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 자히르를 다 읽었다.
이로써... 파울로 코엘료 책을... 6권 째 읽었다.
지금까지 읽은 책을 뒤돌아 보면,
"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 악마와 미스 프랭 " 3부작의 경향을 띄는 작품이어서, 작년 1학기 기말 끝나마 마자 방학초에 도서관에서 한번에 빌려서 읽었었다...
그 당시 한참 독서에 열중할 때 였지... 무라카미류, 알랭 드 보통, 파울로 코엘료, 도스토예프스키 등의 작가들... 물론 한국 작가들 중엔... 공지영과 박완서 작가님의 글을 많이 읽었는데... 한국적 서정성이 짙은 매력이 있지만, 갇혀진 느낌이라서... 어쩌면 나의 무의식적인 사대주의 발상에 따라서 그런 마음을 가진 것일지도 모르겠다만...
파울로 코엘료 작품은 "연금술사"를 유유진 선생님께서 추천해주셔서 읽었던거 같다. 아닌가?
그냥 내가 읽고나서 나중에 유유진 선생님과 대화 중에 책 이야기를 나눴던 것인가?
잘은 기억 안나는데, 여하튼 "연금술사"가 처음이었다.
그 후에... "11분"을 읽었었는데, 때마침 내가 아마 "상실의 시대"를 읽으며 적잖은 충격와 자극이 농후해진 상태였던거 같다. 여름방학의 시작이 "상실의 시대"를 읽으면서 독서에 더 전념하도록 자극을 받았던거 같다.
하여간
그렇게 읽고, 파울로 코엘료에 대한 인상이 좀 깊어져서 그가 쓴 책을 쭈욱 읽어보려고 했던 것이다.
위의 3부작 시리즈 나름 재밌기는 한데...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고, 문제를 제시하긴 하는데... 그다지, 내 이상을 뒤집는 그런 수준은 아니다.
내 통찰력을 뒤집었던 작가는 아직까진 "알랭 드 보통"이 가장 막강하다고 하겠다.
이번에 "오 자히르"는 샬라 선배가 추천했었는데, 항상 읽어야겠다 마음만 갖다가, 한달 전에 사놓고 조금씩 읽어서 어제서야 다 읽었다.
오~ 읽으면서 느꼈던건...
진짜 소설인가, 자서전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는거... 소설 주인공이 '나'인데, 작가로 나오고, 주인공이 쓴 책의 내용이 파울로가 쓴 '연금술사'의 '산티아고 기행'에 대한 내용이 자주 거론되는 듯 싶었고, 물론 전혀 듣도 보도 못한 작품 "찢어버릴 시간, 꿰맬 시간"이 자꾸 거론되서, 파울로 코엘료가 그런 책도 썼나 하는 의문이 자꾸들었다. 읽으면서 그냥 인터넷으로 파울로의 생활을 찾아보고, 책을 찾아봐서 진위를 따질 수도 있었지만, 내가 그 당시 느꼈던 호기심과 궁금증을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쭈욱 가져가고 싶었다.
지금 다 읽고 보니... 역시... 소설은 허구라는 ㅡㅡ;ㅋㅋㅋ 내가 속은거지뭐 ㅋㅋㅋ 그게 당연한 거구^^;
책에 밑줄 친게 너무도 많아서 옮겨 적고 싶은데...
시간이 꽤나 걸릴 것 같아서, 차차... ㅋㅋㅋㅋㅋ 게으른 호건^^;
그냥 책을 읽으며 느꼈던 가장 큰건...
사랑이란...
진짜 사랑이란... 관심을 갖는 것이라는 거... 그리고 관심을 받는 것이라는 것... 사람에게든 사물에게든 삶에든... 마찬가지로...
호의은행, 금기... 이 두 단어는 내 사고에 새로운 관점을 만들어주었다.
역시 인간은 단어... 정리된 규칙에 의해서 사고가 가능한 논리 구조를 지녔다.
항상 겪고 스쳐가는 모든 일들의 이름이나 패턴을 정확히 모르면, 아예 그것에 대한 자각이 없다.
우리가 인식하고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은 이름이 있고, 그 특성을 알고 있다. 그렇지 않는 건 우린 말하지도, 기본적으론 상상하지도 못한다. 우리가 상상하고 창조하는 것들 조차도 그 모든 부분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되어있기 때문에, 적절한 조합의 결과로 또 다른 정의를 만들어 낼 뿐인 것이다. 국 다양한 정의를 이해하고 있을 수록, 다양한 현상에 대한 인식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호의은행... 대인 간 관계에 친절과 호의는 일종의 은행계좌처럼 투자로써 작용한다. 결국 내가 일전에 말했던 "필요에 따른 이해타산"에 관한 인간관계에 대한 회유적 표현으로 볼 수 있다.
그걸 은행이 지닌 특성을 적절히 비유해서, 손실가능성, 이득보장성 등을 이해하기 쉽게 만든다.
