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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9 18:42

피아노 숲 (ピアノの森), 2007

조회 수 4764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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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피아노 숲  (ピアノの森), 2007



 

 

 

 

 

 

 

 

 

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오래전 부터 제목은 들어와서, 익히 낯익은 작품이었다.

예전부터 음악과 관련된 영화들은 무척 좋아했던 거 같다.

특히... 피아노 음율이 나오는 영화는 날 완전 매료시켰다.

그 영화들도 찾아서 정리해둬야겠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님의 작품들이 감명 깊었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하울의 움직이는 성 」
내가 아직 어린 건지, 아니면 정말 감수성이 풍부해서 그런건지는 몰라도... 역시「피아노 숲」을 보면서도 나도 모르게 몰입했다. 피아노 연주에 감동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사실 피아노 소리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고등학교 때 지명의 연주에 반해서 피아노에 매료되었었다.

그리고 그 후론 그냥 들어도 피아노 음색이 너무 아름다워서 피아노가 좋았다.

잠깐 피아노를 배우기도 했는데, 어쩌다 여의치 않아 당분간 보류 중이다.

쓸대없는 말은 이쯤에서 각설하고, 다시 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음...

 

'카이'가 피아노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내가 학문을 대하는 그것과 유사했다.

 

물론 애니메이션 특성상 다소 극적인 면도 있지만,

나 역시 결과보단 과정을ㅡ

그리고 미래와 과거보단 현실을ㅡ

중시하는 입장에서 난 피아노는 즐기는 '카이'에 가깝다.

피아노를 일로써 열심히하는 '슈헤이'는... 내가 닮고 싶은 상이 아니다.

'슈헤이'는 오히려 아버지와 닮아보였다. 난 아버지가 굉장히 열심히 살아오신 분이란 걸 안다.

성실함만으로 놓고 보면,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부지런하시다. 허나 난 아버지처럼 살고 싶진 않다.

열심히 사는 것과 잘 사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성실이 행복을 보장하진 않는다.

수고스러운게 마냥 좋은 것이 아니다. 삶엔 헛수고라는 것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본질을 상실한 성실은 부질없는 헛수고에 불과한 것이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지지자 불여호지자요,

호지자 불여락지자니라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 孔子 論語 雍也篇

 

공자 논어 옹야편에 나오는 말로, 내가 가장 즐겨 인용하는 말 중 하나다.

표현만 다를 뿐, Capre Diem과 일맥상통하는 말이고... 영어론 Present라는 말에 가깝다. Present(현재)=Present(선물)! 

 

난 지금까지 살면서, 항상 내가 하고자 하는 걸 해왔다. 그렇게 살아왔다. 그럴려면 현실과는 좀 동떨어져야한다. 다소 4차원 똘아이처럼 현실과의 타협을 거부하고, 소신껏 자신있게 행해야 한다. 그래야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다.

최근 들어서... 내가 아버지 일을 거들면서, 내가 원치 않는 상황들을 마주하며 무척이나 큰 괴리감을 느꼈다.

 

가출까지 결심했을 만큼 심리적으로 이탈충동이 몰아쳤었다.

아직도 내 마음은 방황 중이다. 이건 긍정과 부정과는 다른 개념이다. 난 지금 선택의 기로에 있을 뿐이다.

 

아버진 자신의 목표를 위해 열심히는 살아오셨지만,

결코 삶을 즐기시진 못 하신 걸로 보인다. 물론 당신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아들로선 그렇다.

그래서 난 그저 그렇게 열심히 살진 않겠다고 다짐했던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즐기며 살겠다고 마음 먹었었다. 내가 공부가 재밌지 않았다면, 일찌감치 딴 걸 했었을 것이다.

내가 공부 하는 모습을 보면, 누가봐도 내가 정말 공부하는 걸 좋아해서 하고 있단 걸 느낄만큼 난 즐겼다.

수업을 즐겼고, 새로운 개념을 보고 배우며, 깊게 이해하고 거기에 응용까지 해가며, 문제를 해결하는 모든 과정이 즐거웠다. 뭐든 내가 했던 일들은 내가 해보고 싶었고, 재밌어 했기에 했던 거다.

그래서 그 결과가 어떻든 그건 별로 중요한 건 아니었다. 어차피 우리가 죽을 때가 되면, 그런 세상의 형식적인 모든 잣대가 무의미해지리라 생각했기에...

 

세상 사람들에게 내밀 이력서 한 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의 영혼에게 내밀 자신의 삶의 행보 한 줄 한 줄이 중요한 것이다.

 

참고로...

즐김이란 건,

사랑이다.

 

그 일을 앞에 두고 떨리고 설레고, 미치도록 기다려지고 하루빨리 해보고 싶다면....

설령 그 일을 하다가 내가 다른 것들을 잃는다해도, 지금의 안정이 위협받게 될지라도...

그래도 꼭 해보고 싶다면... 그럼 우린 그걸 사랑하고 있는 거다.

상처받을 게 두려워 사랑을 하지 못하는 용기없는 자처럼,

넘어지고 무너질 게 두려워 자신이 꿈꾸는 삶에 도전하지 않는 것 역시

스스로를 진지하게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슈헤이가 아무리 열심히 피아노를 쳐도 그는 훌륭한 피아니스트일 뿐...

결코 카이처럼 감동적인 피아노 연주를 할 순 없다. 결코 관객에게 그만한 감동을 줄 순 없다.

기교는... 감동의 핵심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은 보고 듣는 걸로만 느끼는 게 아니다.

진짜 감동은 보이지 않는 그 음율의 파동 안에 담긴 에너지에서 오는 것이다.

