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빈이 결혼식 2014년 10월 19일 이후로 우리 셋...!
정환이형 성빈이 나! 정말 오랜만에 뭉쳤다.
대체 이게 얼마만이야? 거의 반 년만인가?
그동안 셋 다 서로 마치 죽은 듯 별 연락도 안 하고 살았는데~
나도 참 무심했지...
이들이 너무 너무 보고 싶어 내가 던진 한 마디, '우리 뭉칩시다!'
이 말 한 마디에 바로 이번주 토요일 급회동ㅎㅎㅎ
우리 유부남 성빈이는 결혼 후 첫 출타라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나 10시 30분 칼귀가 >.<
늘 그렇듯... 정말 오랜만에 그리고... 아무 목적없이...
그냥 보고 싶어서, 얘기 하고 듣고 싶어 만난 우리...
술이 코고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그 비싼 회 시켜 놓고, 얘기 듣느라 안주도 술도 입에 넣을 겨를이 없었다.
다들 재미지게 행복하게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어서 참 기분이 좋았다.
이제 곧 아빠가 될 우리 성빈이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써 참으로 듬직해보였고,
그에 비해 왠지 모르게 나는 아직 철없는 학생처럼 느껴졌다.
나는 빈이에게 말했다.
"나는 아직... 누군가와의 함께 삶을 일궈갈만한 책임감과 힘이 부족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여전히 배워야할 게 참 많은 거 같아."
그러자 빈이가 되레 웃으며 물었다.
"그런 책임감과 힘. 완벽하게 갖추고 결혼하는 남자가 몇 %라고 생각해!?"
그래 맞다. 다 핑계지...
능력 없다는 말로 그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일 뿐이었나 보다.
하고자 하는 사람만이 되는 길을 찾고 또 해낼 방법을 찾는 거지~
우리 빈이 지금처럼 건강하게~ 열심히!
또 냉철하고 까칠한 엔지니어로 정진하길 바란다~
난 그가 세상을 보다 더 밝게 할 엔지니어임을 믿는다!!!
정환이 형은 패션이ㅋㅋㅋ 나 못지 않게 컬러풀하셨다.
나도 오랜만에 강남 간다고 애써 알록달록 산뜻하게 차려 입고 갔었는데~
역시 정환이형은 외적인 성격과 추구하는 방향성은 나와 비슷하고,
내적인 면은 성빈이와 참 많이 닮았다ㅎㅎㅎ 진짜 우리 둘을 섞어놓은 캐릭터ㅎㅎㅎ
우리 형님도 건강하게! 조만간 좋은 소식 좀 알려주셨으면^^
아이구~ 그나저나~ 이 좋은 날....
어제도 헬스장 오늘도 헬스장...
이건 봄에 대한 배신 배반인데... 예의가 아닌데...
사실 오늘 ITX 타고 춘천가볼까 남이섬이든...
아니면 비행기타고 제주도를 가볼까 했었는데~
게스트 하우스를 알아봐야하나...
암튼 이렇게 또 화려한 일요일 오후를 보내는 건가...
이렇게 봄을 잉여롭게 흘려보내는 봄타는 오빠에게 울 동생님께서 준 글...
생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허락하지는 않는다고 그가 말했다.
젊음과 시간, 그리고 아마 사랑까지도.
기회는 결코 여러번 오는 법이 아닌데,
그걸 놓치는 건 어리석은 일이야.
우리는 좀더 눈을 크게 뜨고
그것들을 천천히 하나씩 곱게 땋아내려야 해.
그게 사는 거야.
아주 작은 행복 하나를 부여잡기 위해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면서 사는지 너는 아니?
진짜 허망한 건 제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휩쓸려가는 거라구.
너는 늙어서 흔들의자를 내다놓고 앉아 그걸 생각하며 울게 될 거야.
...
모든 존재는 저마다 슬픈 거야.
그 부피만큼의 눈물을 쏟아내고 나서
비로소
이 세상을 다시 보는 거라구.
너만 슬픈 게 아니라……
아무도 상대방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멈추게 하진 못하겠지만
적어도 우리는 서로 마주보며 그것을 닦아내줄 수는 있어.
우리 생에서 필요한 것은 다만
그 눈물을 서로 닦아줄 사람일 뿐이니까.
네가 나에게, 그리고 내가 너에게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해.
마지막으로 우리가 만나던 날 그는 내 차에 앉아 그렇게 말했다.
니 눈물을 닦아주기에 나는 너무 해야 할 일이 많아, 하고 나는 말해버렸다.
- 공지영,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 p. 159』
은정이도 나만큼이나 공지영 작가님 글을 좋아하는 거 같다.
분명 내가 읽던 책들 이것저것 그냥 슬쩍 보면서 공지영씨를 처음 알았을텐데ㅋㅋㅋ
요즘엔 나보다도 더 책을 많이 읽는 거 같다~
이 소설... 왠지 읽으면, 오늘의 나는 참 많이 울 거 같다.
그래도... 울고 싶다. 오늘만큼은...
오늘은 봄바람 대신 봄눈물을 택하련다.
'나는 내 눈물 닦아주기에도... 너무 해야 할 일이 많아...' 하고
나는 나 스스로에게 말하고 싶지 않아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