그리고... 금기...
내가 항상 진짜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는 것에 대한 것이었는데...
내가 보기엔 대부분의 만남에서의 대화는 피상적이다. 서로 소중한 삶의 시간을 낭비하면서 술을 권하는 거다. 할말 없으니까~ 이럴 땐 건배... ㅡㅡ; 이게 말이나 되나...
대화의 핵심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듣는 것이다.
그것을 서로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뱉을 때 뭔가가 나오는 것이다.
욕이 되었든 사랑의 세레나데가 되었든... 진짜가 튀어나와야 상대가 제대로 알아 듣고, 자신도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한 것이다. 그게 진짜 대화다.
대화만 그런게 아니다. 무슨 일을 할 때도... 그냥 눈가리고 아웅하는 듯한 일처리는... 결국 실속이 없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그러니까 안 한것 만 못한 것이고,
그건 삶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시간에 대한 모욕이다.
그럴 시간에 차라리 놀아서 즐거움을 찾아야한다.
아니면 정말 제대로 뭔가를 하던지...
뭔가를 정말 열정적으로 하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우리는 에너지를 볼 수 있다. 밝은 빛이 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의 뜨거운 숨결을 느낄 수 있다. 구슬구슬 흐르는 땀내음을 맡을 수 있다.
그리고 그는 다른 이들이 해내지 못하는 자신만의 흔적을 세상에 남긴다. 진짜로...
누가 봐도, 그 진실성이 드러나면... 존경을 표현한다.
성실을 나무라는 사람이 아무도 없듯이...
진실성... 그걸... 추구할 때 우리는 자유로워질 수 있다. 세상은 가식과 허식이 만연하고... 그게 진짜인 것 마냥 보여주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스트레스 받고, 조마조마하며 살기 때문에...
자신의 삶이 아니라... 남들이 자신을 인식하는 그 어떤 이미지의 삶을 산다.
오 자히르에서 이야기하던 것은... 그런 이미지를... 남들이 나를 올가매는, 사회가 옥죄이는, 부모와 남편이나 와이프가 혹은 자식이 붙잡는 삶의 틀에 얶메이지 말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살 수 있으니까...
사람답게... 행복하게 살 수 있으니까... 사회의 틀에 놀아나면 놀아날 수록... 우린 우리 진짜 모습이 뭔지도 모르고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도, 아니야! 이건 아니야! 아직 난 죽어서는 안된다는 말을 하겠지...
일찍이 자신을 잘 살피고 자신을 알고자 하고, 자신을 알아가는 삶을 살다보면, 죽는 순간엔... 그래... 죽을 때가 됬지...^^; 죽어도 여한이없다며 웃음을 머금고 눈을 감을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제길슨! 신은 확실히 이 세상에 없어!!! 신이 있다면, 진짜 인간들이 행복을 느끼는 법을 모르게 만들어 놨을리가 없어... 이런 사상최악의 실패작으로 보이는 이간아라는 창조물은 절대적이라 불리우는 신의 경력에 정말 큰 오점이 아닐 수 없단 말이야... 후훗...
사랑을 하면...
익숙해지려고 노력하는데, '오자히르'에선 그건 정말 무모한 짓이라고... 아니... 위험한 짓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서로 익숙해지면, 흥미가 없다. 서로를 다 알면... 관심이 있을 수가 없다. 사랑을 시작할 때... 우린 호기심을 갖고 상대에 대한 기대를 부풀려간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 수록...
그 베일이 벗겨진다고 생각하며... 자신이 그냥 그렇게 정형화시켜서 인식해버린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고, 정말 상대가 베일 하나만 벗기면 아무것도 없는 정육각형 같은 사람이라면 그건 진짜로 베일이 벗겨진 것이다.
어쨋든 그러면... 우리는 상대에 대한 모든 반응에 대해 정형화된 반응을 보내고, 더 이상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게 된다.
자신은 상대를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상대가 그걸 이해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면 대화가 필요가 없어지지... 눈 빛만으로도 자신의 생각을 읽을거라고 믿기 때문이지... 커플 양쪽다 그런 마음이라면...
얼마 안가서 게임은 끝난다. 사실은 서로에 대한 착각으로 계속 지내면 지낼수록 믿음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결과를 직면하게 되는게 일상이 될테니까 말이다.
그러나 그런 믿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인식하지 못한체...
상대가 변했네...
마음이 안맞네...
성격이 안맞네...
라는 말이 나오게된다.
결코... 그 누구도, 상대가 진심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그 마음을 알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끼리라도 말이다... 대화가 있어야한다.
상대에 대한 믿음, 기대? 이건... 사랑을 지속시키기 어려운 감정이다.
항상... 새로워야 한다. 작은 변화... 작은 궁금증... 알지 못해야 한다. 베일에 쌓여있어야 한다.
그래서 항상 물어봐야한다.
그렇다고 내 말이...
