 머리가 복잡하다만, 그래도 덕분에 마음이 한결 홀가분 해진 거 같아^^
근데 정말 난 네 말대로... 내가 필요할 때만, 내 멋대로 널 부르고... 항상 널 기다리게 하고... 내 마음의 짐까지 네게 털어놓고... 생각하면 할수록 내가 네겐 정말 이기적이고 못난 친구인 거 같아...
그래서 항상 미안하고... 고맙고... 뭐, 그래... 네게 좀 더 좋은 친구가 되어주고 싶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못난 친구에게 항상 부담없이 티 나지 않게 챙겨주는 네 우정...!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내 맘... 알지?
2009년 마지막 달, 12월... 우리 건강하게... 열심히 잘 보내자꾸나! 사랑한다!
P.S. 생각보다 자유형 25M 만만치 않지^^? 그러니까 수영 좀 더 빡시게 열심히 해! 난 자유형 100M 거뜬히 한다~ 따라올테면 따라와봐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