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376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잘못된 습관이 얼마나 훗날 아픔으로 돌아오는지 새삼 실감하면서,
나는 나의 사소한 습관들을 다시금 돌아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 위해,
미리 외양간을 살핀다.

이렇게 또...
아픈 만큼 성숙하나 보다

IMG_20151209_103822.530.jpg

장난감

내 책상 속에는 십여 년 전 텐센트 스토어에서 사온 구슬치기하는 마블 몇개가 있다.

라일락,
너는 느릅나무 그늘지는 거리에도 피어 있다.
연과 마블을 파는 작은 가게가 있는.

나는 어려서 장난감 가게 주인을 부러워하였다. 지금도 막상 장사를 시작한다면 장난감 가게밖에 할 게 없는 것 같다. 물론 그 가게에서는 아이들에게 화상을 입게 하는 딱총은 아니 팔 것이다. 장난감 가게는 우선 그 상품이 재미있다.
 
손님이 아니 오더라도 나 혼자 그것들을 가지고 놀 수 있다. 그리고 장난감 가게에 오는 손님들의 얼굴에는 언제나 웃음이 있다. 약방과는 다르다. 이쁜 아기, 이쁜 엄마, 좋은 할아버지 그리고 크리스마스가 오면 금방 부자가 될 것이다.
 
장난감 가게를 하게 되면 부대사업으로 옆에다 장난감 서비스센터를 내겠다. 바퀴 빠진 자동차도 고쳐주고, 다리 부러진 인형도 고쳐주고. 그러나 나의 어린 시절의 장난감들을 생각하면 수선료를 많이 받을 수 없다. 나는 어려서 무서움을 잘 탔다. 그래서 늘 머리맡에다 안데르센의 동화에 나오는 주석으로 만든 용감한 병정들을 늘어 놓고야 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떠 보면 나의 근위병들은 다 제자리에서 꼼짝도 아니하고 서 있는 것이다.
 
나는 미국의 한 은퇴한 철도 회사 사장이 자기 집 마당에다 기관차, 그리고 철교, 터널까지 갖춘 장치를 차려 놓고 이웃 아이들을 데려다가 기차놀이를 하는 것을 보았다. 현대문명이 자랑하는 디젤 기관차도, 제트기도, 우주선도, 생각하면 다 장난감에 지나지 않는다. 언젠가 내가 묻힐 때가 오면 내 책상 서랍 속에 있는 마블을 넣어주었으면 한다. 골동품 수집가는 청자 찻잔 하나 가지고 가지 못할 것이요, 부잣집 부인이라도 진주 반지 하나 끼고 가지 못하지마는, 아무리 탐욕스런 세상이라 하여도 나의 구슬은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

  1. 2016년 첫 주. 성공적.

    시작이 반이라고 했나? 2016년의 첫 한 주를 보낸 소감: 성공적. 올 한 해 이미 50점은 먹고 들어가는 거 같다ㅎㅎ 그리고 조금 버겁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중국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대학원 졸업하기 전에 영어는 내 왼팔로 만들고, 중국어는 지팡이 정도로는 갖추...
    Date2016.01.09 Views7589
    Read More
  2. 있는 그대로

    심호흡을 하고, 차분히 주어진 현실을 관조한다. 무엇이 우선인가, 무엇을 위해 그 길을 택하는지를 더욱 선명하게 새긴다. 그리고 작은 것에 사소한 것부터 진심어린 정성을 쏟는다. (function(d, s, id) { var js, fjs = d.getElementsByTagName(s)[0]; if (d.getEleme...
    Date2016.01.07 Views6570
    Read More
  3. 액땜... 그리고 괜한 뿌듯함...

