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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건 2007.03.15 19:50
어느 정도 수준에서 이야기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왜 서울로 오시려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서울 하위권 대학을 생각하시는거라면, 차라리 열심히 하셔서 전남대를 가시려고 하시는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알기론 지금 3학년들은 내신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서울 상위권을 생각하시는거라면, 내신이 좋지 않다면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단 내신 점수를 잘 확인하시고, 담임선생님이나 학년부장선생님께 갈 수 있을만한 대학에 대해 여쭤보시고... 3학년 때 노력해서 더 좋은 내신으로 다져놓으시고 수능을 잘 치시면 좀더 여러 대학 중에 선택할 여건을 가질 수 있을거라고 생각됩니다.
저희 때는 대학중에 내신 배제하고 수학과 과학 수능점수 1등급으로 뽑는 전형도 있었는데요.
아직도 그런 전형이 있는지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도움이 되었으려나 모르겠네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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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건 2007.03.15 10:25
계기...라...
내가 공부를 시작한 계기는... 여자, 부모님, 선생님, 친구들 등이 엮어진 아주 복합적이고, 삶에 대한 물러설 수 없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공부를 시작한 동기는 처절했다고 생각되네... 그 내용은 나에게만 국한된 내용이라서 나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뿐, 너가 공부하는데는 그닥 감흥이 없을 거야... 대신 내가 공부를 제대로 하면서 느낀 걸 이야기 해주고 싶다. 내 주변에 대학친구들이 내가 공부하는 모습을 따라가면서 진짜 공부에 흥미를 느끼고 왜 생각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가 알게 되었다는 것을 먼저 말하면서 누구나 그럴 수 있다는 생각에 이야기 해본다.
3월에 아마 너가 원하는 만큼 나왔다고 하더라도, 나는 결국 그 점수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결과가 될 거라고 생각해... 지금은 무시해도 상관없는 결과이긴 하니까 말이야... 물론 무시할 때는 현실적으로 너가 공부를 진지하게 하고 있는가에 대한 자문에 “Yes”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해.
‘공부를 진지하게 했는가?’라는 자문에 대한 검증은...
한 달 열심히 했다는데, 점수가 생각보다 너무 안 나왔다면, 하루 날 잡아서(주말 이틀동안이 적절하겠네)
너가 무슨 과목 공부를 어떻게 했는지 돌아보고... 노트에 적어봐.
그리고 그 과목에 대해 떠오르는 개념어들을 적어보거나 떠올려봐, 서로 선을 이어가면서 연결지어보고. 상하 종속 관계도 살펴보고...
무슨 말인지 어려우려나?
예를 들어 내가 수학2를 공부했다면, 앞쪽의 미분영역에 대해서만 그냥 떠올려보면,
극한
연속
미분가능
미분
접선의 방정식
극대 극소
판별식
최대 최소
부등식 미분
등등 여러 공식이나 개념들이 떠오를거야... 만약에 이런 것조차도 안 떠오르면 내 생각엔 너가 한 달 동안 그냥 숫자랑 문자를 대충 짜 맞추는 놀이를 했을 뿐이라고 봐...
세부적으로 관련성을 살펴보면,
극한 - +로부터의 극한, -로부터의 극한, 분모분자가 "0분에 0" 꼴이 되는경우, 무한대분에 0 꼴이 되는 경우 등... -> 극한을 왜 구할까...? 극한을 구하면 뭘 알 수 있지? 원론적으론 근사값을 위한 거라는 걸 알아야 하는데, 이건 좀 깊어지니까... 단순히는 도함수 즉 미분을 위해 필요하지~ 물론 무한적인 극한을 생각해보면 무한급수를 연상할 수도 있구...
연속 - 연속이면 미분가능? 항상? 아니라면? 어떤 경우? 왜? 연속여부를 알야 할 이유는? 역시 미분가능에 대한 조건 위해서지...
미분가능 - 미분이 가능하기 위한 조건은? 연속이면 항상 미분가능? 미분 가능이 안 되는 것들의 특징이 뭐지? 절대값이 있는 경우 주의해서 살펴봐야 할 점들이 뭐지?
미분 - 결국은 미분을 위해서 여기까지 왔네? 그럼 미분은 왜 하는걸까? 도함수를 왜 구하는가? 너가 만약 변화율을 알면 참값에 근사한 값을 구하는데 용이 하다는 생각이 들면 깊게 잘 생각한건데, 고교과정에서는 그 정도까진 이야기하지 않는 것 같던데... 그럼 그냥 변화율을 통해서 접선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기하학적인 면을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접선을 구하면 근사값을 구하는게 용이 해지거든...(왜 그런지도 한번 생각해보렴)
접선의 방정식 - 결국 내 생각대로, 접선을 구하는 단원을 그 다음에 배우는거네...
극대 극소 - 그런데 x의 2차 이상의 경우는 함수 값이 어떤 값 보다 항상 크거나 혹은 작거나... 올라갔다가 정점에서 내려오는 그런 개형을 갖는데, 이왕이면 그런 값을 알면 어떤 함수로 표현된 현상의 특성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 그걸 아는 방법을 위해서 극대 극소라고 정의해놓은 값을 구해야지. 극대 극소를 구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도함수를 0으로 하는 값들이지... 그런데 항상 0이라고 해서 다 극값인건 아니네? 좌우의 2계도 함수값의 부호에 따라 극대 극소 변곡 등의 특성을 구별지을 수가 있었지... 2계도 함수와 원래 함수와의 관계를 떠올려보고...
뭐 이렇게~ 물론 진짜로는 더 자세히 공식을 떠올리고 유도할 수 있어야지... 대충 알 수 있으려나?
