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니2009.10.08 10:34

'지금의 나'라는 것 자체가 히스토리를 포함한 개념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나의 본질, 다른 모든것을 제해도 내가 나일 수 있게 하는 요소들'에 대한 너의 의견을 물어봤던 거였는데~

생각하는 관점이 조금 안맞았던것 같네^^;;

'지금의 나'의 히스토리는 우주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거의 무한대개(ea)에 가까운 원자들이 0과1중에 하나의 값을 결과들이 쌓여서 만들어진 역사인데...그중에 단 하나의 원자라도 그 반대의 값을 취했으면 지금의 나라는 사람은 존재하지조차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나비효과이론과 연계시켜서 생각해볼 수도 있을 듯

그 원자 하나가 취할수 있는 값 0과 1의 차이는 그 자체로는, 또 현상적으로는 거의 티도 안나는 미미한 차이겠지만 그것에 의한 도미노효과로 파생되는 결과들은 결국에는 엄청 큰 것이 되고 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나일 수 밖에 없고, 히스토리를 떠나서는 나의 존재자체를 생각해볼 수 조차 없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21년 전의 나, 11년 전의 나, 1년 전의 나, 1개월 전의 나, 하루전의 나는 지금 이 순간의 나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가....하는 물음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

먼저...

물리적인 관점에서 파악할 때는 21년전에 한 난자로부터, 한 정자로부터 온 DNA들의 셔플로 탄생된 23개의 DNA쌍들이 그 안에 저장된 code에 따라 단백질들을 합성해가서 그 DNA들을 계속해서 복제해낼 수 있도록 하나의 유기적 기계 (여기서는 나라는 생물 개체)를 만들어낸 명령과 수행의 과정이 나라는 사람이 되겠지.

통계적으로 2년마다 한번씩 내몸의 모든 원자가 바뀌기는 하지만, 모든 세포가 한번에 통째로 죽었다가 다시 다 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펑! 사라졌다가 싱싱한 몸으로 다시 펑!하고 나타나야겠지) overlap이 있는 덕분에 지속적인 하나의 유기체로 지내왔으므로....이 골치아픈 부분은 오늘은 잠깐 스킵하기로 하자

하지만 이런 물리적관점에 대한 논의를 완전히 떠나기 전에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 있어

그렇다면, 우리는 이 정해진 모양과 한정된 용적의 우리의 몸뚱아리를 떠나서 존재할 수 있는가?

우리가 흔히 '의식'이라고 하는, 우리 대뇌피질의 뉴런에서 일어나는 이 활동이 우리 각자의 존재의 본질인 것인가?

하지만 그렇다면 우리의 의식이 잠시 휴지상태일때 - 수면중이나 의식을 잃었을 때 -

'나'는 대체 어디 있는거야? 우리 의식이 휴지상태일 때 조차 내가 살아있다고, 나라는 존재가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기 위해서는 '나'라는 개념에 있어서 우리의 생물학적 몸뚱이가 필수불가결한 필요조건이라는것을 인정해야 하는거잖아 그럼?

그렇다면 결국 우리 각자는 각자의  몸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 몸의 설계도가 각자의 염색체 23쌍에 저장되있었기 때문에) 우리 각자일 수 있었던 거고, 나는 내 이 몸을 떠나서는 절대 나일 수 없다는 말이 되는 건데...결국 니체는 아무런 생물학적 지식 없이도 거의 100년 전인 20세기 초반에 엄청난 통찰을 바탕으로 진리를 말한 셈인건가?

그런데 이 논리가 맞다면 왠지 허무해 - 그닥 훌륭한것 같지도 않은 몸을 갖고 태어났는데-_- 이게 나의 진수라니!!!ㅋㅋ 물론 나는 내 몸을 사랑한다고 억지로 스스로를 세뇌시켜보긴 하지만ㅋㅋㅋ완전 안습이자나ㅋㅋㅋ

이 의견에 반박을 하기 위해서는 반대로 논리를 전개시켜보았을때 말이 안 되어야 이 논리를 택할 수 있을텐데

지금 너무 피곤하므로;;; 이것은 다음에 하기로 하고


아무튼

그렇다면- 

이런 '몸'에 관련된 모든 것은 잊고서

그저 단순하게 나라고 하는 사람을 떠올릴 때

10년 전(혹은 과거의 어느 시점이든)의 나는 지금의 나와 정말 같은 사람인걸까?

타임머신이 있어서 10년 전으로 돌아가서 1999년의 살아있는 정시은을 만난다면

나는 1999년의 정시은을 나라고 여기겠지만, 1999년의 정시은에게는 내가 자기가 아닐수도 있지 않을까?

왜냐하면 내 삶은 1999년의 정시은의 삶까지를 포함하지만 그 반대는 아니기 때문에 (쉽게말해 지금의 나의 부분집합이 1999년의 나라고 하면 이해가 쉬우려나?)

내가 왜 이 이야기를 꺼냈냐면

하물며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를 같은 사람으로 보아도 되는 것인지의 문제도 나에게는 쉽지 않은데

"꼭 지금까지의 히스토리가 아니어도 지금의 나일 수도 있지만," 이라는 말은 나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기 때문이야

'가치관'이나 '사물의 인지방법'등은 지금 이 논의의 핵심에서 멀다고 생각하거든


이렇게 복잡하게 생각해보긴 했지만....그렇다고 내가 '환생'이라던가 그런걸 전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야

나는 기본적으로 신을 믿기 때문에 신의 의지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일이라면 불가능한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이니까.  신은 물리법칙도 초월하니까~

어떻게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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