    어제... 부득이하게 되도록이면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얘기들을 쏟아냈다. 사람이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실수의 여파가 수습불가능할 여지가 있을 땐... 그 책임에 대한 문책은 실랄해야한다. 결코 그러한 잘못이 두 번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
    Date2016.01.06 Views5502
    Read More
  4. 인생도처유상수

    "인생도처유상수" 라는 말을 새삼스러 실감하게 되는 요즘. 어제 NGV 교육 이틀차 무사히 마쳤고, 오늘 마지막날이다. 여러가지로 다른 일정들도 있고 처리해야할 업무들도 있고 해서 다소 분주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나의 역량을 다시금 재확인하고 부족한 면에 대한 ...
    Date2015.12.16 Views2817
    Read More
  5. 소중한 것에 대한 재발견

    어제 동현이 형과의 대화에서 많은 영감과 가르침을 느꼈다. 보고서 뿐만 아니라, 향후 연구방향과 내 삶의 태도에도 많은 것이 반영 될 것 같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내 곁에 참 소중한 것이 찾아왔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다. 맛과 멋 - 피천득 수필 맛은...
    Date2015.12.15 Views2742
    Read More
  6. 유종의 미

    2015년 내 생애 20대의 마지막. 뜨겁지만 데이지 않게, 화끈하지만 실증나지 않게, 잔잔하게 해야할 것들을 잘 마무리 하자! 이번 한 주도 아자~ 아자~ 아자! 눈물 스탠더드 석유회사 런던 지점에 다니던 시인 월터 델라메어를 생각하면서 내가 텍사스 석유회사 서울 지...
    Date2015.12.14 Views2222
    Read More
  7. 금모닝

    기분 좋은 아침 인삿말, "금모닝"ㅎㅎ 컨디션이 점차 회복하고 있는 거 같다.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고 들떠진다. 힘내서 얼른 마무리 해야할 것들을 마무리하자~! 가구 - 피천득 수필 도연명의 허실유여한이라는 시구는 선미는 있을지 모르나 아늑한 감이 적다. 물 떠먹...
    Date2015.12.11 Views26343
    Read More
  8. 한 걸음 한 걸음

    따박 따박 뚜벅 뚜벅 걸어 간다 떨어져도 튀는 공처럼 - 정현종 그래 살아봐야지 너도 나도 공이 되어 떨어져도 튀는 공이 되어 살아봐야지 쓰러지는 법이 없는 둥근 공처럼, 탄력의 나라의 왕자처럼 가볍게 떠올라야지 곧 움직일 준비 되어 있는 꼴 둥근 공이 되어 옳지...
    Date2015.12.10 Views4049
    Read More
  9. 아픈 만큼 성숙하나 보다

    잘못된 습관이 얼마나 훗날 아픔으로 돌아오는지 새삼 실감하면서, 나는 나의 사소한 습관들을 다시금 돌아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 위해, 미리 외양간을 살핀다. 이렇게 또... 아픈 만큼 성숙하나 보다 장난감 내 책상 속에는 십여 년 전 텐...
    Date2015.12.09 Views3762
    Read More
  10. Let it be

    사부는 제자를 있는 그대로 보려 한다. 그래서 제자가 못난 행동을 한다해서 내치거나 버리거나 가르침을 일부러 덜 주는 일은 없다. 다만, 어떠한 자리가 생겨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청을 받았을 때 그 자리에 적합한 사람인지를 떠올려볼 뿐이다. 어울린다고 생각되면 ...
    Date2015.12.04 Views3071
    Read More
  11. 짝퉁 말고 진퉁

    엊그제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와 골드스캔들(장현도)를 다 읽었다. 책을 이것저것 동시다발적으로 읽다보니, 먼저 읽었다고 먼저 마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책을 완독한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삶의 지향점이 내가 바...
    Date2015.12.03 Views2102
    Read More
  12. 묵음의 연주

    별일 없다는 것은 일을 잘하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 포수 없는 야구는 없다. 골키퍼 없는 축구도 없다. 밤이 없이는 아침이 있을 수 없다. 고난과 역경. 실패와 눈물이 있기에, 기쁨과 환의에 찬 성공도 있을 수 있다. 플루트 플레이어 - 피천득 수필 바톤을 든 오케...
    Date2015.12.02 Views1489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53 Next
/ 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