너가 무슨 목적으로 공부를 하려는지는 모르겠다만, 만약 정말 수능점수만을 위한 거라면 어쩌면 형의 조언은 복잡하고 어렵고 빙~ 돌아가는 조언이 될 뿐일 수도 있어... 사실 학원에서 요령껏 가르치는 걸 열심히 따라가면 적어도 수능 문제는 잘 풀 수 있을 테니까...
근데 대학에 와서 정말 제대로 학문을 하려고 한다면, 제대로 이해하면서 공부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힘들고 흥미가 안 생길 테니까... 배운 것들의 앞뒤 관계를 수시로 생각해보면, 왜 이런 순서대로 단원을 공부하고 그 단원에서 배운 걸 어디에 어떻게 써야겠다는 것을 스스로가 충분히 알게 되거든... 그럼 신기하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개념을 배우면 배울수록 비교적 쉽게 받아들이고 과거에 배운 것들과 잘 연상하게 되는 것 같아.
그렇게 연결을 해놓지 않으면, 아무리 해도... 모의고사와 같이 어느 단원과 관련되어있는지 모르고 문제를 만나면 당황스러워지고 머리가 멍해지기 쉬워... 내가 중학교~고등학교3학년 까지 내내 그랬으니까... 누구보다도 수학공부를 많이 하고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점수는 항상 70~80점 어쩌다가는 60점까지 갔지... 선생님들도 의아해 하셨겠지만, 당사자인 나는 오죽 답답했겠니? 지금생각해보면 점수 올릴 생각으로 문제만 많이 풀었지... 왜 그 공식을 필요로 하는지, 이 문제의 조건을 쓸 때 고려해야할 사항들이 무엇이 있는지 체계적으로 생각이 되지 않았던 거 같다. 우리가 공부할 땐 단원별로 하기 때문에 공부하면서는 그런 걸 생각할 필요가 없지... 사실 내가 이렇게 말해도 너가 가슴에 와 닿게 이해하기도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나중에... 대학 수시 면접이나 수능치고 면접 볼 때쯤... 그때쯤이면 느낄 만도 할 듯... 무슨 답변을 어떻게 해야 할지 도대체 교수가 내 입에서 무슨 말을 듣고 싶어하는지 말이야... 그때 가서 개념정리하고 앉아있는 거지 뭐~
물론 형도 대학와서야 정말 수학을 수학답게 가르치는 교수님께 배우면서 수학이 뭔지 왜 중요한지 얼마나 재밌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지만, 고등학교 때도 충분히 시간을 갖고 계속 생각을 하면 연관성을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다고 생각되네... 물론 증명과 개념을 자주 살펴보고 직접 해보고 떠올려봐서 눈과 손에 익혀둬야 자연스럽게 연상이 잘 이루어지니까... 비록 좀 번거롭고 힘들긴 해... 남들보다 좀 더 느리게 갈 수도 있어... 하지만 내 생각엔... 고3 너희들 공부하는 태도나 시간이 결코 자기가 뭘 공부했는지, 뭘 배우는지 조차 뒤돌아 볼 수 없을 만큼 바쁘다고는 생각이 안 된다. 게으른 탓이지... 의욕이 아닌 욕심뿐이라면 게으를 수밖에 없지... 나는 나름 고3 때 정말 열심히 했다고 자부했고, 선생님들이나 친구들이 다 인정하던 바였지만, 대학교 2학기에 공부하면서 내 평생 가장 열심히 했던 시기였다고 생각되고 고3때 공부한건 공부도 아니었다고 생각하고 있어... 결코 지금 너가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열심히 하는 정도라고 자만하지마...
중요한건 부지런히 노력하는 사람은 너만큼 열심히 하면서 개념정리까지 수시로 다 한다는 사실이고, 그게 실력으로 나타난다는 것뿐이야.
그게 힘들면, 자신이 그럴 수 없는 능력 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하지... 난 더 부지런할 수 있고, 더 열심히 목표를 위해 달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열등감을 느껴서라도 준비를 해내고 말지...
개념정리 <- 이게 말처럼 가벼운 문제가 아니라는 것만 기억하렴... 제일 중요한게 개념정리다. 게임을 즐기는데 가장 기본적인게 룰과 패턴을 제대로 알아야한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공부라는 게임도 마찬가지야... 대충 개념을 알아서는 출제자가 의도한 흥미를 전혀 느낄 수가 없거든... 이왕하는거 이기고 싶다면, 게임 룰과 패턴을 따라하기만 하는 것 말고, 이용해보려고(응용) 생각하고 반복 해보는 거지... 개념이 잡힌 상태에서 문제를 많이 풀어야 실력이 늘지 예전의 나처럼 무작정 급하다고 문제만 죽어라 봤자... 결국 중요한 시점 앞에서 무너지게 돼...
무엇보다도 공부 왜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니까... 정말 공부를 위해서 공부를 하는 거라면, 대학가서도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면, 내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고... 그게 아니라면... 그냥 내 말은 흘려들어도 괜찮아... 점수를 위한거라면, 나보다는 문제푸는 요령이 좋은 이들에게 조언을 구하는게 좋을듯 싶다^^;
너가 이과라고 생각해서 수2에 대한 이야기 했는데, 혹시 문과라면 수1에 대한 이야기를 예로 들었으면 좋았을 듯싶다. 비단 수학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들도 다 마찬가지야...
고3 3월... 이제 시작이잖아... 걱정말구... 차분히 너가 뭘 배웠고, 뭘 공부했는지 다시금 생각해보면서 잘 엮어본 다음에 다시 문제를 바라보렴, 분명 다르게 느껴질거라고 믿어...
두서없이 길게 썼다. 내 설명 중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나 더 듣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또 이야기 하렴... 아무래도 이 글은 광주고 게시판에 올려서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야겠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