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 관계자 분께서,
볼만하다고 하시며 친히 직접 구해주시길레 봤는데...
난 내 기대가 그리 컷다고는 생각지 않는데...
음... 그저 그랬다.
캐스팅만 봐서는 정말 내가 끌릴만 할 작품이었다.
내가 매우 좋아하는 배우인 하지원, 설경구 씨가 주연이었고, 연기력이 충분히 입증된 박중훈과 엄정화 씨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그들의 모두의 연기는... 지극히 연기스러웠다. 연기가 연기스럽다는 것은 그만큼 형식적일 뿐 리얼하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거다.
스토리는 꽤 좋았던 거 같은데, 연기를 제대로 리얼하게 하면서 연출을 잘만 다듬었더라면... 괴물급의 뭔가를 일으켰을 법한 인상적인 작품이 될 수있었을 거 같다는 아쉬움이 이 작품에 대한 실망감을 더 키운 거 같다.
뭐 그런거지...
애시당초 별 볼일 없는 놈이라면, 그 놈이 실패하고 좌절하면 그러려니하며 당연스럽게 여길텐데...
성공할 듯 보이는 괜찮은 놈이 그러면, "왜 그랬대?" "왠일이야~"하는 의문의 관심과 아쉬움을 낳는...
그래서 도대체 왜일까 싶어, 윤제균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던 작품을 쭉 살펴봤다.
그 중 내가 본 작품들은...
1번가의 기적, 2007
: 이건 그래도 하지원과 임창정의 연기가 탁월하게 자연스럽고 웃겨서 재밌었고, 나름의 잔잔한 감동이 있어서 좋았던 작품이었고 2~3번 이상은 본 거 같다.
낭만자객, 2003
: 이건 미안하지만, Trash...! 영화보다가 내 입에서 쌍시옷이 튀어나오게 했던 영화다 ㅡㅡ^
색즉시공, 2002
: 음...! 이 작품은 개인적을 참 괜찮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역시 하지원과 임창정의 호흡이 무척 잘 맞았고, 에로틱한 면이 많지만 그래도 그 안에 담긴 조금은 소박한 사랑의 레퍼토리... 그리고 열정...! 거기서 내가 좀 감동했던 거 같다. 아마 이 작품도 5번 이상은 본 거 같다.
두사부일체, 2001
: 오우! 이 작품은...! 최소 7번 이상은 봤을 거 같다. 매우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다. 학교다닐 때, 학교 생활이 엮인 영화여서 더 공감이 컷 던 것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암튼 웃긴 영화를 보고 싶었을 땐 과감히 택해도 전혀 후회스럽지 않았던 영화다.
이렇게 쭉 펼쳐보니 그 답을 알만했다.
내가 본 윤감독의 작품들은 다들 각본이 괜찮았다. 내가 인상깊게 느꼈던 것도 다 그 스토리 때문이었다.
근데 그와 동시에 하나같이 연기와 연출이... 졸작 수준이었다는 것...ㅡㅡ;;
코믹영화가 주류였다보니 연기력보다는 웃음을 선사하는 것이 주된 연출 포인트였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해운대를 찍으면서도 그런 관성에 의해, 그저그런 연기에도 그냥 OK 싸인을 하지 않았을까 싶고...
만약 봉준호 감독이 이 작품의 각본과 연출을 다듬었더라면... 어떤 작품이 나왔을지...
물론 캐스팅은... 개인적으로 설경구보단 송강호가 더 좋을 거 같고, 하지원은 그대로도 괜찮을 거 같고~
엄정화도 그 역할에 좀 안 어울리는 거 같구... 그녀가 자식을 그렇게 사랑할 것 같은 이미지는 아니다보니...
박중훈도 마찬가지고... 박중훈보단 차태현...! 아 그래, 그럼 엄정화 대신 박보영! 그거 꽤 괜찮겠다.
그랬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어쨌거나 이건 그냥 연기력과 연출에 대한 아쉬움에 대한 이야기고...
좋았던 점을 이야기 해줘야지?
음... 발상...! 쓰나미의 발생에 대한 과학적 개연성...! 그리고 그 위력이 갖는 의미...
물론 감독이 그 정도로 상징적 깊이를 내포하고자 했더라면... 그런 연출과 연기에 OK가 나왔을리가 없고...
아마도 가족애에 대한 감동에 초점을 맞췄던 거 같은데...
오히려 그래서 나는 가족에 대한 애정을 지나치게 부각시키고자 너무 여러 요소를 가족애에 끼워넣은 게 아닌가...
코믹적 요소까지 포함시키다보니... 잡스런 장면들도 너무 많았다. 감동과 웃음이 반반씩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보니... 뭐 하나도 제대로 느끼지 못한 이도저도 아닌 밍밍한 게 되어버렸다.