"자기 오늘은 나 사랑해?" 이런식의 바보같은 질문이 아니라... 자신이 느끼는 사랑에 대한 감정에 순수한 감정과 분노, 화... 그리고 삶에 대한 기쁨과 회환... 등을 차분히 오손도손 나누며 서로에 대한 호기심을 계속 다듬어가야한다.
죽는 순간까지도, 그 사람을 다 이해하지 못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항상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려고... 알아보려고 관심을 가져야... 그나마... 그 사랑이 끝까지 흔들리지 않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나도 내가 지금 무슨 말을 쓰고 있는 건지 헷갈리지만...
결론은, 오자히르를 읽으며... 사람과 사람에 지속적인 관계유지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것이다.
사랑은...
우정은...
진솔한 대화 속에서 피어오르는 관심의 물줄기가 흘러줘야 무럭무럭 하늘 높이 자랄 수 있다는 ... 뭐 그렇게 생각된다는... 그걸 배웠다는 것이다^^:
***** 서호건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9-08-08 16:00)
네 목표는 그곳에 이르는 것이니.
그러나 서두르지는 마라.
비록 네 갈 길이 오래더라도
늙어져서 그 섬에 이르는 것이 더 나으니.
길 위에서 너는 이미 풍요로워졌으니
이타카가 너를 풍요롭게 해주길 기대하지 마라.
- 콘스탄티노스 카바피(알렉산드리아 출신의 그리스 시인)
왜냐하면 사랑은 지속되지 않았고, 나는 떨쳐버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했으니까. 오직 나를 만나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는 줄곧 그랬다. p23
부모의 욕망의 노예, 타인과 '여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 결혼생활의 노예, 체중계의 노예, 정치체제의 노예, 금방 포기하게 될 무수한 결심들의 노예였다. 그들은 '아니'라고도 '지나간 일'이라고도 말할 수 없는 사랑의 노예였으며,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과 식사를 해야 하는 주말의 노예였다. 풍요로움의 노예, 풍요로움의 겉치레의 노예, 풍요로움의 겉치레의 겉치레의 노예, 자신의 의지에 따라서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그게 더 가치 있는 삶이라고 말했기 때문에 그렇게 살기로 결심한 삶의 노예...
새로운 문 하나가 열리면 그들은 매번 이렇게 말했다.
"그런 덴 별 간심 없어, 내가 원하는 게 아냐."
안으로 들어가보지도 않고 그게 원하는 것인지 아닌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사실 사람들은 사소한 습관들로 이루어진 자신들의 우주가 그 변화로 인해 뒤 흔들릴까봐 두려운 것이다.
... 나에게 자유는 여전히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
... 나의 광기와 삶에 대한 내 갈망을 따르라고 강요하는 것만 아니라면 타인에게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시절의 일이다...
... 자유는 구속만큼이나 큰 대가를 요구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기꺼이, 웃으면서 그 값을 치른다는 점이다. 비록 눈물 젖은 웃음일지라도. p24~25
자유. 비참하게 홀로 있을 자유 p26
그런데 지금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이들은 정녕 모른단 말인가? 마음속으로 사랑의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한 남자에 대해 모두 슬퍼하고 동점심과 연대감을 느껴야 마땅하다. p27
누군가가 떠나면 다른 누군가가 오는 법이다. p32
자유로운 것이 근사한 일이라고 믿고 싶다. p33
둘다 나에게 정서적 안정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여자들이었다. 그리고 바라던 대로 정서적 안정을 얻었다. 하지만 그토록 바랐던 안정감에는 지독한 권태가 뒤따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35
"잘 모르겠어. 당신과 함께 있는 게 좋으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예스야. 하지만 당신 없이도 살 수 있냐고 묻는다면, 그 대답 역시 예스지." p37
내가 내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지 않는 한, 어제 같은 상황은 또다시 되풀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녀는 불행해질 테고, 결국엔 그녀 쪽에서 나를 떠나게 될 거라고 했다. p40
내가 가진 용기에 그토록 자만했던 나. 그런 내가 이제 어느 정도로 무력할 수 있는지, 어느 정도로 체념할 수 있는지 어느 정도로 내 생에 인생했는지 알게 된 것이다. p44
그녀는 그녀 자신보다 나를 더 사랑했기에 나와함께 하는 삶을 포기했다. 어린아이 같고, 고요하고, 입보다는 눈빛으로 말하고, 종종 마음속으로는 두려움을 느끼지만 행동은 언제나 용감하면, 비굴하지 않게 사랑할 줄 알고, 자기 남자를 위해 싸우는 것이라면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한 여인을, 그러자 잡자기 손가락들이 타자기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p47~48
랑부아 라상쇠르, '타고 온 엘리베이터를 다시 보내주기'라는 뜻이다. 즉 '내가 당신의 책에 대해 좋은 말으 해주면 당신도 내 책에 대해 좋은 말을 해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