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내겐 정말 가혹하리만큼 마음을 흔들리게 하는 시기다.
쓰고 지우고, 다시 쓰고 지우고...
표현마저 절제하려는 나의 마음이... 이 오죽 가여운가?
"어쩌면 연이은 삶 속의 실패"라는 표현을 썼다가도,
나 스스로 "실패"라는 부정적인 어휘와 감정을 상기시키는 것 자체가 부정적이라는 점을...
잠깐... 왜 나는 부정적 감정 자체를 또 논하고 있는가?
그런 감정에 대한 언급 자체를 생각치 말자. 나는 지금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
지금부터 어딜 향해 갈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다.
좋다. 잠시 접어두자. 지난 날의 일들은 잠시 잊고, 지금 이 순간부터 앞날에 대한 삶의 계획과 비전을 갖자.
지금 이 시점이,
내 생에 또 한번의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감정에는 하나가 아닌 여러 동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지금 나는 길을 정하려 하고 있다.
어쩌면 이러한 마음 자체가 무모한 것인지 모른다.
지금은 주어진 일과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허나, 내가 경계해야할 가장 큰 잘못이 바로 그러한 맹목적인 몰입이다.
물론, 어쩌면 이태희 교수님 말씀처럼 지금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내리는 결정이...
훗날 돌이켜 보면, 정말 사소한 결정에 불과한 것이란 걸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마치 연세대를 떨어지고, 한양대를 왔을 때처럼...
내가 만약 연세대를 다니고 있었다면, 과연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확연히 달랐을까?
더 행복했을까?
서울대를 다니고 있었다면, 정말 행복했을까?
글쎄...
조금도 진정 조금도 확신할 수 없다. 그 안엔 그 나름의 문제가 있을 것이고, 그 나름의 애환이 있을 수 있다.
물론 그 안에서 내가 한양대를 다니며 누린 수많은 행복을 전혀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고, 그만한 행복을 다른 것들로 부터 느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결국 환경보다 중요한 것은 나의 마음가짐과 실제 삶의 어울림이다.
내가 있는 자리가 유의미할 때도 있다. 그러나 자리보다 중요한 것은 내 마음가짐이고, 나 스스로의 행실이다.
내가 왜 지금 이러한 생각을 정리하는가?
민석이의 조언처럼 내 사고를 보다 구체화시켜야할 시점임을 나 역시 자각했고, 글을 쓰는 것이 이러한 사고의 정리에 효과적인 방법 중에 하나라는 점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나는 방금 내가 대학이라는 갈림길의 선택에서 어느길로 갔었더라도
내 생의 행복을 보장하는데 큰 의미가 없음을 인정했다.
지금은 나는 무엇을 택하려하는가?
대학원 진학이냐,
취업이냐,
창업이냐,
방랑이냐...
나의 꿈... "로봇 손의 세계 표준화"를 잊어야 하는가?
"영구적 장학재단"의 꿈을 잊어야 하는가?
그 삶 속에 "진실된 사랑"을 잊어야 하는가?
나는 지금 세상의 현실과 내 이상적인 꿈 사이에서 타협을 볼 것인가 말것인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내 꿈을 이루어야 난 행복할 것인가?
내 꿈을 이루지 못 하면 난 무능력한 것인가? 행복할 자격이 없는 것인가?
난 꿈을 이루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행복한 사람이고 되고 싶은가?
꿈을 이루는 것이 행복을 보장할까?
그렇다면,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은 불행을 의미하는가?
최선을 다하는 것에 의의가 있는가?
꿈을 쫓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행복해하면 그것으로 충분한 것인가?
음... 마지막 물음... 느낌이 있다.
조금은 바보같지만...
설령 꿈이 이뤄지지 않을지언정...
내 죽는 그 순간까지
꿈을 꾸고,
그 꿈을 향해,
온 열정을 쏟는다면...
설령... 내 생의 끝에 그 꿈의 냄비가 끝끝내 끓지않는다 해도...
그렇게 내가 만약 99도까지밖에 데우지 못했었다 하더라도,
누군가... 나를 대신해 그 마지막 1도를 올릴 것임을 믿고... 그것이 비록 내가 함께 하지 못했고,
내가 직접 이룬 꿈은 아닐지라도...
결국은 내가 꿈꾼 세상이 도래한 것이라면... 나의 도전은 유의미할 수 있겠구나.
내 꿈의 본질이 내가 직접 이루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그러한 세상을 이루는 것이라면...
마치 민주주의를 꿈꾸며 목숨을 마쳤던 수많은 호국지사들처럼...
비록 내 꿈이 민주주의처럼 숭고하지 못할지라도,
인류에 도움이 되는... 더 솔직하게 내가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게 내 꿈이라면...
내 도전은...
도전 자체로 유의미하고, 그 도전은 결과도 결과지만 최선을 다한 과정 그 자체에 의미가 있겠다.
석아...
나는 오늘 밤에도
저 멀리 어둠 사이로 희미하게 빛나고 있는 별을 바라본다.
아주 오래전, 내가 바라봐줄지 안 바라봐 줄지도 모른체...
그저 나를 향해 달려온 그 한줄기 영롱한 빛을 바라본다.
어제는 외면했는데,
그제도 외면했는데,
별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늘 밤에도 어김없이 나를 향해 온다.
언젠간 내가 분명 바라볼 것임을 굳게 믿고 있는 것처럼...
오늘 밤에도, 나는 별에게서 식을 줄 모르는 열정과 신념을 배운다.
고맙다. 비록 이제 시작이다만, 분명 나는 믿는다.
지난 나날의 흔들림이 내 생을 더욱 아름답게 할 것임을...
Dynamic Life...
Dramatic Life...
Life... as a movie.
결국 "영화"를 택했던 그녀의 선택이, 무척이나 존경스럽고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