차라리 두번 세번을 보며, 그 의미를 깊이 느껴보고 싶을 법할만큼의 진지함을 담아냈더라면 좋았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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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정말!!! 너무하네...
이번 일요일만큼은 쉬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일 때문에 내려가봐야겠다.
나중에 시간 나면, 다시 이어서 쓰련다.
어떻게든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더 높은 자리에 오를만한 자격이 있는 가 하는 것은,
그만큼 더 바빠지더라도 그 안에서 자신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가 하는 물음과 같은 거다.
그런 여유를 확보할 능력과 지혜가 없다면, 결국 스스로가 지쳐 포기하며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법이니까.
여유있음이 곧, 능력! 어떠한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이 바로 프로정신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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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작품의 소재로 쓰인 “메가 쓰나미”가 갖는 상징성에 주목했다.
물론 감독이 그런 시사성을 내포했었는가까진 알 수 없는 거지만... 개인적으로 난 예술 작품은 감독이나 작가의 의도보다 관객과 독자가 실제로 느끼는 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이 작품을 통해 뭘 느꼈는가가 중요하지, 이 작품이 뭘 말하고자 했는가가 중요한 건 아니니까 Pass! 그건 고등학교 시험문제에나 나올 법한 얘기지~
암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최근에 전 세계 환경 과학자들이 경고하기를 “현 상황대로라면, 2100년까지 지구 온도가 6도 상승하고 이에 따라 해수면이 1.1m 가량 상승해 50년 후에는 태국 방콕, 90년 후엔 호주 시드니 국제공항이 물에 잠긴다.”고 했다.
어디까지나 가설이지만, 만약 그럴 경우 그게 설령 점진적일지라도 동일 시점에 대규모 평지가 잠긴다면 단지 그 지역은 잠길 뿐일지만, 역으로 다른 지역에선 그 해수차이로 인해 “메가 쓰나미”까진 아니더라도 평상과 다른 파고에 의한 예상치 못한 재해가 일어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특히 호주와 같은 섬 지대는 그 영향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태국의 해류적 영향이 그 사이에 대류를 끼고 있는 우리나라에까지 미치긴 어려우리라 생각되고, 호주 역시 일본이 충격을 흡수하게 될 것이라고 여겨지는데... 만약 먼 훗날 그런 식으로 일본이 침수된다면, 우리나라 입장에선 결코 웃으며 좋아할 일은 아니게 될 것이다.
물... 그래, 물이란 게 그렇다. 얕잡아 보기 쉬운 물질이지...
그런데 난 일찍이 물에 대한 경외심을 가져왔다.
동해안에서 해수욕을 하다 아버지와 함께 썰물에 휩쓸려가 죽음의 위기를 겪었었고,
히다카와 일본 여행 중 태평양 바다에서 파도 서핑을 하다가 큰 파도에 치여서 죽을 뻔도 했다.
남해안에선 밤 중에 파도 치는 바위 위에서 동생을 잃을 뻔도 했었다.
그런 경험을 통해서, 파도 앞에선 우린 너무나 하찮은 미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이미 실감했었다.
음... 실례를 들자면, 고작 가로 세로 높이 각 1cm 상자에 담긴 물은 고작 1g, 이건 뭐... 장난이지~
가로 세로 높이 각 10cm 상자에 담긴 물 역시 고작 1kg, 이것도 아령 하나 정도의 무게니까 별 거 아니지...
그런데, 가로 세로 높이 각 1m 상자에 담긴 물은...?
부피만 보면, 별거 아니어 보여도 그 안에 물이 가득 담기면... 그 무게는 자그마치 1톤이다.
말이 쉬워 1톤이지... 사람 힘으론 그걸 밀지도 못 한다.
그런데 그 상자가 초속 1m의 속도로 우리에게 밀려온다면… 과연 우리는…?
우리 키보다 작은 그 상자에도 우린 별수 없이 치인다.
우리 키만한 파도가 우릴 향해 몰아치면... 그건 뭐 말할 것도 못 되는 거지... 우린 뼈도 못 추린다.
한없이 잔잔해 보이는 물이 조금만 뭉쳐서 함께 움직이면, 실로 어마어마한 위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참고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표면은 29%가 대륙, 나머지 71%가 물이다.
그 71%의 물 중에 바닷물이 97%, 빙하가 2%다. 실제로 우리가 접하는 물은 강이나 호수, 지하수까지 다해도 채 1%가 못 된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우리가 물의 위력을 실감하지 못할 수 밖에...
해운대를 보며, 나는 인간이 대자연 앞에 지극히 너무나도 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자연과의 공존을 진지하게 고찰해야함 새삼 느꼈다. 이산화탄소에 의한 지구 온난화... 이 문제가 우리의 생존문제로써 현실로 들이닥칠 날이 머지 않았다는 게 씁쓸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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