그게 바로 혼이 실린 음악과 혼이 없는 음악의 차이이고, 기교와 예술의 차이인 것이다.

아무리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을 똑같이 베낀들 그 그림이 원작에 준하는 감동을 줄 순 없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혼이 담기지 않은 작품은 예술이 아니다. 그 안엔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다.

오히려 유치원생이 아빠 엄마를 그린 그림이 더 감동적인 작품이리라.

 

그렇게 열정에서 오는 에너지와 사랑에서 오는 에너지의 파장은 다르다.

 

백날 설득의 심리학만 믿고 세일즈를 해보라...

훌륭한 자기 계발서 안에 담긴 것들을 매일매일 실천하며 자신을 다듬어보라...

그게 진정 고객에게 감동을 주고,

그렇게 해서 정말 스스로가 보다 더 자신이 바라는 그런 사람이 되어가는지...

 

전혀~! Naver!!! 그렇게까지 해보기 전에 책을 덮고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가 있겠지만,

설령 잠시 그런 연기를 해볼 순 있어도, 사랑 없이 열정만으론 결국 얼마 못 가서 씁씁한 좌절감과 불행함만을 느끼며 변신을 포기하게 될 것이다.

대게 그게 3일 정도라, 작심삼일이라고들 하지...

 

그런 식으로 주객을 전도하지 말라.

고객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위하는 사람이 설득의 심리학을 배움은, 보다 더 고객을 사랑하고자 함이지 단순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 고객의 마음을 얻어내려는 열정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자기 계발서를 탐독하는 것은, 자신이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스스로의 맹점을 살피고자함이지 단순히 남들을 앞서 그들보다 더 우월해지기 위함이 아니다.

 

성실한 사람이 되기 전에, 감동적인 사람이 되라...

열정적인 사람 되기 전에, 사랑스런 사람이 되라...

더 포근하고 더 따뜻하게... 인간성이 상실되어가는 이 시대에 진지하게 진짜 인간다움을 찾아가라!

그러다보면 어느새 우린 무척이나 성실한 사람이 되어있을 것이고, 열정적으로 자신의 일에 임하고 있을 것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그건 당연한 것이다!!!

자기 자신을 그리고 세상을... 인류를... 사랑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더 열정적으로 더 뜨겁게 살 게 되는 것이다.

 

그럴 때 진정 우린 부족함 없이 행복을 느낄 수 있고,

세상 역시 당신을 삶을 사랑으로 불태운 감동적인 방화범으로 여기게 될 것이다.

 

줄거리

 

천방지축에 겁도 없이 덩치 큰 친구들에게 덤비곤 하는 이치노세 카이. 그는 숲 속에 버려진 피아노가 유일한 친구이다. 자기 방식대로 연주하며 어느새 천재적인 재능을 소유하게 된 카이. 어느 날 동경에서 전학 온 아마미야 슈헤이를 만나게 되고 그가 피아노 레슨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카이는 그를 ‘피아노의 숲’으로 데리고 간다.

 슈헤이가 연주하면 소리가 나지 않던 피아노는 카이가 연주하자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주게 되고 슈헤이는 그 사실에 격한 심리적인 동요를 느낀다. 우연히 카이의 피아노 연주를 듣게 된 음악 선생 아지노는 카이의 연주 속에 예전 자신의 음색이 깃들어 있음을 느끼고 정식으로 피아노를 배워 콩쿨에 나갈 것을 권유한다. 공부하듯이 피아노를 배우는 것이 싫었던 카이였지만 슈헤이와 아지노 선생의 도움으로 슈헤이와 함께 콩쿨에 나가게 되는데…

 클래식 음악을 소재로 한 잇시키 마코토의 동명 만화를 바탕으로, 숲 속에 있는 불가사의한 피아노로 천재적인 재능을 자각하게 된 소년과 어릴 때부터 영재교육을 받아 더 이상 피아노를 사랑하지 않게 된 소년이 엮어가는 순수한 우정과 갈등의 이야기.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이시키 마코토의 동명 만화가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했다. 만화의 독자들이 상상으로만 만족해야 했던 케이의 피아노 연주는 6살 때부터 천재 피아니스트로 이름을 날렸던 러시아 출신의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의 연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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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니 2009.11.30 03:23

     호건아~~~ 정말 가슴에 와닫는 글이네!!!!


    "...그래서 그 결과가 어떻든 그건 별로 중요한 건 아니었다. 어차피 우리가 죽을 때가 되면, 그런 세상의 형식적인 모든 잣대가 무의미해지리라 생각했기에...

    세상 사람들에게 내밀 이력서 한 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의 영혼에게 내밀 자신의 삶의 행보 한 줄 한 줄이 중요한 것이다.


    고로...

    즐김이란 건,

    사랑이다.

     

    그 일을 앞에 두고 떨리고 설레고, 미치도록 기다려지고 하루빨리 해보고 싶다면....

    설령 그 일을 하다가 내가 다른 것들을 잃는다해도, 지금의 안정이 위협받게 될지라도...

    그래고 꼭 해보고 싶다면... 그럼 우린 그걸 사랑하고 있는 거다.

    상처받을 게 두려워 사랑을 하지 못하는 용기없는 자처럼,

    넘어지고 무너질 게 두려워 자신이 꿈꾸는 삶에 도전하지 않는 것 역시

    스스로를 진지하게 사랑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이부분은 정말...내가 평소에 생각하던 걸 콕콕찝어서 니가 글로 잘 풀어놓은것같아서 소름이쫙~

    혹시 우린....쏘메(soul ma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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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호건 2009.12.02 23:37
    Maybe so... I hope s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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